▲ 저작권없이 제작된 '넌센스 2' 공연 포스터.

(서울=국제뉴스) 김영일 기자 = ㈜뮤지컬넌센스(대표 박원정)은 1991년 초연으로 시작해 댄 고긴 원작 뮤지컬 넌센스(NUNSENSE) 시리즈 하나의 레파토리만으로 27년 여간 공연을 지속함으로써 국내 뮤지컬 사상 유래 없는 장기 공연으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뮤지컬넌센스가 아닌 다른 제작사에 의해 기획, 공연된 뮤지컬 '넌센스2'가 원작자의 동의 없이 원작을 멋대로 제작해 공연한데 이어 출연료 미지급 사태에 이르는 등 국내 공연예술계의 고질적 문제들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이와 관련 뮤지컬넌센스 관계자는 "저작권침해나 출연료 미지급 같은 문제들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며 "국내 공연계에 이런 일들이 반복되는 것이 무척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뿐만 아니라 뮤지컬넌센스 측은 충격적인 사실도 폭로했다. 2008년에 전임 대표로부터 제작사를 인수한 박원정 대표는 원작자 댄 고긴의 국내 에이전트라 주장하는 최모씨로부터 넌센스 시리즈 중 1편과 3편에 대한 저작권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해 공연을 해왔다.

하지만 댄 고긴 측에 확인한 결과 최모씨는 댄 고긴의 에이전트가 아니며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한 적도 로얄티를 지급받은 적도 없었다는 것. 최모씨의 사기행각이었다.

이에 뮤지컬넌센스 측은 변호사를 통해 원작자 댄 고긴 측과 대화를 통해 사과를 구하고, 공식 에이전시를 통해 넌센스 1과 3에 대한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했다.

'뮤지컬 넌센스'는 단 하나의 뮤지컬로 오해하기 쉽다. 그런데 이 작품은 총 아홉 편으로 구성된 시리즈로 각각 다른 레파토리를 가지고 있다.

이후 국내 한 제작사 A가 댄 고긴 에이전시를 통해 넌센스 2에 대한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들려 왔다. 그런데 놀랍게도 공연 제작사는 라이센스 계약 체결사가 아닌 전혀 다른 제작사 B였다.

댄 고긴 측에 확인한 결과 자신들은 제작사 A와의 계약에는 '권리 및 의무에 대한 위임 및 양도 금지 조항'이 있다며 이는 계약 위반에 해당하며 제작사 B의 경우 정식으로 이용허락을 받지 않은 공연이므로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투자자를 모집하고 유명 연예인들을 내세워 크게 홍보를 했으나 언론에 보도된 임금체불과 국제 계약 위반, 저작권침해 등 불미스런 사건만 남긴 셈이다.

이후에도 넌센스2는 여러 군소 제작사 등을 통해 무단으로 제작, 공연되고 있다. 저작권자가 외국에 있어 직접적 통제가 어렵다는 사실을 악용한 수법으로 보인다.

결국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른 원작자 측은 지난 20일 무단으로 자신의 저작물을 이용하고 있는 제작사 씨케이아트웍스(대표 안창경)와 대학로 굿씨어터 측에 경고 통지문을 발송했다.

더불어 위법한 공연에 대한 티켓 판매를 대행하고 있는 인터파크, 쿠팡 등의 중개 업체 측에도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티켓 판매 중지 등 협조를 요청하는 통지문을 발송했다.

저작권자 측은 국내 계약위반 및 저작권법위반 사례 등을 수집하는 중에 씨케이아트웍스 측이 한 지방경찰청과도 해당 공연의 티켓 할인 판매 등에 대한 업무협약을 맺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처럼 국내에서 저작권침해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등 더 이상의 피해를 막고자 저작권자와 ㈜뮤지컬 넌센스는 뮤지컬 넌센스 시리즈에 전편에 대한 독점 계약을 체결하고 저작권침해 등에 법적 대응을 포함, 강력하고 적극적인 대응을 하기로 결정했다.

㈜뮤지컬 넌센스 관계자는 "오랜 기간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드리기 위해 공들여 공연을 해왔는데 여타 제작사들의 수준이 떨어지는 공연을 제작해 헐값에 티켓을 판매하면서 억울하게도㈜뮤지컬 넌센스가 대신 십자포화를 맞거나 오명을 뒤집어쓰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뮤지컬 넌센스 시리즈 전편에 대한 독점적 라이센스 계약을 맺은 만큼 전편에 대한 계약의 효력이 발생하기 시작되는 오는 3월16일부터는 믿고 볼 수 있는 양질의 공연을 제작해 관객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뮤지컬 넌센스 시리즈 전편에 대한 공연권을 가진 국내 제작사는 오로지 ㈜뮤지컬 넌센스 한 곳뿐"이라며 "관객들은 반드시 제작사를 확인하고 위법적 공연으로 인해 피해를 보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 국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