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 그의 손에서 흘러나온 피아니즘은?

▲ 배우보다 더 배우 같은 피아니스트 송영민, 자신이 참여한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 배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송영민 제공)

(서울=국제뉴스) 강창호 기자 = 지난 1월 17일 피아니스트 송영민이 참여한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이 개봉하면서 세간에 화제가 되고 있다. 과거 그는 JTBC 드라마 '밀애'에서 배우 유아인의 피아노 대역으로 한동안 유명세를 치렀다. 이제 또다시 이번 영화를 계기로 송영민 피아니스트의 이야기가 따스한 봄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다시금 기대된다.

무대의 두려움? 항상 이겨야 할 대상이죠...

피아니스트 송영민을 만나기 위해 최근 그가 있는 연남동 골목길에 들었다. 그의 숨결이 묻어나는 연남동 '별이나들목'은 피아니스트 송영민과 동고동락을 함께 해온 장소이다. 이곳에서 그는 피아노와 사투를 벌이며 다음을 준비하고 또다시 전장에 나가는 삶을 반복하고 있다. 전장에 서는 느낌이 어떠냐고 물었다. "두렵고 떨린다. 그동안 수많은 전쟁을 치렀는데도 항상 문이 열리는 그 순간이 무섭다" 난 이 말을 들으면서 전장의 한가운데 서 있는 그가 연상됐다. "멋진 슈트와 유독 빛나는 구두, 그러나 이 모든 게 전투 상황에 맞춘 전투복, 전투화 아니던가(?) 이제 곧 허공에 첫 음을 울리려는 전사는 뚜벅뚜벅 자신과 함께 화려한 전쟁을 치러 줄 전차 앞에 다가선다" 잠시 짧은 순간 내 머릿속을 헤집고 영화적 상상력이 지나갔다. 그와의 대화는 많은 상상력을 가져다준다. 그래서 그와의 대화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거운 까닭인가(?) 다음 이야기를 위해 숨을 고른 후 이번 연초부터 화제가 된 영화 이야기를 물었다.

"지난여름, 의미 있는 작업을 했었습니다. 2014년 드라마 '밀회'에 이어 이번엔 영화를 찍었는데요, 이병헌·박정민·윤여정·한지민 배우 주연의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입니다. 여기서 박정민 배우가 서번트 증후군(Savant syndrome) 피아노 천재, 그리고 한지민 배우는 과거의 상처를 품은 외발의 피아니스트로 나오는데 그 실제 연주를 제가 맡았습니다"라며 "작년 한 해 약 60여 회의 클래식 콘서트를 가지며 크고 작은 무대에서 많은 관객 분들과 만나 뵈었는데요, 그러면서 느낀 점 하나가, 클래식 음악이 사람들과 소통하는 데 있어서 이런 작업은 그 파급력과 영향력이 엄청나다는 것(?) 다만 한 가지, 이 좋은 음악을 들려드리는 데 있어서 저의 부족함이 해가 되진 않을지 정말 많은 고민을 하고 작업에 참여하게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밀회에 이어 이번 영화에서도 원곡에 손을 대지 않고 순수 클래식으로 연주하였으며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는 브람스 헝가리 무곡부터 쇼팽 피아노협주곡 1번 3악장, 즉흥환상곡 등 많은 곡들이 연주됩니다. 이 영화에서 피아노 연주 장면은 대역을 쓰지 않고 배우 분들이 직접 참여하셨습니다. 약간(?)의 허점이 없을 순 없지만 이 힘든 연기를 해낸 박정민·한지민 배우님께 정말 큰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더불어 황상준 감독님과 이지형 대표님께도 감사드립니다"라며 감사의 말도 잊지 않았다.

▲ 피아노 치며 음악 하는 사람, 송영민 (사진=송영민 제공)

피아노 치며 음악 하는 사람, 송영민!

피아니스트 송영민, 그를 볼 때마다 그는 참 겸손한 사람이다. 인터뷰 내내 '자신의 부족함'이라는 말을 참 많이도 한다. 항상 그를 보면서 느끼는 것은 그의 입에서 누굴 '험' 하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없다. 이번 영화에서도 실연에 가깝게 그 어려운 곡들을 수 없이 연습을 해내며 손가락을 맞추어 나간 박정민·한지민 배우에 대한 칭찬이 줄곧 이어졌다. 그런 그를 난 칭찬 해주고 싶다. 배우보다 더 배우 같은 송영민, 그리고 막 동화책에서 걸어 나온 듯한 그의 분위기는 요즘의 아이돌 스타 못지않은 모습으로 다시금 극동아시아 끝자락에서 피어나는 K-CLASSIC의 가능성을 발견하게 한다. 그의 음악과 그를 좋아하는 팬 층 또한 다양하고 두텁다. 늘 그를 보러 온 팬들은 그와의 만남에서 설렘을 가져간다.

그는 어린 시절 러시아와 이후 독일에서 음악공부와 주요 무대 활동을 한 피아니스트다. 그래서인지 영어보다는 러시아어와 독일어가 더 익숙하다고 한다. 그의 연주에서 느껴지는 음악적 느낌은 다른 피아니스트에서 느껴보지 못한 묘한 러시아적 향수가 느껴진다. 강하지만 부드러운 그리고 소울이 담긴 그의 음악은 마치 "대리석에 갇혀 버린 천사를 발견하고 망치와 끌로 천사를 풀어 주었다"라는 미켈란젤로의 말을 떠올리게 한다. 음악의 군더더기를 제거한, 본질에 가까운 그의 피아니즘은 거친 숨결과 함께 음간의 울림과 공간의 여음마저 느끼게 한다. 그러기에 그의 피아니즘은 오진태(박정민 분)와 한가율(한지민 분)의 열정으로 다시금 피어올랐다.

▲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 포스터 (사진=퍼스트 룩 제공)

끝으로,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은...

과거 '샤인(Shine)'이라는 영화에서 정신분열증을 앓았던 천재 피아니스트 '데이비드 헬프갓(David Helfgott)'을 떠 올리게 한다. 천진난만한 어린아이 같이 방방 뛰는 데이비드 헬프갓과 '그것만이 내 세상'의 오진태(박정민 분)는 순수한 영혼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피아노 앞에서 무시무시한 천재성을 드러낸다. 영화에서 그들의 연주는 폭풍감동으로 관람객들로 하여금 무한 감동에 벅차오르게 한다. 그들이 연주했던 쇼팽의 음악이 순수한 아름다움과 감동 그리고 천재성이 내재되어 있다면 스크린에 비치는 그들의 음악 또한 이러하다. 세상의 어린아이들의 맑은 눈동자를 통해 순수한 아름다움을 발견하듯 그들이 품은 음악은 일상의 삶에서 피곤에 지친 사람들을 구원하는 힐링의 사운드라 할 수 있겠다.

지금까지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은 개봉관에서 빅 히트를 치며 고지를 향해 전진하고 있다. 관람 후기들도 다양하다. 관람객 김*은 씨의 관람평은 "관객으로 하여금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피아노를 소재로 하여 감성을 감각적으로 전달했습니다", 김*연 씨는 "감동적이고 연주회를 보는듯한 느낌도 받았어요. 너무 재미있었네요" 강*수 씨는 "피아노 콘서트에 온 것 같은 정말로 감동이었습니다" 등등 다양한 관람후기들이 관객의 감동을 대신했다.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은 현재 2월 3일자 기준, 관람평점 9.1(누적관객 수 2,429,573명), 예매율 18.1%(**시네마 기준)를 기록하며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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