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민과 자원봉사자의 피로회복은?…구입도 포항에서 하지 않아..

(포항=국제뉴스) 이기만 기자 = 포항시가 지난 3일, 2,300여 전 공무원에게 비타민제를 일괄 지급한 것으로 알려지자 이를 바라보는 사회단체와 시민들의 시선이 곱잖다.

포항시는 지난 11월 15일 규모 5.4의 강진이 발생한 이후 피해복구를 위해 고생한 공무원들의 피로회복과 사기진작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비타민제 2,300개를 개당 11,000원씩 총 2천5백3십만원어치 구매해 지급한 것이 취재결과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 시민단체와 시민들은 “지진피해 복구를 위한 공무원들의 노고는 인정하지만 엄동설한에 지진피해로 집도 절도 잃고 대피소를 전전긍긍하는 이재민들과 자원봉사자들을 제껴 두고 이 불경기에 그나마 등 따시고 배부른 공무원들에게 시민혈세로 비타민을 사 먹이는 이런 뇌구조는 대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다"는 반응이다.

한마디로 "이재민들은 피눈물 나고, 자원봉사자들도 피로한데 공무원만 피로회복제? 이게 포항말로 돼놨나?"는 격앙된 분위기다.

이에 대해 포항시 자치행정과 담당자는 “이강덕 시장의 지시에 따라 이뤄진 이번 비타민제 구입은 ‘직원격려’ 등으로 집행할 수 있는 자치행정과의 ‘정원가산업무추진비’라며 별 문제될게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최근 수년간 주욱 이어진 불황에다, 업친데 덮친격의 지진피해로 과메기 한두름이라도 포항에서 소비해 달라며 전국을 향해 읍소하고 있는 마당에 정작 이번 2천5백3십만원어치의 비타민제 구입은 대구의 모 업체를 통해 구입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줬다.

“포항의 업체를 통해 구입하려니 대구업체보다 납품일자가 다소 늦어져 부득이 대구업체를 통해 구입했다”는 변명이다.

전직 시의원을 지낸 A모씨는 “비타민제 구입이 무슨 화급을 다투는 일이며 몇일 늦게 구입한다고 무슨 문제가 되냐?”며“ 앞뒤 안 맞는 포항시 행정과 궁색한 변명에 시민들이 뭐라고 할지 참으로 부끄럽고 한심하다”며 혀를 찼다.

문제는 또 있다. 당초 포항시 정식 공무원들만 지급대상으로 했다가 무기계약직과 청경들의 불만이 새 나오자 뒤늦게 지급대상에 포함시켰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도 자치행정과 담당자는 무기계약직과 청경들의 명부를 관리하고 있지 않아 생긴 ‘단순실수’라고 궁색한 변명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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