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현지시간) 방글라데시 다카에서 로힝야족 난민 여성을 위로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로이터/국제뉴스)

(방글라데시=국제뉴스) 박원준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은 30일(현지시간) 방글라데시 방문을 시작하면서 로힝야 난민 위기에 대한 '결정적인' 국제 대책을 촉구했다.

방글라데시는 62만 명 이상의 이슬람 소수 민족이 미얀마에서 발생한 폭력에서 도망친 뒤 피난처로 찾은 곳이다.

교황은 연설에서 "국제 사회가 심각한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필연적으로 대규모 이주로 이어진 정치적 문제의 해결을 모색할 뿐만 아니라 긴급 부족 사태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노력으로 방글라데시에 물질적인 원조를 즉각적으로 제공하는 등의 결정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극적인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맞서야 한다는 압박에도 불구하고 미얀마군이 로힝야족을 겨냥해 인종 청소 작전을 시행하고 있다는 주장과 동떨어진 외교적 줄타기를 한 바 있는 미얀마에 도착한 직후 교황은 자신의 발언을 한 것이다.

그는 미얀마 라킨 주에서 새로운 폭력 행위가 발생한 이후 유례없는 규모로 국경을 넘어 몰려든 피난민들을 수용한 방글라데시에 찬사를 보냈다.

하지만 미얀마에서처럼 '로힝야족'이라는 단어는 사용하지 않고 그 대신 ‘라킨주 피난민’이라고 언급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강경한 불교 신자들을 자극해서 미얀마의 가톨릭 사회가 표적이 되는 일을 피하고자 미얀마에서 '로힝야족'이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말라는 요구를 받았다.

교황은 "우리 중 누구도 상황의 심각성, 고통을 겪은 엄청난 사상자 수, 난민촌에 북적거리는 사람들의 대다수가 여성과 아이인 수많은 우리 형제자매들의 위태로운 생활 조건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마얀마를 방문한 교황은 실권자인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을 만나 환담하는 자리에서 "미얀마를 조국으로 부르는 사람들은 모두 기본권을 보장받아야 한다"며 로힝야 문제를 우회적으로 언급하며 직접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아 일각에선 비난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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