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으로 생명을 불러일으키는 '당신을 그리다'

<사진 = 고아라 반려동물 초상화 작가가 초상화 작업에 집중하는 모습>

(수원=국제뉴스) 한송아 기자 = 반려동물 1000만 마리 시대, 붓으로 생명을 불러일으키는 반려동물 초상화로 인기몰이 중인 '당신을 그리다' 고아라 작가를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 작업실에서 만나봤다.

반려동물 초상화 작가로 활동을 하는 고아라 작가는, 초상화 작품 외에도 인물 팝아트 수업도 진행하며 최근에는 네이버 사내 클래스에 강사로 초청되어 직원들이 그림을 쉽게 그릴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그리고 직접 만든 엽서와 손거울 등 을 제작해 플리마켓을 운영, 가로수길 단체전 초대작가 전시전 참가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 미술학원에서 일을 하며 왜 갑자기 반려동물 초상화 작업을 시작하게 됐나?

 어릴 적부터 키우던 강아지가 수명을 다해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처음 겪는 이별이라 많이 힘들고 잊기 힘들었다. 그러던 중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방법으로 그 강아지를 기억하고자 직접 그림을 그렸다. 그걸 블로그에 올리자 나와 같은 반려동물 가족들에게 문의가 많이 왔다. 그래서 블로그 상으로 한 분 한 분 초상화를 그려드리기 시작하며 밤낮으로 일을 했다. 낮에는 미술학원에서 그림을, 저녁엔 집에서 주문받은 반려동물 초상화를. 아마 그때가 가장 힘들면서 열정이 샘솟았던 것 같다. 그렇게 1년 반 동안 노력하니 지금의 작업실을 얻고 전문적으로 클래스를 진행하며 작업을 할 수 있게 됐다.

 

- 작품을 하면서 늘 행복하지는 않겠다. 종종 오는 딜레마나, 힘든 점이 있는가? 혹은 그 극복방법은?

 맞다. 궁극적으론 일을 하면서 행복하지만 힘든 점도 많다. 특히 1년의 시간이 지나면서 많이 힘들었다. 작업량이 많아져 많은 그림을 그리기가 힘들 다기 보다는 클래스 중 가슴 아픈 사연들을 많이 접하게 되어 힘들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반려동물 초상화 클래스는 고객들과 일대일 상담을 통해 진행이 된다. 그래서 개인 상담을 하며 반려동물의 특징과 사연 등을 자세하게 이해하고 작업에 임해야한다. 그러다보면 즐거운 사연과 귀여운 반려동물의 모습을 보기도 하지만 가슴 아픈 사연을 가진 반려동물의 소식을 듣기도 한다. 어느 한번은 눈 한쪽이 없는 유기견 윙크를 직접 데려오신 고객이 있었다. 아직까지 기억에 선한데 전 주인에게 맞아 한쪽 눈을 잃어 사람에 대한 경계와 상처가 깊을 텐데도 애교 넘치는 강아지 윙크를 보며 견주 고객과 함께 많이 울기도 했다. 그렇게 작품마다 감정이입을 해야 하는 일이라서 감정적으로 많은 소비가 된다. 그래서 가끔씩은 버겁기도 하더라. 하지만 직접 고군부투 하며 초상화를 완성시키는 고객들을 볼 때 마음이 따뜻해진다.

 

<사진 =  반려동물 초상화 클래스에 참가한 견주들이 작품 완성 후 기념 촬영하는 모습>

 

- 반려동물 초상화 그리기 수업 외에도 하는 일이 많은가?

 클래스를 열심히 진행하다 보니 여러 가지 일을 해볼 기회가 생겼다. 가로수길 단체전 초대작가 전시회에 참여해 전시를 해보기도 했고, 플리마켓을 열어 직접 만든 엽서와 손거울을 제작해 핸드메이드 상품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물론 생각보다 많이 팔리진 못해 기부활동은 아직 실천하지 못했다. (웃음) 최근에는 네이버 사내 클래스로 출강을 나가게 되어 직원들이 그림을 쉽게 그릴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 있다. 네이버 사내 클래스에는 직원들이 업무에 지칠 법도 한데 그림을 열심히 그리시는 모습에 놀랍다.

이번 여름에는 제주도 문화관광사업부 상인상권 살리기에 초청되어 상인분들의 초상화를 직접 그려 간판을 작업을 하고 왔다. 이렇게 조금씩 그림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져서 기쁠 뿐이다.

 

- 요즘 반려동물 관련 전문 사진관이나 일러스트 작업들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 본인이 하고 있는 그림이랑 어떠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나?

 요즘 정말 반려동물 관련 이미지 매체들이 많이 생겼다. 특히 반려동물을 전문적으로 촬영해주는 사진관도 많더라. 아마도 자신의 반려동물의 모습을 오래토록 생생하게 보관하고 싶은 마음에서 그런 게 아닐까.

나에게 반려동물 초상화를 의뢰해주시는 분들이 공통적으로 하시는 말들이 있다.

'직접 반려동물을 그리게 되면 그리기 위해 반려동물을 자세히 들여다보며 관찰해야한다. 그러다보면 저절로 정서적인 교감을 상승시킨다. 붓을 통해 손으로 전해지는 유일한 따뜻함이 바로 그림에 있다'고 입을 모으신다.

내가 손그림을 지속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른 매체들과는 다르게 손으로 직접 따뜻함을 깃들일 수 있어서다. 앞으로도 나는 이렇게 붓으로 반려동물들을 기억할 것 같다.

 

<사진 = 고아라 작가의 반려견 초상화 작품>

 

반려동물 초상화에 남다른 애정을 갖은 고아라 작가는 마지막 소감으로 "나는 반려동물 그릴 때가 가장 자신 있다. 내가 가장 집중해서 할 수 있는 유일한 작품이다"며 "앞으로는 많은 전시를 열고 그 수익금으로 유기견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개인 작업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내 손을 거친 300개 정도의 작품들로 항상 붓을 놓는 시간 없이 밤낮으로 그림을 그렸지만 다들 주인들에게 돌아갔기 때문에 내 개인 작품이 별로 없다. 앞으로는 좀 더 나의 개인 작품에 시간을 쏟아야겠다"고 일에 대한 앞으로의 목표를 밝혔다.

 

저작권자 © 국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