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로이터/국제뉴스)

(영국=국제뉴스) 김준서 기자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3일(현지시간) 런던에서 AFP 통신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파리 기후변화 협정 탈퇴 결정을 언급하며 "역사의 그릇된 편에 서 있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영국 런던에서 열린 평화 행진에 참여 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 기후 협정을 탈퇴하겠다는 선언한 것에 대해 깊게 우려하고 있다"며 "나는 그의 비전이 정치적으로 근시안적이고, 경제적으로 무책임하며, 과학적으로 틀렸다고 줄곧 얘기해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넬슨 만델라 남아공 전 대통령이 창단한 국제 원로 모임인 '디 엘더스'(The Elders)의 일원으로 참여하여 세계 평화에 관한 토론에 앞서 다른 회원들과 함께 이 도시를 행진하는 중이었다.

반 전 총장은 파리협정을 탈퇴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협정을 계속해서 준수하겠다는 미국 시민사회의 운동에 용기를 얻었다고 전했다.

그는 "파리 협정을 밀어붙이기 위해 전 세계가 뭉칠 것이라는 점에 고무돼 있다"며 "파리협정은 우리 정치 지도자들의 정치적, 도덕적 책임이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미국의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195개국이 서명한 2015년 협약에서의 탈퇴를 선언했다.

반 전 총장은 폭넓은 정치 환경을 회상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긴밀한 협조'를 해왔었다고 밝히며, 국제사회의 정신에 대한 현재의 '헌신적 결의 부족'을 비판했다.

"우리가 매우 밀접하게 연결된 작은 세계에서 살고 있는 지도자들의 글로벌 비전이 부족하고, 이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이 무엇이든 주변 국가들과 심지어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반 전 총장은 북한 정권이 6차 핵실험, 두 차례 대륙 간 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강행해 분단된 한반도가 '매우 긴장된 시기'를 보내고 있고 세계 지도자들이 집단적으로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전체 국제사회가 단호하고 단결된, 강력한 목소리를 견지해야 한다"며 "그래야 북한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화에 복귀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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