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국제뉴스) 이승희 기자 = 한반도 전문가이자 전 미 북핵대사인 갈루치 전 대사는 트럼프 미 대통령 방한 연설에 대해 "북한과 미국 내 지지층을 향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이러한 전망은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이 18일 한국을 방문 중인 로버트 갈루치 전 미 북핵대사와의 조찬회동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 방한과 동북아 외교안보 상황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갈루치 전 대사는 "북한이 향후 괌 포위사격이나 태평양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강력한 경고가 있을 것"이라 예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 "북한에게 미국이 생각하는 레드라인(Red line)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설명해주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다"고 조언했다.

갈루치 전 대사는 북미간 대화에 대해서 "북한은 미국 동부지역을 타격할 ICBM 역량을 완전히 갖추기 전까지 대화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확실해 보이고, 미국도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북한과 대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입장차를 보여 걱정스럽다"고 지적했다.

정동영 의원의 "과거 1994년 제네바 합의와 2005년 9.19 합의에 비해 2017년 북한의 요구수준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갈루치 전 대사는 "북한은 1994년과 2005년때 처럼 수교정상화와 적대시정책 폐기를 고수하고 있으나 정치적 조율(political arrangement)이 아닌 핵무기 개발을 통해 미국을 억지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또한, "북한이 워싱턴, 뉴욕, 시카고 등 미국 주요 도시를 핵 공격으로부터 취약한 상황에 놓이게 한 후, 한미 동맹과 신뢰관계를 흔드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동영 의원은 국회 동북아평화협력 의원외교단(단장 정동영)이 지난 추석연휴 미국을 방문한데 이어 오는 11월 중국 방문을 대비해 조언을 구했다.

갈루치 전 대사는 "중국이 북한의 불필요한 도발을 중단시키고 안전한 곳으로 인도할 방법을 고민하도록 격려하는 것이 좋다"며,

한국의 사드배치 결정에 대해서는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한국을 위협하고 있는데, 국민의 안위를 지켜야 할 대통령이 안보 문제에 무책임하게 임할 수 없다는 점을 설득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이날 조찬 회동은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과 바른정당 정병국 의원, 로버트 갈루치 전 미 북핵대사와 구재희 존스홉킨스 국제학대학원(SAIS) 한미연구소 소장이 참석했다.

정동영 의원은 조찬 회동 후 "로버트 갈루치 전 대사의 고견을 듣고 급박하게 돌아가는 북핵 상황을 미국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었던 귀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정병국 의원은 "존스홉킨스 한미연구소가 한미간 지속 가능한 교류를 위해 중간자 역할을 잘해줄 것을 기대한다"는 뜻을 전했다.

로버트 갈루치 전 대사 역시 "서로 많은 부분에 일치된 의견을 나눠 기뻤다"며 한미연구소를 한미 전문가 공동의 장으로 만들어 관계와 교류를 활성화시킬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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