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 공무원, 내부 임직원, VIP 고객 자녀까지..200여명 합격자 중 20여명

▲ (사진제공=심상정 의원실)

(고양=국제뉴스) 허일현 기자 = 우리은행이 지난해 직원을 공개채용하면서도 일부를 '돈', '빽', '연줄' 등을 통해 채용한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일고 있다.

경기 고양갑 심상정 의원은 17일 '2016년 우리은행 신입사원 공채 추천현황'이라는 내부 문건을 입수하고 내용을 공개했다.

심 의원에 따르면 이 문건은 우리은행 인사팀이 작성했으며 입수한 명단에 포함된 이들은 전원 최종 합격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우리은행 하반기 공채에는 1만 7000여명이 지원해 200여명이 채용, 8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그 가운데 소위 '돈', '빽', '연줄' 등을 통해 채용한 것으로 보이는 20여명은 국정원 직원, 금융감독원 직원, 친인척과 지인들, 우리은행 고액 고객의 자녀까지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사례로 우리은행 한 센터장이 추천한 것으로 적혀있는 한 고객 자녀의 경우 '비고' 란에 '여신 740억원', '신규 여신 500억원 추진'이라고 기재돼 은행 거래액수와 채용이 관련 있는 것으로 의심을 사고 있다.

심 의원은 우리은행 관계자가 해당문건이 인사팀 내부에서 작성된 것은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사항은 "잘 모르겠다"며 답변을 회피했다고 설명했다.

심 의원은 "분노를 넘어 참담하다"며 "국정원부터 감독기관이 되어야할 금융감독원, 고액 고객의 자녀가 망라되었다는 점에서 충격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문건을 보는 수십 수백만 취준생들과 빽 못 써주는 부모님들은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심정일 것"이라며 "이런 대한민국을 만들어놓고 어떻게 청년들에게 희망을 이야기하고 '아프니까 청춘이다' 따위의 말을 할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또 "금감원 조사는 물론 철저한 조사 후에 위법사실이 드러날 경우 검찰에 고발해 단호하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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