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의 서울시는 1960년대의 국립극장시대를 못 벗어나.

(서울=국제뉴스) 박준석 기자 = 국제적인도시 뉴욕에는 메트로폴리탄오페라가 있다. 지금 우리나라 극장들이 공연 녹화를 유료로 상영할 정도로 세계최고의 오페라단이다. '메트로폴리탄'은 '메트로폴리스(대도시)'의 형용사형으로서 '메트로폴리탄오페라'를 말할 때 주로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를 말하며 보통 'THE MET'라 불린다. 우리나라 최고의 디바인 홍혜경도 수 백 명의 소속예술가들 중의 하나일정도로 전 세계 최고의 오페라가수들의 꿈의 무대이며 111명의 오페라합창단과 100여명의 교향악단, 발레단의 집합체이다.

 

서울메트로폴리탄오페라?

국제적인도시 서울시에도 메트로폴리탄오페라가 있다. 서울시오페라단의 영문명이 서울메트로폴리탄오페라(SEOUL METROPOLITAN OPERA)이다. 하지만 서울시오페라단의 홈페이지에 보면 단원소개란에 5명의 홍보 기획 등의 일을 하는 5명의 직원이 있다. 이쯤 되면 낯이 간지러울 텐데 서울시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기자가 오페라단과 세종문화회관 측에도 기회 있을 때마다 이야기했는데도 그대로다. 5명의 직원을 단원이라고 해놓은 것도 이상하지만 서울메트로폴리탄오페라라니?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 같다. 경기도에 사는 기자도 부끄러운데 말이다.

오페라를 하기 위해서는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이 있어야 하며 극장을 소유해야한다. 그러니 서울시오페라단은 사실 오페라단도 아니다(우리나라의 모든 오페라단이 그렇다). 그리고 메트로폴리탄이라는 단어는 대도시의 오페라라는 의미뿐만 아니라 대도시에 걸맞은 오페라단이라는 뜻이 있다. 도대체 어떤 면에서 직원5명의 오페라단이 오페라단인지, 그리고 그것도 메트로폴리탄오페라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서울시오페라단의 홈페이지이다. 단원소개를 누르면 놀랍게도 5명의 제작스텝이 나온다. 보는 사람이 부끄럽다.

오페라단이 필요없는가? 그렇다면 없애는 게 맞다. 있어야한다면 지금 처럼은 아니다.

도대체 관련예술가들을 모욕해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오페라단이 필요 없다고 판단되면 없애는 게 맞다. 그리고 서울 메트로폴리탄오페라라고는 하지 않아야한다. 오페라단인 것처럼 스스로 기만하지 말고 제종문화회관 오페라 기획팀이라고 하는 것이 맞다. 적어도 지금 상황이라면 제작팀도 못된다.

예술가들이 해외에 나가 국위를 드높이려고 골방에서 뼈를 녹이는 연습을 할 때 서울시는 그저 metropolitan이라는 단어를 붙여 서울에도 오페라단이 있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 국립오페라단도 그렇고 지역의 오페라단들도 그렇다. 시쳇말로 까이꺼 세계유명도시에 있는 오페라단 서울시는 직원3~4명이면 충분히 운영한다. 축구단에 선수는 없고 스텝 3~4명이서 축구단인 셈이다. 모 전 국립오페라단장이 해외에 나가서 극장장들과 이야기하다가 페이퍼컴퍼니 사장인 것처럼 스스로 창피했다는데 박원순시장의 서울시는 일단 홈피라도 바꿔서 부끄러움을 면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팔길이 정책이 책임을 면하는 정책 아니다.

물론 세종문화회관과 서울시는 시립합창단이 있고 서울시향이 있으며 세종문화회관도 있다. 그래서 이 예술가들을 가지고 세종문화회관이 오페라를 제작하면 된다. 세종문화회관을 비롯한 전 세계의 극장들이 그런 모양으로 지어지고 서울에 있는 수십 개의 음악대학에서 예술학도들을 길러내는 이유는 오페라를 하기 위해서이다. 물론 100% 오페라를 위해서는 아니지만 세종문화회관이 제작극장으로서 자신들의 예술단들을 모두 가지고 만들 수 있는 가장 효과 있는 순수공연예술은 오페라이다.

그런데 문제는 오페라단을 별도로 두고 있으니 오페라단장은 세종문화회관의 여러 예술단장들 중 하나의 예술단장일뿐인데 그가 다른 예술단을 어떻게 동원할 수 있는가? 아이러니하게도 오페라단이 오페라의 발전을 막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향은 이제는 세종문화회관 소속도 아니다. 극장이 오케스트라도 없는 셈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 사실을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팔길이 정책이라는 것이 책임을 회피하는 정책이 되는 부정적인 예이다.

 

공적인 영역의 예술생태계 복원이 시급하다. 하지만 누가 할 것인가?

서울문화재단에 방송국PD출신이 대표이고 예술의전당 사장도 박근혜정부에서 방송국PD출신을 세웠다. 박원순 시장의 서울시나 박근혜정부의 예술인들과 순수공연예술에 대한 생각의 일단을 보여준다. 그저 그들이 할 일은 하지 않고 방송처럼 대중의 사랑을 받기를 원하는 면에서는 별로 다르지 않은 것이다. 그저 정권은 달라도 주변의 문화예술전문가들은 사람만 다르지 생각은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오페라단과 극장의 문제가 세월이 가도 변치 않은 이유이다.

방송은 방송의 일이 있고 순수예술은 순수예술의 일이 있다. 서울문화재단의 예술계 생태계를 만들려는 노력은 세종문화회관부터 하셔야 할 것 같다. 많은 돈을 쏟아 붓는 공적인 영역에서 조차 생태계 교란이 있는데 예술생태계가 제대로 만들어지기를 바라는 것은 요행을 바라는 것이다. 지원금으로 생태계를 살리겠다는 것을 아직도 믿고 있는 모양이다. 성공한 사회적 기업이 없었듯이 성공한 예술기업이 있었던가? 공적극장이 살아서 예술 인력들을 부양해야한다. 현재 상태로는 예술단들이 서울시의 계륵으로 고착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6~70년대의 사고에서 벗어나려면 특단의 노력이 필요하다.

서울에는 전국에서 가장 좋은 음악대학들이 몰려있고 수 천 명의 음대학생들과 수 만 명의 관련예술가들이 있고 수많은 예술애호가들이 있다. 이들 모두는 오페라와 오페라단이 어때야하는지 알고 있다. 지금의 세종문화회관사장도 서울대 출신의 현재 단장도 알고 있다.

그런데 모두가 알고 있어도 시장님이 모르면 안 되는 모양이다. 오페라단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시면 없애시라. 하지만 지금처럼 부끄럽게는 하지 않은 것이 좋다. 1950년에 극장먼저 짓고 예술단하나씩 만들던 시절의 생각에 그대로 머물러있는 것이 서울시의 현주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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