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옥 조합장, 판매사업보다 연구목적 논란

▲ (사진=익산농협 떡 방앗간 전경)

(익산=국제뉴스) 홍문수 기자 = 덜컹덜컹 고추 빻는 소리와 구수한 참기름 냄새를 풍기는 마음의 고향 같은 곳.

시골장터나 도심지 재래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정겨운 떡 방앗간이 거대 자본에 밀려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익산농협(조합장 김병옥)의 무리한 문어발식 사업 확장이 골목상권을 위협하고 있다는 비난여론이 쏟아지는 가운데 실제로 문을 닫는 떡 방앗간이 속출하면서 집단반발로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관측되고 있다.

익산농협은 지난달 5일 공사비 2억원을 포함해 총 4억원을 투입해 인화동 본점 바로 옆 부지에 276㎡(83평)건물 규모로 농협으로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떡 방앗간 문을 열었다.

이 날 농협 측은 보도 자료를 내고 "조합원들이 생산한 쌀과 쑥으로 떡을 만들어 전국을 대상으로 온라인 판매 등을 통해 익산을 알리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익창출을 위한 새로운 모델 발굴에 심혈을 기울인 익산농협이 드디어 전국 농협에서 처음으로 떡 방앗간 개점했다"며 홍보에 열을 올렸다.

이후 익산농협은 추석 전에 모찌떡과 송편을 만들어 7천여 조합원에게 한 박스(약4kg)씩 돌리며 자체 떡 방앗간 개점을 자축하고 나섰다.

그 결과 지역의 열악한 시장골목의 떡 방앗간은 직격탄을 맞으며 벌써부터 폐업하는 사업장이 등장하면서 익산농협의 떡 방앗간 사업 진출이 자칫 지역상권 붕괴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심각한 우려가 점쳐지고 있다.

여기에 익산농협 관계자는 "떡 방앗간은 서로 경쟁하면서 맛으로 승부해야한다. 고추도 빻고 기름도 짜야하는데 현재 그러지 못하고 있다."며 골목상권 사업주들의 성난 분노에 기름을 붓고 나섰다.

이 같은 농협 관계자의 말에 떡 방앗간 K사장은 "문재인 정부에서도 골목상권을 살린다며 팔을 걷고 나선 마당에 농협이 앞장서서 떡 방앗간 사업에 진출한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익산농협 관계자는 "인화동 인근의 몇 군데에서만 매출감소로 불만을 호소하지 다른 곳은 매출에 영향이 없으며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며 "익산농협의 떡 방앗간 사업은 골목상권 죽이기가 아니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한국떡류식품가공협회 익산시지부‘(협회) 측과도 개점 전에 면담자리를 갖고 상부상조해서 잘 하기로 했다"며 해명에 나섰다.

하지만, 협회 서도원 사무장은 "김병옥 조합장이 개점전 면담 당시 쑥과 호박 등을 이용해 특색 있는 떡을 만들되 판매사업보다 연구 목적으로 떡 방앗간을 설립했다고 말했다"며 "처음 한 말과 전혀 다른 행동을 보이는 익산농협에 업계는 분노를 금치 못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어 "처음 약속을 어기고 이번 추석에 모찌떡과 송편을 만들어 7천여 조합원들에게 돌리는 바람에 골목상권의 영세업자들이 아주 큰 타격을 받았다"고 열변을 토했다.

또한, "익산에 172곳의 떡 방앗간 중 2년 만에 30군데가 문을 닫았는데, 이번 익산농협이 뛰어들면서 추석연휴 끝나고 3곳이 추가로 폐업했다"며 "생계가 막막하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탄원서를 준비해 신문, 방송, 익산시(의회), 청와대 등에 제출하며 여론에 호소하고 나설 뜻을 내비치면서 지역 골목상권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 시민사회단체까지 합세해 익산농협의 골목상권 위협에 대해 대립각을 세울 움직임까지 보이면서 사태는 일파만파 커지는 양상이다.

시민사회단체 대표 L씨는 "익산 농가에서 농작물을 사들여 그것으로 떡을 만들어 타 지역에 팔면 그보다 더 좋은 정책이 있을 수 없지만, 익산 관내에서 파는 것은 제살 깎아먹는 행위나 다름없다"며 "이것은 명백한 골목상권 침해이고 농협이 해야 할 일이 아닌 만큼 대책을 강구하고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국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