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명절부터 초콜릿 축제까지

(서울=국제뉴스) 이성범 기자 = 멕시코에는 죽음을 삶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이고 아름답게 표현하는 문화가 있다. 바로 멕시코의 대표적인 명절 '죽은 자들의 날'을 통해서다. 먼저 떠난 이들의 영혼을 기리는 이 명절은 수세기 동안 지속된 멕시코의 전통으로, 이 날에는 죽은 자들이 이승으로 돌아와 사랑하는 사람들 곁에 머문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 죽음과 삶이 어우러지는 멕시코의 대표 명절 '죽은 자들의 날'

▲죽음과 삶이 어우러지는 멕시코의 대표 명절 '죽은 자들의 날'

죽은 자들의 날을 전후로 10월 말부터 11월까지는 명절을 테마로 많은 축제가 열린다. 해골은 죽은 자들의 날의 트레이드마크로, 축제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얼굴에 해골 그림을 그리거나 해골 코스튬을 즐겨 입는다. 그 외에 프리다 칼로나 카트리나의 의상도 인기다.

또한 멕시코 시티에서는 중심가를 따라 대규모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거대한 해골 모형이 하늘을 떠다니고 퍼레이드용 무대차가 줄을 짓는다. 해골 분장에 전통 예복을 갖춰 입은 댄서들의 화려한 춤사위도 함께한다. 퍼레이드가 절정에 달하는 소칼로 광장에는 성대한 제단이 준비된다.

리비에라 마야와 스칼렛 테마파크에서는 '삶과 죽음(Vida y Muerte) 축제'가 11월 1일과 2일에 열린다. 올해로 12회째를 맞는 이 축제는 죽음을 숭배하던 마야인들의 관습과 의식을 본뜬 것으로, 고대 마야 문명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올해의 특별 게스트로는 유카탄 주가 초청되어 최고의 미식 문화가 더해진다.

▲ 죽음과 삶이 어우러지는 멕시코의 대표 명절 '죽은 자들의 날'

오아하카 주에서는 특별한 모래 그림을 만날 수 있다. 죽은 자들의 날이면 사람들은 시내 곳곳에 모래 그림을 그리는데, 색칠한 톱밥과 분필, 반짝이로 꾸며 매우 화려하다. 모래 그림은 오아하카의 묘지 문화의 일부로 본래는 성인의 업적을 주로 그리지만 명절 기간에는 해골이나 죽음과 관련된 그림도 많이 눈에 띈다. 오아하카 지역 사람들은 제단 꾸미기에도 무척 열심이라 학교나 병원 관공서 등지에서 경쟁하듯 화려하게 장식한 제단을 구경할 수 있다.

▲ 산 미겔 데 아옌데의 해골 축제, 라 칼라카 페스티벌

▲산 미겔 데 아옌데의 해골 축제, 라 칼라카 페스티벌

멕시코 중부의 아름다운 콜로니얼 도시 산 미겔 데 아옌데에 11월 1일부터 5일까지 죽은 자들의 날을 테마로 한 라 칼라카(La Calaca, 해골) 축제가 열린다. 축제의 주축은 도시의 예술가 커뮤니티로, 죽은 자들의 날의 의미가 퇴색되어 가는 것을 안타까워한 예술가들이 선조들의 전통과 의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새로운 축제 문화를 만들었다.

대표적인 이벤트는 해골 부인 카트리나 행진이다. 카트리나는 멕시코의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과달루페 포사다의 작품의 메인 캐릭터로 귀부인 복장을 한 해골의 모습이 인상적이며 죽은 자들의 날의 대표적인 상징이다.

미초아칸 주에서는 죽은 자들의 밤을 기념하는 원주민 부족의 의식이 있다. 파츠쿠아로 호수의 작은 섬 하니치오 인근의 푸레페차 족으로, 11월 1일 해가 진 이후부터 다음날 태양이 뜨기까지 묘지에서 밤새도록 초를 밝히며 죽은 자를 맞이한다. 스페인 식민 시대 전에 있었던 추수제에 기원을 둔 것으로 추정되며 당시의 추수제는 추수로 얻은 풍족한 식량을 죽은 자를 포함한 모두가 함께 나누기 위한 행사였다.

그 외의 어느 지역을 가더라도 죽은 자들의 날이면 곱게 분장한 사람들과 설탕 해골, 꽃과 화려한 제단이 한 데 어우러진 축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해변 휴양지에서 즐기는 영화 축제 로스 카보스 영화제

멕시코의 세계적인 휴양지 로스 카보스에 영화광을 위한 축제가 열린다. 올해로 6회째를 맞는 로스 카보스 영화제는 명실공히 라틴 아메리카의 주요 영화제 중 하나로 손꼽힌다. 11월 8일부터 12일까지 씨네멕스(Cinemex)에서 열리며 미국, 캐나다, 멕시코와 전세계의 많은 영화인들이 로스 카보스를 찾는다.

영화제가 열리는 로스 카보스는 바다와 사막의 극적인 대비가 아름다운 지역이다. 바하 칼리포르니아 반도의 끝에 위치한 덕에 “땅 끝”이라고도 불린다. 로스 카보스의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운 자연과 생태계, 럭셔리 리조트와 다양한 즐길거리는 누구라도 이 지역과 사랑에 빠지게 만든다.

고대 마야인들의 카카오 재배지 타바스코에서 열리는 초콜릿 축제

▲고대 마야인들의 카카오 재배지 타바스코에서 열리는 초콜릿 축제

카카오의 본고장 멕시코에서 달콤한 초콜릿 축제에 빠져보자. 올해로 8회째를 맞는 본 축제는 11월 22일부터 26일까지 타바스코 주의 비야에르모사에서 열린다. 타바스코 주는 주요 카카오 생산지 중 하나일 뿐 아니라 오랜 초콜릿 역사를 갖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카카오 나무를 재배하고 열매를 활용한 올멕 족이 이 지역에 살았으며, 마야인들은 최초로 카카오 콩을 재료로 초콜릿 음료를 만들었는데 초코아틀(Xocoatl)이라 불렸다.

초콜릿 축제에 간다면 인근의 코말칼코 시에도 들르는 것을 추천한다. 대규모 카카오 농장이 여럿 자리한 도시로 초콜릿을 테마로 한 투어를 즐길 수 있는데, 투어에서는 카카오 나무의 열매가 초콜릿이 되기까지의 각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또한 마야 문명 유적지와 아시엔다를 여행하기에도 좋다.

(글/ 사진 제공 = 멕시코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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