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주=국제뉴스) 이인영 기자 = 25일 충북 청주시청 브리핑룸에서 정정순 전 충북도 행정부지사가 민선7기 청주시장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청주=국제뉴스) 이인영 기자 = 추석명절을 앞두고 충북 청주시청 브리핑룸에서 쌩뚱맞게 때 아닌 다음해 6월13일 있을 청주시장 선거 출마선언 기자회견이 열려 어안이 벙벙하다.

그것도 청주시 부시장과 충북도 행정부지사를 지낸 관료출신이 얼마 전 공직을 퇴직한 후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해 뒷말이 많은 상태에서다.

정정순 전 충북도 행정부지사의 얘기로 지난 1995년 지방자치가 시작돼 민선6기를 거치는 동안 추석명절 전에 차기 시장 출마선언을 한 후보는 드물다.

앞서 이승훈 청주시장은 지난 2014년 6월2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2013년 11월11일 청주시청에서 청주시장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열었었다.

정 전 부지사는 40여년 공직생활만하다 퇴직해 당이 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정치를 하겠다고 나섰으니 마음이 급할 것은 자명하다.

기자회견 중에 기자가 그에게 당내 경선을 어떤 자세로 임할 것이냐고 묻자 "제가 할 수 있는 '책임당원'을 보다 많이 확보해서 적극 경주하는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매월 당비를 납부하는 당원을 일컬어 더불어민주당은 권리당원이라고, 자유한국당은 책임당원이라고 하는데 자당의 당원 명칭조차 모르니 당헌·당규는 제대로 알고 선거에 임하려는 것인지 험난한 정치판에서 걱정이 앞선다.

오늘 기자회견이 더 우려스러운 것은 예비후보 등록일은 차기 지방선거 120일전인 오는 2018년 2월13일인데 가뜩이나 청주시청이 안팎으로 시끄러운데 조기 과열양상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정치초년생인 정 전 부지사가 '더불어민주당 입당에 즈음하여'란 제목의 기자회견문에는 자유한국당 소속인 이승훈 청주시장을 일방적으로 비판하는 내용이 담겨있어 기성 정치인을 모방하는 듯해 신선하지 않다는 지적이 높다.

정 전 부지사는 기자회견에서 "제가 선택한 민주당은 민주주의와 인권, 중산층과 서민, 보편적 복지, 경제정의 등에 가장 잘 부합하는 정당"이라며 "지금 청주시는 통합은 됐지만 크게 달라진 것도 없고, 미래에 대한 비전도 없어 보인다"고 폄하했다.

이어 "간절한 소망과 가슴 벅찬 희망으로 통합을 성사시킨 시민들에게 아무런 변화의 느낌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도시 규모와 지정학적 조건들은 갖추고 있으나 정작 주인인 우리가 제대로 발전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 절하했다.

이를 지켜본 사람들은 "본인도 청주시 부시장과 충북도 행정부지사를 역임하며 성공한 공직자로 공무원 생활을 마감해놓고 민선6기 청주시가 마치 아무 일도 하지 않은 것처럼 무능한 지방정부로 표현한 것은 적절치 않다"며 "벌써부터 집권여당이 아니면 국비확보가 어려우니 기성정치인 흉내를 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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