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아이티 수도 포르투프랭스의 주요 도로에서 시위자들이 던진 타이어가 불타고 있다 © AFPBBNews

(포르토프랭스=국제뉴스) 조현호 기자 = 지난 12일(현지시간)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정부 예산안에 반대하는 시위가 발생, 자동차가 불타고 상점이 파괴되는 폭력 시위로 발전했다.

이날 지난주 2017-2018 정부 예산안을 통과시킨 상원과 지난 9일 이를 승인한 하원에 항의하는 시위대들이 도심과 주요 도로에 돌과 타이어를 던져 교통이 마비됐다.

시위대는 비교적 소규모로 모였으나 경찰이 이를 예상치 못해 적시에 대처하지 못했으며 바리케이드가 쳐진 일부 지역에는 접근도 못 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위자들은 최소 두 대의 차량을 방화하고 현지 가게에 돌을 던져 유리창 등을 파손시켰다.

의회 건물 옆 불타는 타이어로 바리케이드를 쌓은 마르코 폴 델바는 “정부가 국민들을 착취하려는 법안에 의회의 절도범들이 동조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일부 시위대는 일부 잘못된 정보에 근거해 거리로 나선 것으로 밝혀졌다.

장 끌로드 라임볼트는 “운전면허증을 갱신하려면 가난한 택시 운전사든 노점상이든 할 것 없이 누구나 1만 구르드(158달러)를 지불한 영수증을 제시해야 하지만, 부자들은 돈을 안 내도 된다”고 분노했다.

그는 또 “유권자 카드 발급에 1천 구르드를 지불하도록 했다”며 “우리 권리마저 빼앗아갈 작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아이티의 국가 신분증 발급처(National Identity Office)는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하고 “새 예산안이 시행되면 무료 발급되던 서류에 1천 구르드의 수수료가 부과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신분증 재발급과 같은 행정적 절차를 위해 소득세 증명서를 제출해야 하는 경우, 연 소득이 6만 구르드(gourde) 이상인 국민에 한해 1만 구르드를 지불해야 한다.

아이티 정부는 이번 세법 개정으로 국민들의 소득 신고가 촉진되길 바라는 태도다.

한편, 시민들의 폭력 시위 외에도 판사와 치안 판사들도 자신들에 할당된 예산이 직원들의 월급에도 못 미친다며 파업에 돌입했다. 

저작권자 © 국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