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국제뉴스) 최상인 기자 = 지난 12일 오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는 '2018 KBO 신인 드래프트'가 홍은동 힐튼호텔에서는 '2017~2018 KOVO 여자 신인선수 드래프트'가 열렸다.

두 종목의 드래프트 모두 공중파나 케이블 생중계는 없었으나 여자 프로배구는 포털에서 프로야구는 KBO 페이스북을 통해 생중계 됐다.

사실 국내 프로스포츠를 대표하는 야구라면 "케이블 생중계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든다.

더군다나 지난해 10월 14일 열린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는 MBC 스포츠플러스가 생중계했다.

생중계 문제는 일단 접어두고 12일 열렸던 두 종목의 드래프트 현장은 어땠을까.

종목과 성별은 다르지만 프로무대를 갈망하는 선수들의 열기는 모두 한마음이었다.

이번 2018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10구단이 앞서 지명한 1차지명 10명을 포함 총 110명의 아마선수가 프로팀 유니폼을 입을 수 있게 됐다.

▲ 12일 열린 '2018 KBO 신인 드래프트' 에 지명된 선수들. (사진제공=KBO)

먼저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를 보면 구단들이 2차 10라운드까지 모두 지명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다소 많은 선수들이 취업에 성공했다.

또 각 구단들은 막힘없이 선수들을 호명해 1시간 남짓한 시간만에 모든 행사가 끝났다.

이날 같은 시간 옆동네 여자 프로배구 드래프트 현장도 살펴봤다.

이날 국내 6개 구단이 참가한 가운데 이뤄진 여자 프로배구 드래프트 현장에는 40명의 고교졸업 예정 선수가 참가했다.

예상대로 1라운드에는 6명의 선수가 모두 지명을 받았다. 1라운드 지명을 받은 선수들이 무대에 올라 밝게 기념촬영을 끝냈지만 잠시후 드래프트장은 침묵과 어둠에 휩싸였다.

2라운드부터 지명권 패스 구단이 속출한 것이였다.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진행자는 "배구의 미래를 위해 결단을 내려달라"며 지명을 독려했지만 결국 구단들은 외면했다.

패스가 이어지자 현장에 참석한 학부모와 선수들 사이에 탄식과 흐느끼는 울음소리가 터져나왔다.

한 배구계 관계자는 "올해가 예년에 비해 대어가 적어서 패스하는 팀이 많았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 12일 홍은동 힐튼호텔에서 열린 '2017~2018 KOVO 여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 지명된 선수들. (사진제공=KOVO)

결국 이날 여자배구 드래프트는 2라운드에서 2명, 3라운드에서 1명, 4라운드에서 3명, 수련선수(연습생)로 4명이 총 16명이 지명되며 끝났다.

드래프트 참가 인원대비 취업률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문제는 4라운드 이후 지명자가 속출한 것인데, 4라운드부터는 학교 지원금 자체가 없고, 수련선수는 연봉 1500만원만 지급하면 된다.

일부 구단들의 편법이 선수들에게는 한숨으로 되돌아 온 것이었다.

이런 풍습은 몇 해 전까지 프로야구도 예외는 아니였다. 당시 드래프트에서는 5~6라운드에 지명을 마치는 구단들이 속출했고, 올해 여자배구 드래프트 모습 그대로 였다.

▲ 2007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결과. 당시 절반의 구단은 조기에 지명을 포기했다.

이유인 즉, 통상 지명을 받은 선수에게는 연봉 외에 계약금을 지급해야된다. 하지만 지명을 받지 않고 육성선수로 입단할 경우 별도의 계약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구단들이 이용했다.

지난날 프로야구에서 번번히 일어나던 풍습이 지금 여자 프로배구에서도 보이는 건 비단 기자 뿐만 아닐 것으로 생각된다.

여자 배구계는 국제대회 때마다 저변확대를 외친다. 국제무대 경쟁력을 위해 유망주 발굴을 걱정하지만 이날 드래프트장 어디서도 그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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