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서, 여성청소년계 경사김재섭

(봉화=국제뉴스) 백성호 기자 = 전교생이 44명인 시골 초등학교에 찾아가 스마트폰이 없는 학생 손 들어보라고 하니 손에 꼽을 정도다. 그중에 2명은 2G폰을 사용하고 있고 2명만 핸드폰이 없다고 한다. 이게 현실이다.

학생들에게 학교폭력이 무엇인지, 왜 하면 안 되는지 일장연설을 하면 하품만 할 것이다.‘다 안다, 신고하면 된다, 선생님께 이르면 된다’는 식이다. 요즘 세상을 사는 아이들에게 이젠 사이버 폭력 문제는 뗄 수가 없어져 버렸다.

“채팅방에서 쫓아내면 된다, 대화창을 캡쳐 해서 신고하면 된다. 핸드폰을 꺼버리면 된다”대답도 다양하다.

하지만 우리 학생들은 스마트폰 없이 살 수 있을까? 친구보다 좋은 핸드폰 없이 못살겠단다. 우리 어른부터 그러하지 아니한가?

핸드폰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물으면, 친구와 부모님과 연락하기 위해서 필요해요, 가끔 채팅하고 게임하기 위해 필요해요, 사진찍어야 하고, 인터넷 검색도 해야해요!

‘핸드폰은 쓰지 말자, 그게 안되면 2G폰을 쓰자’라고 이야기하려다 말 안 통하는 경찰아저씨 될 것 같아 참아야했던적이 있다. 부모의 협조 없이, 어른들의 변화 없이 가능하지 않을 듯하다.

초등학생들은 유투브를 통해 음란한 동영상, 성인 BJ방송 채널을 넘나들거나 게임, 렌덤 채팅 등 사이버 상 에서 이미 어른들의 상상을 뛰어넘고 있다.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안 되는게, 못 하는게 없는 세상을 어른들이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 손에 쥐어 주었다. 그러고도 아이들 스스로 호기심 거리를 참으라고 할 수 있을까?

어느 학부모님은 자기 아들이 너무 음란한 영상을 많이 봐서 걱정이라고 하신다. 요새 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2학년 못지않게 무섭고 예민하기도 하지만, 남의 아이 이야기가 아닌 게 씁쓸할 뿐이다.

‘무조건 안돼, 하지마, 보지마’라고 교육하는 시대는 지났다. 교육현장에서도 교사들은 학생들을 대하는 현실이 예전과는 달라졌고 부모의 도움 없이는 학생들을 제대로 교육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우리 경찰에서도 학교를 찾아가 범죄예방교실을 여는 등 예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따분한 이야기만 하는 경찰이 아니라, 아이들이 사는 세상을 조금 더 들여다보고, 어른들의 눈이 아닌 아이들의 입장에서 이해하는 노력이 더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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