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국제뉴스) 김국희 기자 = 지난해 촛불정국에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이재명 시장의 '포스트대선' 무대는 뜻밖에도 '예능'이었다.
지금의 이재명을 있게 했던 카리스마와 논객 이미지 대신 고길동을 닮고 집밥 타령 하는 옆집 아저씨가 브라운관을 메운다.
그러자 말도 많다.
야당을 중심으로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사전선거운동"이라는 거센 공격과 함께 심지어 "방송출연은 공직자의 겸직의무 위반"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일부는 예능을 다큐로 받아들이며 "집안 일 안하는 남자", "아내에 대한 배려심 없는 남편"이라며 비난도 쏟아낸다.
그러나 어느 것도 그의 허를 찌른 예능 출연을 온전히 설명하지는 못한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 100일 동안 두문불출했던 이재명이 왜 예능으로 복귀 신호탄을 쏘아 올렸을까?

그의 '3대 퍼스널리티'를 알아야 설명이 가능하다.
첫째, 불의를 싫어한다. 결코 타협하는 법이 없다. 잘못을 하면 일벌백계해야 정의가 바로 선다고 믿는다. "행위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말을 철칙으로 삼는다. 국정농단 사태부터 SNS 허위사실 유포까지 상대가 누구냐는 중요치 않다. 잘못하면 바로 응징한다.
둘째, 기득권과 '맞짱' 뜨는 것을 피하는 법이 없다. 국가최고 기관인 국정원과도 한 판 승부를 벌이고 대통령이라 해도 예외는 없다. 아니다 싶으면 정면으로 들이받는다. 이 때문에 '싸움닭'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셋째, 칼라가 분명하다. 주관과 소신이 뚜렷하고 확고하다. 모든 정치인들이 이해득실을 따지며 좌고우면할 때 가장 먼저 행동하는 이유가 그렇다. 자신의 철학에 부합하는지 아닌지 순식간에 판단하고 '불의 전차'처럼 밀어붙인다. 남보다 한 발 앞서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이재명의 '3대 퍼스널리티'는 그의 장점이자 가장 치명적인 단점이다.
호불호가 분명한 것, 물불 가리지 않는 강력한 팬덤이 구축된 것, 강력한 전투력 모두 지금의 이재명을 만든 원동력이자 그의 업그레이드를 방해하는 요소들이다.
'변방 장수'에서 '차기 지도자'군으로 올라선 이재명은 또 한 번의 도약을 꿈꾼다.
그런 이재명에게 필요한 것은 '리셋(reset)'이다.
육상에서 출발 준비를 하며 자세를 잡는 것을 셋(set)이라고 한다.
100m의 준비자세(set)와 마라톤의 준비자세(set)는 다르다.
이재명은 새로운 경주를 위해 다시 자세를 고쳐 잡는 '리셋'을 하고 있다.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자세를 잡기 위해 그는 관찰예능 고정출연이라는 정치인들이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강수를 뒀다.
그러나 이것은 자세를 고치려는 신호탄일 뿐이다.
앞으로 펼쳐질 그의 변신을 찾아내는 것도 새로운 관전포인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