몹시도 퍼렇고 짙푸른 강진으로

[글・사진 신지영 여행작가]

검사버튼 삭제버튼 지면 위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른다. 바람 한 점 없는 빌딩 숲, 이열치열이랬던가. 이 여름을 이기기 위해 더위를 등에 지고 강진으로 간다.

몹시도 퍼렇고, 짙푸른

준비할 새도 없이 여름이 덜컥 와버렸다. 선선한 바람 따위 흔적도 없고 메마른 열기에 온몸의 땀구멍이 아우성이다. 뉴스에서는 연신 폭염을 예보하고 길거리에는 다양한 모양의 미니 선풍기가 연신 돌아간다. 등에 진 더위가 나를 재촉한다. 몹시도 퍼렇고 짙푸른 강진으로. 

▲ 가우도 출렁다리

'가우도와 출렁다리'

소가 누워있는 모습과 비슷하다 하여 가우도로 불린다. 사람이 사는 가구로 바로 앞 강진군 도암면의 망호마을에 속해있다가 2007년 마을로 승격되면서 해상인도교가 건설되었다. 총 1,200m에 달하는 출렁다리는 강진만의 최대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다. 바람이 부는 세기에 따라 다리가 좌우로 흔들리는게 간간히 느껴진다. 출렁다리를 지나 가우도의 중간쯤에 복합낚시공원이 있고, 섬 정상에는 청자 모양을 본따 만든 짚라인 타워가 있다. 출렁 다리위를 훑고 지나는 바람에 땀이 조금 식는 듯 하다.

▲ 다산초당

'다산초당과 백련사'

다산 정약용이 이단으로 배척되던 천주교에 물들었다 하여 죄인으로 몰려 유배 생활을 하던 중, 이곳으로 옮겨 생활했다. 다산은 유난히 차 나무가 많았던 만덕산의 별명으로, 정약용의 호 다산은 여기에서 유래했다고 하니, 만덕산을 어지간히도 좋아한듯하다. 당에는 솔잎을 태워 찻물을 끓이던 마당바위와 맑은 기운을 담고자 물 둥 덩이를 만들어 놓았다. 그의 절친한 친구 해장 선사가 있었던 백련사로 가는 길목에는 천일 각이라는 정자가 있다. 멀리, 바다와 말랑한 연둣빛의 논 밭이 한눈에 들어온다.

천일 각을 지나 약 600미터 정도 내려가면 백련사가 나온다. 만덕산에 있어 만덕산 백련사로 불리다가 조선시대에 들어 만덕사, 그리고 근래에는 백련사로 부르게 되었다.

▲ 백련사

백련사는 조선시대의 억불정책과 약탈 목적으로 자주 출몰하는 왜구에 의해 폐사될 지경으로 내몰린다. 명맥만 겨우 유지하다 1426년 주지 행호 스님이 본격적으로 중수하여 예전의 모습을 되찾게 되었다. 백련사의 옆쪽으로 동백나무숲이 있는데 백련사의 옆쪽으로 동백나무숲이 있는데 봄이면 장관을 이루고, 여름에는 만경루에서 보이는 배롱나무의 진홍분 빛이 바다와 어우러져 무척 아름답다. 다산 정약용의 절친한 친구 해장 선사와 함께 바라봤을 풍경을 가만히 내려다본다.

'영랑생가와 시문학파기념관'

강진이 사랑하는 시인 영랑 김윤식을 사랑한다. 영랑생가로 가기 전 시문학관이 있고 몇 발자국 앞에 영랑생가와 세계 모란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강진의 하룻밤 길이라고 이름 지어진 걷기 골목이다. 시문학파 기념관은 첫 유파 문학관으로 2012년 개관했다. 걷기에 조금 지쳤다면 기념관에 마련된 북 카페에서 잠시 땀을 식히며 쉬었다 가도 좋겠다.

영랑생가의 왼쪽에 대나무숲으로 된 좁은 계단 길이 있는데 그쪽을 통해 올라가면 개화시기가 조금씩 다른 세계의 모란꽃이 식재되어 있다. 주간에만 개장되는 유리온실에서는 모란 외에도 다양한 식물을 관람할 수 있다. 야경이 특히 아름다워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 그리 넓은 부지는 아니지만 단정하게 하룻밤 걷기 정도에 충분한, 이야기가 있는 골목이다. 

 

▲ 오감통내 카페

<가볼만한 곳, 꼭 들러야 할 곳>

'오감통 –전남음악창작소'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연습실을 빌려준다. 토요일에는 공연도 진행한다. 서울에는 대학로라면 전남에는 음악 창작 소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바로 맞은편에는 강진 시장도 있고 오감통 내에 식당도 있어 먹거리 또한 풍부하다..

'마량미항'

조선 태종 때 마두 진이 설치되어 만호 절제도 위 가를 관장했고, 임진왜란 때에는 거북선이 상시 대기했던 곳이라고 한다. 지금은 매주 토요일마다 놀토 시장이라는 이벤트를 진행하는데, 음악회도 하고 먹거리도 풍성하다

'여행 팁'

강진에서는 이동하는 중간중간 전망대를 자주 만나게 된다. 까치 놀 재 전망대, 고바우 전망대 등 강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 들이다. 그중 고바우 전망대는 작은 정원과 멀리 보이는 가우도 출렁다리가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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