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캠프 도중 심각한 폭력에 무방비 노출...관리 감독 부재로 동심은 없고 피멍만 남아...

▲ 열흘여가 지난 이후에도 학생의 몸에 아직 남아있는 멍자국이 당시 폭력의 심각성을 말해주고 있다

(산청=국제뉴스) 이종필 기자 = 산청군이 서민자녀 교육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한 맞춤형 교육지원사업 영어캠프에서 참가 학생들 간의 심각한 폭력이 있었다고 알려져 진상조사와 함께 철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캠프참가 학생 등에 따르면 산청군 시천면 소재 한국선비문화연구원에서 진행된 캠프에서 학생들 간의 서열싸움이 일어나 수차례에 걸친 폭력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온몸에 멍이 든 채로 싸움 리그전에 참가했던 3학년 학생에 따르면, 캠프기간동안 밤 8시경부터 취침 전까지 2~4회 학생간의 싸움을 벌였고, 싸우는 도중 보조교사가 단 한 번도 방문하거나 제지를 한 적이 없어 폭력이 사실상 방치돼 있었다는 것이다.

또, "일부 학생은 싸움도중 입술이 터지고 발바닥을 다쳐 피를 흘렸으나 4학년생이 실내에서 일어난 일은 비밀로 하라고 했고, 부모와 통화할 때도 곁에서 감시를 해 알릴 수도 없었다"고 말해 관리의 부재가 심각했음을 알 수 있다.

이번 학교폭력사태는 감독기관들의 방치 하에 숙소인 한국선비문화연구원의 실내에서 온몸에 멍이 들고 피를 흘릴 정도로 지속되고 있었음에도 보조교사들은 상황파악 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한다.

또, 모기약을 바르러 온 학생의 몸에 멍이 든 흔적을 발견하고 상황을 파악했음에도 보조교사가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해 반성문을 작성토록 한 후 차후 다른 방을 방문하지 못하도록 훈계하는 선에서 상황을 종료시켰다는 것이다.

보조사업자인 진주교육대학 측은 지난 19일 보조교사로부터 이 같은 상황을 전달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즉시 산청군에 상황을 알리지 않았고, 산청군은 21일 논란이 시작되자 상황파악에 나서는 등 보조사업자와 군을 비롯한 감독기관들의 무관심으로 아이들의 동심은 폭력으로 무참히 짓밟혀진 것이다.

보조사업자인 진주교육대학측은 "수료식을 마친 후 지난 19일 밤 보조교사들로부터 보고를 받았다"며 보조교사들의 자의적 판단으로 사전보고와 조사가 누락됐음을 인정했다.

한 학부모는 "아이들이 지속적으로 반팔 옷을 입고 있었는데도 교사들이 얼마나 무관심했으면 이렇게 멍이 들었는데도 알지 못했겠나? 산청군과 진주교육대학에서 하는 교육이라 안심하고 아이를 보냈는데 도대체 앞으로는 어디를 믿고 아이들 교육을 보내나?"며 원망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캠프에 다녀온 후 아이가 몸무게가 5kg이나 줄었다. 폭력이 있은 후부터 지속적으로 설사를 계속했다는데 지금까지도 마찬가지다. 장염도 아니고 이게 모두 스트레스 때문이 아니겠나? 아이의 기가 많이 죽었다. 재발방지책을 마련해달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군 관계자는 "보조사업자 신청이 한 곳 밖에 없었고 초등교사를 양성하는 교육대학이라 사실상 믿음이 있었는데 실망스럽다"며 "학생들 간에 일어난 폭력사태라지만 상황보고의 지연 등 제반 사항과 관련해 철저히 조사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청경찰서 관계자 또한 "학폭신고센터를 통해 신고가 접수가 돼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는 중이며, 조사 후 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 말했다.

한편, 산청군은 지난 6월 여름방학 기간인 7월과 오는 2018년 1월 겨울방학 기간에 맞추어 2017년 서민자녀 맞춤형 교육지원 보조사업의 일환으로 영어캠프와 자기주도학습 및 진로캠프 보조사업자를 공모해 총 예산액 2억6000만원 한도로 진주교육대학교 부설 평생교육연구원을 선정했다.

지난 7월 31일~8월 19일(중학생은 8월 12일까지 2주간)까지 실시된 이번 영어캠프는 사업비 1억4950만원(정산 전)의 규모로 산청군 시천면 소재 한국선비문화연구원에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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