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질환 추이

매년 7월 28일은 '세계 간염의 날(World Hepatitis Day)'이다. 2010년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해 제정된 전 세계적인 간염 건강캠페인으로, B형간염 바이러스를 발견한 블룸버그 박사를 기리기 위해 그의 생일인 7월 28일로 정해졌다.

지난해 10월에 발표된 '2015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2015년 한 해 동안 만성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인원은 약 1439만 명에 이른다. 그 중 간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인원은 약 149만 명으로 고혈압(약 571만 명), 신경계질환(약 274만 명), 정신 및 행동장애질환(약 263만 명), 당뇨병(약 252만 명)에 이어 다섯 번째로 많은 환자 숫자를 보였다.

이는 2014년 약 147만 명보다 약 1.7% 정도 증가된 수치이며, 환자 수가 늘어남에 따라 진료비 역시 대폭 상승했다.

주의가 필요한 B형 ‧ C형 간염

다양한 간질환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B형, C형 바이러스에 의한 간염이다.

A형 간염은 만성 간염으로 진행되지 않고 한 번 앓고 나면 면역이 생겨서 재발하지 않지만 B형, C형 간염은 만성 간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B형 간염은 유전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전염이 아닌 ‘감염’으로 증세가 나타난다.

감염된 혈액이나 체액을 통해 전파되는데, 아이를 출산할 때 산모가 B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일 경우 수직 감염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이때 신생아는 ‘감염자’가 아니라 ‘보균자’가 되는데, 출산한 아이를 곧 바로 치료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출산 시 수직 감염을 막기 위해 B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라면 임신 전 B형 간염 백신과 함께 면역글로불린을 접종해야 한다.

B형 간염에 걸리면 피로, 구역, 소화불량, 황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C형 간염도 B형 간염과 마찬가지로 비위생적인 주사바늘, 면도기 등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

또 C형 바이러스 오염 혈액을 걸러내는 시스템이 없던 1990년대 초반 이전 수혈을 받았거나 불량한 위생 환경에서 문신을 하거나 주사제를 쓰는 등의 경우에 감염된다.

하지만 절반 이상은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바이러스 보균자로 발견된다.

C형 간염에 감염될 경우, 오한과 발열 등 독감과 비슷한 증세가 나타나며, 황달 등의 증세도 나타날 수 있다. C형 간염은 A형, B형 간염과 달리 아직까지 백신이 없어 예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B형 간염 지고, C형 간염 뜬다.

고령사회를 맞으면서 전통적으로 한국인의 간을 괴롭혔던 B형 간염 바이러스가 지고, C형 바이러스가 뜨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B형 간염은 한때 성인의 10%가 보균자일 정도로 심각했으며, 40대와 50대에 간경변과 간암을 일으켜 그동안 많은 이를 희생시켰다.

그러다 1980년대 중반 이후 B형 간염 백신이 보급되면서 보균자가 급속히 감소, 현재 30대 이하에서는 1%도 안 된다.

B형 파도를 넘자 이제 C형 바이러스가 기다리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C형 바이러스 보균자는 40대에 100명 중 한 명(0.9%)에 불과하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점점 올라 60대에 1.5%, 70세 이상에서 2.4%에 이른다.

한 해 진료 인원만 4만 5,000여 명이다. 예전 같으면 수명이 짧아 C형 간염 바이러스가 문제를 일으키기 전에 사망했기 때문에 환자가 드물었으나 수명이 늘면서 C형이 고령사회의 새로운 복병으로 등장했다.

70세 이상에서 간암 발병 원인은 B형보다 C형이 더 많다.

C형 바이러스는 B형보다 천천히 간을 망가뜨려 뒤늦게 주로 60세 이상에서 간경변과 간암을 일으킨다.

감염자의 20%에서 간경변이 오고, 그 10명 중 한 명은 사망에 이른다. 간경변이 올 때까지는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모르고 지내다 뒤늦게 간경변 말기 진단을 받는 경우도 꽤 있다.

그럼에도 C형 간염에 대한 경각심이 없어 감염 여부를 검사하는 사람이 적다.

지난해 간학회가 성인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C형 간염 바이러스 검진율은 10.4%에 불과했다. C형 바이러스 감염 여부는 혈액검사로 하며, 조기 발견해 치료하면 완치율이 70~80%에 이른다.

따라서 40세 이상이라면 반드시 C형 간염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B형 ‧ C형 간염, 간암의 최대 위험 요인

간암은 발생과 관련된 위험인자가 다른 암들보다 잘 알려져 있다.

만성 B형 또는 C형 간염, (모든 원인의) 간경변증, 알코올성간 질환, 비만이나 당뇨와 관련된 지방성 간 질환, 그리고 아프리카 등지에서는 특정 곰팡이류가 만들어내는 발암물질 아플라톡신 B 등이 간암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2014년 대한간암학회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간암 환자의 72%가 B형 간염 바이러스, 12%가 C형 간염 바이러스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9%가 알코올, 4%가 기타 원인과 연관이 있었다.

정기적인 건강검진이 무엇보다 중요

우리나라 40~50대 중년 남성의 사망 원인 1위가 간 질환을 차지할 정도로 간 질환은 중년 남성의 건강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

B형 간염 유병률이 상당히 줄기는 했지만, 아직도 간경변증과 간암의 최대 원인이다. 또 C형 간염과 알코올성 간 질환, 그리고 최근 중요성이 부각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도 간 건강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간 질환이다.

따라서 이러한 간 질환을 평소에 예방하기 위해선 생활습관 교정 및 정기적인 건강 체크가 필수다.

특히 A형 간염은 급성 간염의 대표적인 원인이다. 그러나 국내 간암 발생 원인을 분석하면 70% 정도가 B형 간염이 원인이고 C형 간염이 그 뒤를 잇는다.

따라서 이러한 바이러스 간염에 걸려 있는지 여부와 항체가 있는지를 검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A형 간염은 2회, B형 간염은 3회에 걸쳐 백신을 접종하면 간염 바이러스 감염을 막을 수 있다.

C형 간염의 경우 아직 백신이 개발되지 않았지만, 적절히 치료하면 완치할 수 있으므로, 성인들은 생애 적어도 한 번은 C형 간염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한국건강관리협회 부산건강검진센터 김순관 원장은 "B형과 C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와 환자들은 정기적으로 반복해서 검사를 받아 조기 발견 및 조기 치료해야 한다"며 "보균자 및 환자 중 여성은 40세, 남성은 30세 이후 6개월마다 혈액 검사인 간기능검사와 종양표지자 검사인 알파 피토프로테인(AFP) 그리고 상복부 초음파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도움말 : 한국건강관리협회 부산건강검진센터 김순관 원장]

*[자료제공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지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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