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소방서 동홍119센터 소방장 김미애

▲ 서귀포소방서 동홍119센터 소방장 김미애.

폭염특보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자꾸 인상이 써지고 짜증 부려지는 것을 보면 ‘여름이니까!’하고 웃으며 버티기에 나의 인내심은 그리 높지 않은 것 같다. 기온이 높을수록 더 더운 것은 상식이지만 체감더위는 기온과 항상 비례하는 건 아니다. 온도가 낮더라도 온도가 높은 날보다 더 덥게 느껴지는 경우가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원인은 바로 습도, 대기 속 물방울의 많고 적음이 체감온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이유이다. 더운 날씨가 기온과 습도 변화에 따라 일반 사람들에게 어떻게 느껴지는지를 열지수라는 지표로 나타내는데, 기온 32.2도에 상대 습도가 70%인 날 체감 열지수는 무려 41도에 달한다.

반면 같은 기온에 상대습도가 20%일 때 체감 열지수는 30.5도로 훨씬 시원하게 느껴질 수 있다.(참고:다음백과 열지수표) 이는 높은 습도로 인해 피부에서 열이 증발하는 것을 방해해 체온이 상승하게 되기 때문이다.

기온이 높지 않아도, 날이 흐려도, 습도가 높은 날이 지속되면 열사병, 열탈진, 열경련 등 온열질환 환자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나는 구급활동을 하면서, 높은 기온이 지속되지 않은 날이었으며 환자가 야외활동을 하지 않았음에도 집안에서 열탈진 등으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했던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렇게 출동 했던 몇몇 현장의 환경이 환기가 잘 되지 않고 매우 습했던 것을 기억한다.

그러므로 폭염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냉방보다 습도를 낮추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습도를 낮추기 위해서 제습제를 두고 난방을 하고, 제습기, 에어컨을 사용하는 방법들도 있겠지만, 재활용을 활용해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을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이 방법은 최근 TV 프로에서 소개되어 본인도 즐겨하는 쉬운 방법인데, 바로 페트(PET)병을 이용하는 것이다.

사용 후 빈 페트병에 물을 채워 얼린 후 베란다, 거실 방 등에 놓아두면 되는 간단한 방법이다. 얼린  페트병 여러개를 통에 담아 두면 기온도 내려가고 습도도 낮추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지난해 우리 제주도의 온열질환자 발생은 109명(사망 1명)으로 ‘15년 38(사망 0)명에 비해 153%나 상승했으며 이는 100.7%인 전국 상승률을 훌쩍 뛰어 넘는 수치이다.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각 기관 및 자체단체에서는 무더위 쉼터를 지정하여 시원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폭염 순찰을 시행하고 수시로 폭염관련 안내방송을 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개개인이 주의하지 않으면 올해도 많은 온열질환자가 발생 할 것이다.

부디 경각심을 갖고 나와 내 가족의 환경은 물론 소외된 주변 이웃에도 관심을 기울여 자주 살펴보며 우리 모두 시원하고 건강하게 폭염을 이겨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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