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연, 결항과정에서 보여준 갑질대응 논란

(서울=국제뉴스) 이성범 기자 = 지난 1일 새벽 01시 35분 베트남 다낭발 인천행 LJ060의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연료게이지의 고장으로 수 차례의 지연을 반복하며 결국 결항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진에어의 나 몰라라 대응과 거짓말 등이 도마에 올랐다.

결항결정 날 때까지 장시간 승객들 방치

이번 LJ060편에는 15개월 젖먹이부터 한팀으로 여행 온 14명의 70대 노인들까지 다양한 승객들이 있었지만 항공사측의 배려나 제대로 된 후속조치는 취해지지 않았다. 지연이 반복되는 4시간 동안 승객들은 배고픔과 추위, 피곤함, 그리고 불안함에 떨어야 했다. 이미 짐을 부쳐버린 가벼운 옷차림의 대다수 승객들은 공항에서 나오는 세찬 에어컨에 아무런 대책 없이 장시간 노출되었다.

▲ 지연이 반복되면서 지친 승객들이 공항 여기저기 아무렇게 잠을 청하고 있다

이에 승객들이 보온을 위해 항공사측에 담요를 요구했지만 규정상 제공되지 않는다는 답변을 들었다. 저가항공에서 제공되는 서비스가 아니기에 몇 몇 승객은 유상으로 구입을 하겠다고 했으나 기내에 3장밖에 없다며 거절을 했다. 특히 15개월 유아와 함께 온 아이의 아버지는 최소한의 안전도 책임지지 않는 항공사의 태도에 분노가 치민다고 했다.

이밖에도 언제 출발할지 몰라 기내식을 제공할 수 없다는 답변을 하는가 하면 공항대합실에서 기다리는 동안 생수 한 잔씩 제공받은 게 전부였다. 결국 날이 밝은 새벽 5시40분경 결항결정이 이뤄졌으며 약 30분간의 항의 끝에 항공사에서 마련해준 숙소로 이동했다.

항공권 좌석번호 찍은 사진 가족에게 보내서 만일을 대비한 승객

반복되는 지연속에서 무작정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지자 한**씨(경기.여)를 포함한 일부 승객은 비행기가 고쳐져도 불안해서 못 타겠다며 현재 비행편을 취소하고 다른 항공편으로 예약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현지 직원은 결항이 아닌 지연이기 때문에 환불을 해 줄 수 없고 자비로 취소수수료 부담하고 재 예약 하라고 말한 걸로 전했다.

현재 소비자분쟁해결기준 항공권 일부 미 사용시에 따르면 항공권 구입금액에서 사용구간 적용운임 및 취소수수료를 공제한 차액을 환급하라고 명시하고 있다.

▲ 두려움이 극에 달한 한 승객이 항공권을 찍어 한국에 있는 가족에게 보냈다.

◆ 인천에서 오고 있다던 대체항공편,,,결국 거짓말로 들통

현지 공항사정상 이미 출국을 위해 법무부 출국심사를 마치고 대기중인 상황이라 현실적으로 재예약이 힘들뿐 아니라 시간상 다른 항공기를 이용하기도 힘든 시간임을 인지한 한씨는 결국 대안이 없어 "혹시 사고가 날까봐 가족들에게 항공권 좌석번호가 찍힌 사진을 보냈다. 혹시 사고가 나면 보고 알아서 대처해 달라"는 의미라고 했다.

LJ060편은 애초에 지연출발을 예고한 상태였다. 처음 1~2회의 지연이 이뤄지는 동안 진에어측에서는 연료 주입중이니 조금만 기다리라고 했다가 한 시간 후 왜 탑승을 안 하냐고 항의하자 그때서야 연료게이지에 문제가 있다고 답변했으며 안전하니까 탑승해도 문제없다고 했다.

하지만 4시간 넘게 공항대합실에서 무작정 기다리던 승객들은 총5회로 지연이 늘어나면서 몇몇 승객들이 불안하다며 대체편을 요구했다. 이에 결항이 결정된 새벽 5시40분경 한국에서 대체편이 오고 있다고 다낭 현지 직원이 말했지만 그날 오후 이 얘기는 거짓인걸로 들통 났다.

▲ 같은날 오후 인천행 비행편이 LJ060편인것으로 확인되었다

당일 오후 4시5분 돌아가는 항공기에 탑승하던 한 승객은 LJ060이라는 편명을 보고 "대체편 아니죠?!" 라고 물었던 것. 이에 해당직원은 문의한 승객에게 안전점검결과 이상 없으니 안심하고 탑승하라는 안내와 사과를 했지만 이 부분에 대한 기장과 승무원의 공식적 발표는 없었으며 이미 신뢰가 추락한 승객들은 두려움 속에 장시간의 비행을 했다. 결국 해당 비행기는 부품만 교체한 채 운항한 것으로 밝혀졌다.

책임지지 않으려는 진에어의 갑질에 분노한 승객들

사건 당일 6월 1일은 목요일로 새벽 1시30분 다낭을 출발해 인천에 7시경 도착하는 비행편이었다. 시간이 평일인 만큼 귀국과 동시에 출근길에 올라야 하는 직장인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기약 없는 지연사태로 일정에 차질을 우려한 많은 직장인 승객들은 진에어에 지연공문서를 발급해줄 것을 요구했다. 많은 수의 승객들이 이메일을 적어 항공사측에 전달했지만 받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게다가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든 당사자인 진에어는 지연공문서를 발급해주며 ‘본 확인서 발급사실로 당사의 책임이 인정되지 않으며 어떠한 법적 책임도 없다’ 라는 황당한 문구를 넣었다. 이를 받아 한씨는 사람 우롱하는 것도 정도껏 해야지 장난하는 거냐? 라고 목소리를 높여다.

또한 피해보상에 대한 문의를 하자 다낭 현지 직원은 인천공항에 항공사 자체적인 피해구제창구가 마련될 예정이며 거기서 알려드리겠다 라고 했지만 구체적인 절차에 대한 안내는 없었으며, 심지어 인천 도착 후 짐을 찾는 순간까지 피해보상에 대한 안내는 단 한 마디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강**씨(서울.여)는 이야기 했다. 현재 160명의 승객 중 63명이 피해구제신청을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했으며 조만간 소비자원에 집단분쟁조정을 신청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 승객 안전보다 회사의 이익이 우선인 진에어

일부 승객들은 이미 진에어가 안전상의 문제를 알고 있었던 것 같다고 지적한다. 그 이유로 처음부터 15분 지연출발이라는 공지가 있었던 상태였고 연료를 채우는 과정에서 계기판에 문제가 있다는 걸 예로 들었다. "세월호 이후 많은 사람들이 안전의식이 높아졌는데 기다리라고만 한다, 만일 심각한 상태라면 빨리 결항결정을 내리고 공지를 하면 수용하겠다. 안전상의 문제를 볼모로 잡고 승객을 대기시키지 말라" 라고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추가로 덮을 담요나 옷가지도 없는 상태에서 15개월짜리 젖먹이를 품에 안고 안절부절하며 지방에서 현직 경찰관으로 근무한다던 한 승객은 "업무상 과실치사혐의로 고발을 하겠다"며 울분을 터트렸으며, "진에어는 사고가 나면 수익이 줄거나 이미지에 잠깐 타격이 있겠지만 우리는 생명과 직결된 거라 너무 너무 겁이 났다"라고 당시를 회상하며 한 승객은 말했다.

내용확인을 위해 진에어 확인 결과, 공항 지연과정에서 음료를 제공했으며 담요는 제공되지 않는 저가항공의 특성상 3,4장 보유했으며 원하는 승객에게 유상으로 판매했다고 밝혔다. 또한 대체편 관련 부분에선 동일 비행편을 수리하여 재 운항하였기 때문에 결항이 아닌 장시간 지연이라고만 할뿐 대체편을 보냈다는 부분에 대한 답은 하지 않았다.

진에어는 이번 다낭발 연료게이지 문제 결항사건에 이어 11일 여압장치 이상으로 15분만에 제주공항으로 회항하는 등 이달 들어서 벌써 두 번의 정비로 인한 문제가 발생했다.

피해보상을 위한 대책과 조치를 묻는 질문에는 늦은 시간에 도착했기 때문에 각 지역별 버스를 운행했으며 지방 승객을 위해 가까운 호텔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승객들이 원하는 피해보상에 대해선 별다른 답변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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