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뉴스) 이형노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이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국민대차대조표'를 분석한 결과, 대표적 불평등지수인 자본/소득 배율이 8.28배 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정부 4년 동안 부동산 등 자산가격 상승이 국민소득 증가율보다 높았기 때문이다.한국은행의 '2016년 국민대차대조표'에 따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산은 7539조원에 달한다.

가구당 3억 6779만원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정부가 보유한 순자산은 3361조원으로 이 둘을 합한 국부는 1경 900조원에 달한다.

피케티 방식을 따라 해당 년도 자본의 감가상각을 더하여 국부를 산출하면 1경 1185조원에 달한다. 연말 잔액을 평잔 개념으로 계산하면 1경 911조원이다.

한편 피케티가 정의하는 소득의 개념은 국민총소득(GNI)에서 자본의 감가상각을 제외한 국민순소득(NNI)으로 2016년 기준 1318조원이다.

따라서 국부를 국민소득으로 나눈 자본/소득 배율은 2016년 기준 8.28배에 달한다. 이는 최근 선진국 수준인 4~6배는 물론이거니와, 일본과 스페인의 부동산 버블이 정점이던 때보다 더 높은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자본/소득 배율은 1996년 5.98에서 지난 20여 년 동안 2.3만큼 상승했다.자본/소득 배율이란 한 나라에 존재하는 모든 부의 가치를 1년 동안 그 나라 국민들이 벌어들인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불평등 연구로 유명한 프랑스의 피케티 연구에서는 베타(β)값으로 부른다.통상 이 비율이 높을수록 자본에 비해 노동이 가져가는 몫이 줄어든다.또한 자본소득은 노동소득에 비해 더 불평등하게 분포되어 있으므로, 개인별로도 소득과 부의 분배가 모두 악화된다.

이 비율이 높으면 한 사회에서 평균적인 소득을 올리는 사람이 평균적인 부를 쌓는데 그만큼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뜻으로, 자산 분포가 불평등하다는 것을 함의한다. 즉 소수가 고가의 자산을 많이 점유하고 있다는 말이다.

피케티의 분석에 따르면, 이 비율은 18~19세기 유럽에서 최고치인 6~7배 수준에 달했다. 선진 8개국의 역사적 데이터를 통해 계산한 이 비율은 1970년대에 2.5~4배 수준에서 2010년에는 4~6.5배까지 상승했다.

이 비율은 일본에서 부동산 거품이 정점에 달한 1990년에 6.99배까지 상승했고, 스페인의 경우에는 2007년에 8.19배까지 상승했다. 그 이후 이 비율은 점차 내려가 2010년 일본과 스페인의 경우 각각 6.16배, 7.6배까지 떨어졌다.

우리나라에서 이 비율이 매우 높게 나오는 것은 일차적으로 국민소득 대비 토지자산의 비율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2016년 말 기준 우리나라의 토지자산 총액은 전년보다 410조원(6.2%) 늘어난 6,981조원으로 집계되었다.

작년에 늘어난 국부(715조)의 57.3%가 토지자산 증가에서 비롯됐고 박근혜 정부 4년 동안 토지자산은 21.9% 증가해 1254조원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GDP 대비 토지자산 규모는 4.26배로 다른 선진국에 비해서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일본, 프랑스, 호주 등은 2.4~2.8배, 캐나다와 네덜란드는 각각 1.3배, 1.6배 수준에 불과하다.

또 다른 이유로는 선진국에서 정부의 자본/소득 비율이 대부분 1.0 이하인 것에 비해 우리나라의 동 비율이 2.65로 매우 높기 때문이다.

이에 제윤경 의원은 "한국의 자본/소득 배율은 다른 선진국보다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이는 대부분 토지 등 부동산 가격이 지나치게 높은 것과 관련이 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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