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국제뉴스) 박진영 기자 = "제가 정치를 하게 될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옳은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이렇게 경기도의회에 들어와 3선을 하고 이제는 의장까지 되었습니다."

민주당이 가장 어려웠던 제7대 경기도의회 때 도의원을 시작한 정기열 경기도의회 의장(더민주, 안양4)은 초선시절에 본회의장 문을 걸어 잠그고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과 대치하면서 어렵게 의원 생활을 시작한 시절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 정기열 경기도의회 의장(사진=박진영 기자)

"그당시 더민주는 소수당으로 가장 힘든 시기였습니다. 지난 의정생활동안 공부도 하고 삭발과 시위도 하는 등 많은 정치적 난관들이 있었지만, 지금 이렇게 의장직을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 원동력은 경기도민과 지역주민들의 끊임없는 성원과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 같습니다."라며 정 의장은 경기도민과 지역주민에게 먼저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

의장에 선출되자 차기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정기열 의장은 젊은 시절 현대자동차 영업을 시작했다. 자동차 세일즈맨을 10여 년 동안 했다. 2018년 도의원 임기가 끝나면 정 의장은 일상으로 돌아가 내년 7월1일자로 현대자동차 영업사원으로 복직하게 된다.

"저는 충남 아산에서 올라와 정치에 입문했습니다. 세일즈맨이든 정치인이든 제 직업에 대해 주변을 전혀 의식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제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라며 정기열 의장은 직업관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가볍게 밝히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 2018년 지방선거 불출마 선언에 대해

"저는 의장직에 선출되자마자 다음에 치러지는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이유는 다음 선거 출마에 대한 목표가 있게 되면 개인적인 욕심을 채우기 위해 중앙당의 눈치를 보게 되고, 그렇게되면 남은 임기동안 의장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앞으로 다시 도의원에 출마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도민들과 지역주민들에 대한 애정이 있어 행정에 대한 역할을 하기 위해 시장 출마를 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지만 지금은 경기도의회 의장으로 임기를 잘 마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일단은 회사로 복직할 생각입니다. 자동차 세일즈를 다시 시작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역시도 내게는 도전입니다. 제가 정치에 도전했듯이 과거의 직업으로 돌아가는 것도 도전이라 생각합니다. 그 도전을 하기위해 지금도 끊임없이 제 자신에게 주문을 걸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정치를 그만두고 회사로 복직한다고 하니 가족들이 무척 좋아합니다."

▲ 정기열 경기도의회 의장이 유럽순방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사진=박진영 기자)

- 유럽순방에 대한 성과는

"이번 유럽순방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유럽인들은 정말로 직업에 대한 귀천이 없는 것 같습니다. 또한 자기 직업에 대한 자긍심도 대단하고 당당하고 특히 주변을 의식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식당에서 일하는 웨이터, 길에서 노래하는 예술인, 빠에서 술파는 사람, 청소하는 사람, 호텔 로비에서 일하는 사람, 양복을 입고 넥타이 멘 회사원 등 어느 누가 됐든 자기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었으며, 서로의 직업에 대해 존중하고 서로의 직업에 대해 관심을 두지 않으며 오로지 자신의 직업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와 비교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공무원 되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고 있는 우리의 상황과 너무 달랐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가야할 길에 대한 답을 유럽인들이 알려주는 것 같았습니다. 의장임기가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가면 더욱 더 제 직업에 대해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방문지는 스페인과, 스위스 그리고 프랑스였습니다. 모두 훌륭한 지방분권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국가들입니다. 스위스는 기초연방에서 주민들에게 필요한 살림살이의 모든 것을 처리하고 있으며, 중요한 사안은 연방이 기초의회의 동의를 얻어 실시하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헌법에 지방분권형 국가임을 명기할 정도로 지방분권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우리나라도 이번에 촛불혁명을 통해 새정권을 창출하긴 했으나 아직 완전한 지방분권형 국가는 아닙니다."

"이 나라들의 공통점은 주민들이 직접 정치를 한다는 것입니다. 주민들의 의견들이 고스란히 중앙에 반영됩니다. 연방정부에서 주요 사안에 대해 지방주의회가 처리를 요구하지만 민생은 주의회(지방)에서 처리합니다. 만약 연방정부에서 지시를 내려도 주민투표에서 반대를 한면 수용이 안됩니다. 그래서 연방법보다 주민법이 우선으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 경기도의 문제는 중앙에 의해 너무 좌지우지 되는 것이 많다는 것입니다. 중앙정부에서의 지시는 경기도의 여러 현실과 맞지 않는 것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자치권에 우선하는 지시보다는 지방현실에 맞는 협치가 될 수 있어야 합니다. 앞으로 헌법 개정을 할 때 이런 문제, 즉 각자 지방에 맞는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지방분권형 개헌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래서 다음 개헌 때 지방분권이 명시 될 수 있도록 제 나름의 역할을 할 생각입니다. 그래야 국민들이 직접 정치를 할 수 있는 방법들이 지금보다 한 단계 더 성숙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 정기열 경기도의회 의장이 일자리 창출 해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박진영 기자)

- 일자리 창출의 해법은 

"외국인 노동자 중에 코리안 드림을 꿈꾸면서 한국에 들어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중소기업에서는 더 많은 외국인을 고용할 수 있도록 '외국인할당제'를 폐지해 달라는 목소리도 큽니다. 이런 현상은 우리 젊은이들이 중소기업에 안가려고 하기 때문에 생깁니다. 실제 중소기업은 인력이 모자라고 대기업은 넘쳐나는 현상만 잘 해결해도 일자리창출과 취업문제는 어느 정도 안정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인력채용 문제에 대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소기업의 여건을 개선해 젊은이들이 중소기업을 선호할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정치인과 기업인이 만들어가야 할 우리의 상황인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제규모는 세계 7위권 입니다. 이정도 규모의 경제권이라면 공공부문에서 일자리를 더 늘려야 합니다. 비율상 현행 7%에서 15%로 더 늘려야 적정비율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공공부분에서 비정규직도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공기업에서 정규직 전환을 하지 않으면서 민간기업에게만 정규직 전환을 강조할 수는 없습니다. 전체적으로 직군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치와 경제가 동시에 움직여야 합니다."

"또한 '사회적협동조합'이나 '사회적기업' 등 장애인을 포함한 사회적 약자층이 운영하는 기업에도 더 많은 관심을 갖을 계획입니다. 앞으로 나아가는 것에 대한 결정은 늘 어렵고 힘든 일이지만 이겨내야 할 때 잘 극복해야 개인과 국가의 미래가 밝지 않겠습니까?"

▲ 정기열 경기도의회 의장이 정치 입문당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박진영 기자)

- 언론에 하고 싶은 말은

"경기언론이 중앙언론과 맞서는 언론이 됐으면 합니다. 이것도 하나의 자치분권이라고 생각합니다. 중앙에 예속된 것이 아니라 경기도 언론인들의 손끝에서 펼쳐지는 그 필체로 경기도를 자랑하고 경기도를 반석위에 올려놓고 경기도를 17개 광역시·도를 넘어서 세계적인 경기도를 만들어 주는 가교 역할을 해주길 바랍니다. 이렇게 되면 향후 경기도에서 대통령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워싱턴포스트지처럼 큰 언론이 경기도에서 생겨나고, 그로 인해 언론, 경기도, 경기도의회 그리고 도민이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아무튼 경기도의회에서 활동하는 언론인들의 역할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끝으로 정 의장은 인터뷰 말미에 적폐청산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청산은 매우 힘든 일 입니다. 하지만 청산할 것은 청산해야 합니다. 특히 구조적으로 적폐를 만드는 사회적 시스템은 하루빨리 청산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그러나 인적청산은 과거의 상황을 들여다봐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과거 관례적으로 벌어졌던 일이 지금은 죄가 될 수도 있고,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으로 남기도 합니다. 이런 일에 대해서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적청산 보다는 적폐를 만드는 사회적 시스템을 청산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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