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객사 앞 충경로 600m 구간 ‘사람의 거리’로 운영
(전주=국제뉴스) 이승희 기자 = 자동차만 가득했던 전주시내 중심도로가 차 없는 사람의 거리가 되면서,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웃음소리로 가득 채워졌다.
전주시는 10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객사 앞 관통로 사거리에서 다가교 사거리까지 충경로 600m 구간의 차량을 전면 통제하고, 차가 없는 차도를 사람과 생태, 문화로 채우는 '차 없는 사람의 거리'로 운영했다.
1997년 프랑스 서부 항구도시인 라로쉐에서 시작된 '차 없는 날'은 2200여 개 도시에서 함께하는 캠페인으로, 전주에서 이와 같은 행사가 열린 것은 지난해 11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이날 자동차가 사라진 대로 위에서는 행사장을 찾은 수많은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 오감을 자극하는 다양한 문화행사, 환경과 안전을 생각하는 볼거리로 가득했다.
참가자들은 마치 골목길을 걸어 다니듯 전주도심 한복판 대로를 여유롭게 걸으며 다양한 거리 공연 및 이벤트를 즐겼다.
주요 프로그램은 돗자리·중고장터, 넵킨공예·리본, 핸드도자기 체험, 불법주정차가 통행에 미치는 불편함을 시민 스스로 인식하고 불법 주정차된 차량에 포스트잇 붙이기 퍼포먼스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졌다.
또한, 미끄럼 에어바운스는 행사장을 찾은 어린이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었으며, 전통시장 상품권이 상품으로 걸린 가족대항 대형 제기차기와 2인 대형 젠가대회는 상품권을 획득하기 위한 가족·친구간의 단합된 모습으로 그 열기가 뜨거웠다.
특히, 시민 100여명이 잔디 조각을 가지고 있다가 동시 신호에 맞춰 차도 위에 100m 가량의 푸른 잔디 길을 만들고, 그 길을 함께 걷는 '사람의 길, 녹색의 길 퍼포먼스'는 전주시가 추구하는 '자동차차보다 사람이 우선인 생태도시' 등의 의미를 알리는 이번 행사의 으뜸 퍼포먼스로 손꼽혔다.
이밖에, 이날 차 없는 사람의 거리에서는 걷다가 힘든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며 거리를 무대로 진행된 각종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도로 곳곳에 100여개의 알록달록한 파라솔도 설치됐다.
전주시 시민교통본부 관계자는 "하루 차도를 비운다고 환경이 좋아질까라는 생각을 지닌 사람들이 여전히 많지만, 행사에 참여한 수많은 사람들을 바라보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의식이 조금씩 바뀌어 간다면 큰 변화도 그리 멀고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라며
"원도심 차도 위를 사람과 문화, 생태로 채우는 차 없는 사람의 거리 행사를 정례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