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의 기다림, 최고의 피아니즘을 마주할 순간!

▲ 폴란드 라디오 선정 최고의 '마주르카상'을 받은 피아니스트 라파우 블레하츠 (사진=마스트미디어 제공)

(서울=국제뉴스) 강창호 기자 = 2005년 쇼팽 콩쿠르 우승과 동시에 특별상 4개 부분을 최초로 모두 석권하며 혜성처럼 등장한 라파우 블레하츠가 우승 후 12년 만에 드디어 첫 내한 공연을 가진다. 당시 쇼팽 콩쿠르는 사상 최초로 한국인 연주자 세 명(손열음, 임동민, 임동혁)이 파이널 라운드에 진출함으로써 한국의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로 하여금 시차를 극복하고 밤낮으로 추이를 지켜보게 한 대회였다. 더욱이 임동민, 임동혁 형제가 공동 3위에 올라 화제를 모았던 당시 콩쿠르에서 블레하츠가 우승을 차지하면서 한국 팬들에게는 누구보다 낯익은 아티스트이다. 그는 콩쿠르 이후 공연과 투어보다는 피아노 연구에 더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혀 번번히 내한공연이 이뤄지지 못했고, 이를 12년 동안 기다려왔던 한국 관객들의 기대는 더욱 높아졌다.

 

콩쿠르 이후 보여주는 그의 피아니즘은…

화려한 스타 피아니스트이기 보다는 거장에 가까운 모습을 느끼게 한다. 블레하츠는 젊은 연주자답지 않게 감정의 휩쓸림과 과장된 해석 없이 외적 표현을 극도로 절제하는 거장다운 연주로 전 세계 클래식 팬들을 매료 시켰다. 폴란드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태어나 어릴 적부터 교회에서 오르간을 연주하고 대학에서 철학 및 음악미학을 공부한 그의 삶은 연주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그의 겸손하고도 내면적인 감성은 안정되고 절제된 연주로 표현되어 깊은 원숙함마저 느끼게 하고, 마치 자연과 같이 목가적이면서 숭고한 음색을 선보인다.

▲ 폴란드 협회 선정 최고의 '폴로네이즈상'을 받은 라파우 블레하츠 (사진=마스트미디어 제공)

라파우 플레하츠 Rafał Blechacz

2005년 10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있었던 제 15회 국제 쇼팽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세계 무대에 등장한 블레하츠는 우승을 비롯해 마주르카, 폴로네이즈, 협주곡, 그리고 소나타 상까지 네 개의 모든 특별상을 휩쓸었다.

1985년 폴란드 나크워 나트 노테치옹에서 태어난 그는 5살 때 피아노 레슨을 받기 시작하였고,  비드고슈지의 아더 루빈스타인 주립 음악학교 입학해 피아노를 공부했다. 2007년 5월에 비드고슈지의 펠릭스 노워위스키 음악 아카데미를 졸업했고, 카타지나 포포바 지드론을 사사했다. 모국인 폴란드와 세계 각지의 콩쿠르와 음악 페스티벌에 참가해 여러 차례 수상했다. 그 중 가장 주목할만한 수상은 1996년 제13회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 콩쿠르에서 1위와 그랑프리 수상, 2002년 제5회 '아더 루빈스타인 기념' 인터내셔널 영 피아니스트 콩쿠르 2위, 2003년 제 5회 하마마츠 국제 피아노 콩쿠르 2위 등이 있다.

2005년 바르샤바에서의 영광은 그에게 전 세계 유명 콘서트홀의 문을 열어주었다. 런던의 로열 페스티발홀, 위그모어홀, 베를린 필하모니, 프랑크푸르트의 알테 오퍼, 뮌헨 헤라클레스홀, 슈투트가르트의 리터할레, 비엔나 무지크페라인, 취리히의 톤할레, 암스테르담의 콘체르트허바우, 파리의 살 플레엘, 브뤼셀의 팔레 데 보자르, 뉴욕의 에이버리 피셔홀,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 등 저명한 장소에서 공연하였다. 또한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페스티발, 스위스 베르비에 페스티발, 프랑스 라 로크 당테롱, 독일의 클라비에 페스티발, 미국의 길모어 페스티발 등 유명 음악 페스티발에서 지속적으로 블레하츠를 초청하고 있다. 그의 등장은 세계 각지의 비평가들의 열광과 호평을 불러왔다. 그는 세계 유수 오케스트라와 권위 있는 지휘자들과 공연했는데, 발레리 게르기예프, 미하일 플레트네프, 샤를 뒤투아, 데이비드 진먼, 마렉 야노프스키, 예지 마크시미우크, 다니엘 하딩, 파보 예르비, 파비오 루이지, 켄트 나가노, 안드리스 넬슨스, 빅토르 파블로 페레즈, 트레버 피녹, 제르지 셈코우, 안토니 비트 등이 그들 중 일부이다.

▲ 바르샤바 필하모닉 선정 '협주곡상'을 받은 라파우 블레하츠 (사진=마스트미디어 제공)

2006년 5월 29일, 블레하츠는 음반사 도이치 그라모폰과 전속계약을 맺으며 크리스티안 짐머만의 뒤를 이어 이 레이블에 이름을 넣은 두 번째 폴란드 피아니스트로 기록되었다. 그의 첫 음반은 쇼팽의 전주곡 전곡을 담아 2007년 10월 유럽에 발매하였다. 이 음반은 발매 2주 만에 폴란드에서 플래티넘 레코드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독일 에코 클래식 상, 프랑스 디아파종상과 같은 많은 상을 수상했다. 그의 두 번째 음반은 2008년 10월에 발매한 하이든, 모차르트와 베토벤 앨범이었는데 이것은 바로 평론가와 청중들에게 대단한 찬사를 받았다. 두 음반의 성공 이후, 2010년 쇼팽 탄생 200주년을 맞아 콘체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 연주, 예르지 셈코프 지휘로 '옐로우 레이블'을 녹음했다. 이 앨범은 독일의 명망 있는 비평가상인 독일 기록비평가상을 수상하였고, 폴란드에서 발매를 하자마자 더블 플래티넘 레코드가 되었다. 같은 해 7월에는 매년 국제 음악 비평가들이 가장 예술적 성과가 큰 젊은 음악가에게 수여하는 이탈리아 시에나의 Premio Internazionale Accademia Musicale Chigiana를 수상하기도 하였다.

2012년 발매된 드뷔시, 시마노프스키의 작품으로 구성된 그 다음 앨범 역시 레퍼토리에 대한 신중한 선택과 뛰어난 연주로 인해 국제 음악 비평가들의 상당한 인정을 받았으며, 2012년에는 독일음반협회 도이치 포노 아카데미로부터 베스트 솔로 앨범으로 선정되며 Echo Klassik prize를 수여 받았고, 더불어 영국 그라모폰 매거진에 의해 그 달의 앨범으로 선정, Polish phonographic Fryderyk Award로부터 2013년 베스트 클래식 음반상을 수여 받는 영예를 얻었다.

2013년 가을, 블레하츠는 쇼팽 레퍼토리로 돌아가 7개의 그랜드 폴로네이즈를 녹음하였다. 이 앨범은 발매 첫날 gold record status를 얻었고, 곧 2013년 피아노 음악 부분 베스트 앨범으로 선정되며 독일 음반 비평가상을 수여 받았다.

2014년 1월에는 피아노 분야에서 높은 권위를 자랑하며 4년마다 가장 뛰어난 예술가를 선정하여 그의 커리어 발전을 위하여 재정적 지원을 제공하는 뉴욕 길모어 어워드 우승을 차지하였고, 2015년 2월에는 바르샤뱌 필하모닉 콘서트 중 폴란드 대통령 십자 기사 훈장(President of the Republic of Poland's medal Cavalier's Cross of the Order of Polonia Restituta)을 수여 받은 바 있다.

2017년 2월에는 바흐의 작품으로 구성된 그의 최신 앨범이 발매되었고, 음반 공개 후 포틀랜드 프레스 해럴드는 "이번 레코드에서 무엇보다도 특히, 그의 이탈리안 협주곡에 대한 해석은 명료했다"라고 평했고, 워싱턴 포스트는 '파르티타 1번'과 '예수, 인간 소망의 기쁨'에 대해 "그는 음악을 깊이 이해하고, 곡의 의미를 탐구한다. 또한 곡에 숨겨진 무언가를 밝혀내는 음악가임을 증명했다"라고 평하는 등 평단 및 관객의 극찬을 받았다.

▲  크리스티안 짐머만 선정 최고의 '소나타상'을 받은 라파우 블레하츠 (사진=마스트미디어 제공)

12년이라는 오랜 기다림의 시간을 거쳐 드디어 베일을 벗게 된, 라파우 블레하츠.

그의 첫 내한 공연은 그가 왜 쇼팽 콩쿠르의 모든 상을 석권했고, 왜 평단과 거장 피아니스트들이 이 젊은 예술가를 위대한 피아니스트로 평가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뜻 깊은 무대가 될 것이다. 라파우 블레하츠 피아노 리사이틀은 5월 31일 예술의전당 유료회원을 대상으로 선 예매가 진행되며, 6월 1일 오전 10시부터, 예술의전당 및 인터파크 티켓 예매 사이트를 통해 구매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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