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영 전주대사습놀이 이사장 인터뷰

▲ “대한민국을 대표했던 소리꾼들의 풍류 한 마당 복원할 것”

▲ "문화로 풍성해지는 현재를 잘 살 때 대한민국의 미래도 열릴 것" 

▲ 송재영 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 이사장.(사진=김대영 기자)

(전주=국제뉴스) 이승희 기자 = 조선시대부터 열렸던 전주대사습놀이는 일제의 전통문화 말살정책으로 맥이 잠시 끓어졌다가 해방 후 1975년부터 다시 열리면서 전주를 대표하는 소리꾼의 향연이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소리꾼의 등용문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붉어진 대사습놀이 시상을 둘러싼 심사위원에 대한 금품 수수 사건은 대사습놀이 권위와 명예를 땅에 떨어지게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송재영 명창이 전주대사습놀이 이사장 권한대행을 맡게 되었고, 이에 대해 일부 회원들이 법원에 제기한 ‘송재영 권한대행 직무정지 가처분신청’을 지난 2월27일 법원이 기각하면서 송재영 이사장 권한대행은 대사습놀이 정상화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송재영 이사장은 법원의 기각 결정 직후인 지난 3월말 경 이사회를 열고 권한대행에서 이사장으로 정식 추대되면서 본격적인 대사습놀이 실추된 명예회복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송재영 이사장을 만났다.

▶ 지난 4월26일 열린 징계위원회 결과를 보면 이름 있는 명창도 포함되어 있어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 전주대사습놀이를 제대로 복원하고 떨어진 권위와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성장통(成長痛)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징계 당사자들이 자신의 기득권 유지를 위해 먼저 ‘이사장 직무정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징계의 발단을 제공한 것이다. 대사습놀이가 수습 국면으로 나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분란을 야기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징계는 피할 수 없었다. 전주대사습놀이의 환골탈태를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이해하길 바란다.

그래서 징계위원회에서는 징계를 최소화하기 위해 당사자들에게 일일이 문자로 징계의 불가피성을 알리고 협조를 구했다.

 

▶ 최근 전주대사습놀이 발전 방안의 하나로 대사습놀이 조직위원회를 새롭게 꾸렸다. 소개하면.

= 그동안의 대사습놀이 심사위원 구성을 이사회에서 하다 보니, 자기 제자 밀어 주기 등 알게 모르게 계파간 안배가 있어 왔고, 급기야 지난해 금품 수수가 사실로 드러나면서 최악의 국면을 맞게 된 것이다.

그래서 전주시와 협의한 결과 조직위원회를 새롭게 꾸리기로 한 것이다. 지난 4월12일 전주 대사습놀이 조직위원회 조직위원장으로 김명곤 前 문화관광부 장관을 추대했다.

올해에 한하여 한시적으로 오는 9월에 열리게 될 대사습놀이 심사위원 구성 등 모든 준비를 김명곤 조직위원장을 중심으로 할 것이다.

또한 대사습놀이 심사위원회 구성에서 현 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 이사들은 배제하는 기준을 세웠다. 심사위원의 제자가 출전하는 경우도 배제하기로 했다. 여기에 예선과 본선은 심사위원을 다르게 구성하기로 했다.

▶ 그렇다면 오는 9월에 열릴 전주대사습놀이는 김승수 전주시장과 김명곤 전 장관을 공동 조직위원장으로 하는 조직위원회 체제로 치르게 된다. 보존회 이사회의 역할은 무엇인가.

= 대사습놀이보존회 이사회는 조직위원회가 잘 대회를 치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와 함께 전주대사습놀이 본질인 '대사습놀이 원형 회복'에 주력하겠다.

또한 그동안 전주대사습놀이가 생방송으로 진행되면서 경비는 경비대로 나가고, 시청율은 저조했던 점도 개선하려고 한다.

판소리의 대중화, 생활화로 나가는 지름길인 대사습놀이 녹화 방송을 추진해 압축본이 방영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 사실 판소리 마니아들은 대회장을 직접 찾기 때문에 판소리 마니아들을 위한 생방송은 효과가 미미하다고 본다.

전주대사습놀이가 정상 운영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소리꾼들의 국악축제가 될 수 있도록 온 몸과 온 맘으로 정성을 다하겠다.

 

▶ 9월 대사습놀이 준비와 함께 앞으로 전주대사습놀이에 대한 비전과 발전 방향은.

= 전주대사습놀이가 과거 조선시대의 원형을 복원하는 의미는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조상(祖上)들의 삶과 풍류 속에서 ‘문화로 아름다워지고 풍성해지는 현재’를 제대로 살기 위한 것이다.

이렇게 우리 시대 우리 국민들이 ‘문화로 아름다워지고 풍성해지는 현재’를 잘 살 때 대한민국의 미래도 열린다고 본다. 대사습놀이 이사장으로서 나는 백범 김구 선생이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에서 밝힌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이를 위한 가시적인 목표는 임기 중에 대사습청 건립을 추진해 전통문화 발전의 주춧돌을 놓겠다. 대사습청 건립 추진과 함께 전주대사습놀이에 대한 발전 용역과 학술적 논의를 통한 이론적 뒷받침을 마련해 대사습놀이에 대해 누구나 공감하는 '문화적 공감대'를 창출하겠다.

◆ 전주대사습놀이 유래와 역사 - 일제 식민지 치하에서도 열렸던 민족문화의 상징

전주대사습놀이는 조선중기에서 조선말에 등장한 판소리의 역사와 함께 한다. 조선을 통틀어 가장 권위 있는 소리꾼들의 등용문이었다. 조선시대 대사습놀이 행사 주체는 전주부(全州府) 통인청(通引廳)이었다.

1910년 경술국치로 나라를 일제에 강점당하게 되면서 대사습놀이는 일제의 전통문화 말살정책에 의한 강압으로 할 수 없게 되자, 고종 황제의 명으로 ‘경복궁을 지었던 궁궐목수’로 하여금 1905년 지어진 전주한옥마을 ‘학인당(學忍堂)’에서 대사습놀이를 이어가기도 했다.

학인당의 유래는 수원 백씨에게 대원군이 약속했던 '궁궐목수로 하여금 소리청을 짓게 해주겠다는 약속'을 고종황제가 기억하고 있다가, 1903년 고종 황제의 명으로 짓기 시작해 1905년 완공되었다.

일제하 학인당에서도 열렸던 대사습놀이는 그만큼 우리민족의 전통문화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대회였으며 민족문화의 상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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