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물지 않기 위해 중고 둔갑…판매가 200억원 달해

▲ 부산 기장군의 피의자 명의 무역상사 창고에 보관돼 있는 선박엔진. <울산해경 제공>

(울산=국제뉴스) 박운보 기자 = 관세를 물지 않기 위해 일본산 선박엔진(선외기) 700여대를 중고로 둔갑시켜 수입한 뒤 전국에 무자료로 유통시킨 일당이 해경에 검거됐다. 

울산해양경비안전서는 25일 특정경제범죄법(재산국외도피)와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로 수입업자 김모씨(49) 등 3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해경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013년 7월부터 일본에 처 명의의 무역업체를 차려 일본 내수용으로만 판매되는 선박엔진과 모터보트 700여대를 사들였다. 

이어 제품에 부착된 일본 내수용 스티커를 제거하는 방법으로 중고로 둔갑시킨 후 본인 명의의 국내 무역업체로 수입, 전국의 선박엔진 판매상 30명과 공모해 어민·레저객 등에게 판매했다. 이렇게 팔려나간 판매가격이 확인된 금액만 200억원에 이른다.

김씨는 1대당 1000∼5000만원을 호가하는 일본산 선박엔진을 국내로 값싸게 들여오기 중고 제품으로 위장 50% 이상 낮은 가격으로 신고하는 방법으로 1억2000만원 상당의 관세를 포탈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범죄수익금 10억원 상당을 국내 사설환전소에서 환전해 여행객을 통해 일본으로 밀반출하고, 이러한 선박엔진을 정상 유통되는 타사 제품보다 20% 이상 전국에 저가로 판매했다. 이 과정에서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지 않거나 허위 기재하는 방법으로 판매금액 130억4000만원 상당에 대해 조세를 포탈하면서 소비자들에게 보증수리가 되는 제품인양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어업 및 레저보트용으로 사용되는 선박엔진(선외기)는 정밀하고 복잡한 구조로 고장이 날 경우 반드시 제작사 전문가의 수리를 필요로 한다. 보증수리 기한은 2년으로 규정돼 있다.

울산해경은 선박엔진을 구입한 뒤 애프터서비스를 받지 못해 재산상 피해를 입었다는 피해사례가 많아지자 전담팀을 구성, 6개월간 수사 끝에 김씨 등 일당 전원을 검거했다.

이현철 해상수사정보과장은 "낮은 가격에 유혹돼 선외기를 구매할 경우 고장시에 정상적인 AS를 받지 못해 비전문가에게 수리를 맡기거나 고장난채 운항하다 기상악화시 조난을 당해 구조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저작권자 © 국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