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바로세움병원 척추센타 노현민 원장

▲ (사진제공:바로세움병원) 척추센타 노현민 원장

오랫동안 허리 통증이 있고 조금씩 아프기 시작하며 주로 잠을 자고 일어난 아침에 허리가 뻣뻣하면서 통증이 있던 회사원 정모씨.

요즘은  잠을 자다가 허리가 아파서 깨어나는 횟수가 잦다가도  일어나서 활동을 하게 되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허리의 통증이 감소되거나 사라지게 되었다. 병원을 찾은 정씨의 진단은 '강직성 척추염'이었다.

강직성 척추염이란 말 그대로 강직이란 오랜 기간의 염증 후 관절에 변화가 일어나 관절의 움직임이 둔해지는 것을 의미하고, 척추염이란 척추에 염증이 생기는 병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강직성 척추염을 말 그대로 옮기면 '척추에 염증이 생기고 움직임이 둔해지는 병으로 주로 20-40대  남성에게 나타는 경우가 많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14년 통계에 따르면 척추가 굳어가는 질병인 '강직성 척추염'환자가 2010년에 비해 1.5배 증가한 24,137명으로 집계하였다. 이는 연평균 증가율이 약 11.5%로 적지 않은 증가율을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통계는 숫자 그대로 받아들이면 오류를 범할 수 있기 마련.

발병 자체가 증가한다고 보기 보다는 생소했던 질환이 홍보, 교육을 통해 알려지면서 증상을 가진 환자의 내원율이 상승하는 것과 관련된 것으로 생각된다.

최근 관련 연구에 따르면 우리가 '관절염'하면 떠오르는 '류마티스 관절염'의 유병률 보다 '강직성 척추염'으로 대표되는 '척추관절염'의 유병율이 더 높게 보고되기도 할 만큼 이제는 '강직성 척추염'에 대해서도 바로 알고 올바른 치료가 필요할 것이다.

외국 연구에 따르면 강직성 척추염의 유병률은 0.1~1.4%로 보고되고 있어, 2014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통계인 10만명 당 48명이란 숫자로 봤을 때 아직도 자기 자신이 강직성 척추염이라는 것을 모르는 진단이 되지 않은 환자가 다수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척추관절염은 질환의 원형인 강직성 척추염과 이와 임상적, 유전적 특징을 공유하는 건선 관절염, 반응성 관절염, 염증성 장질환 관련 관절염, 유년기 발병 척추관절염, 미분화 척추관절염 등을 포함하는 만성 염증성 류마티스 질환이다.

▲ 건강한 척추와 강직성 척추염 환자 척추의 모식도

대전바로세움병원 척추센터 노현민 원장은 '강직성 척추염의 등, 허리 통증은 가장 흔한 증상으로 70% 환자에서 나타나게 된다. 강직성 척추염에 의한 등, 허리 통증은 다른 기계적 통증과 구분하여 '염증성 등, 허리 통증'이라고 부른다'며 '이는 40세 미만의 발병, 서서히 발병 및 진행, 3개월 이상 지속, 아침에 일어났을 때의 뻣뻣함, 운동이나 활동을 하면 호전이 되는 것을 특징'이라고 말했다.

천장관절염이 동반되게 되면 엉치, 허벅지 뒤쪽 통증과 뻣뻣함으로 나타난다. 주로 아침에 심하고 운동이나 활동으로 감소되며, 쉬거나 활동하지 않으면 재발한다. 일부 환자는 이러한 증상으로 잠을 설치기도 하고 아침에 깬 후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을 힘들어한다. 디스크 환자의 방사통처럼 통증이 한 쪽 혹은 양쪽 허벅지, 종아리로 전파되기도 한다.

▲ 건강한 환자의 천장관절과 강직성 척추염이 진행된 환자의 천장관절 (화살표, 천장관절염이 진행되어 유합을 보이고 있다.

병의 초기에는 허리 운동의 장애가 없을 수도 있지만 나중에는 허리를 앞 뒤, 좌우로 움직이는 것이 어려워지게 된다. 병이 더 진행하면 등이 앞으로 구부러지고, 가슴을 좌우로 돌릴 수 없게 되기도 한다.
척추관절염이 척추에만 염증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40%의 환자에서 무릎이나 발목, 손목, 팔꿈치 같은 말초관절에도 관절염을 일으키게 된다. 말초 관절염은 보통 좌우 한쪽에만 생기는 경우가 많다.
척추, 관절 외 증상으로는 20%의 환자에서 눈에 염증, 포도막염을 일으키며 호흡기능장애와 드물게 대동맥염을 동반하기도 한다.

많은 연구에서 강직성 척추염의 원인으로 유전적 요인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보고하고 있다. 가장 주요한 유전적 위험인자는 HLA-B27이다. HLA-B27은 강직성 척추염 환자의 90% 이상에서 존재한다. 

척추관절염의 국제학회에서는 척추관절염에 이전의 진단 기준 보다는 보다 민감도와 특이도가 우수한 진단 기준을 제시했다.

척추관절염의 가장 큰 특징은 양쪽 천장관절/척추와 골반을 연결하는 관절의 염증인데, 전형적인 증상과 함께 이런 변화가 관절 X선에서 발견되면 진단은 확실하다. 병이 초기이거나 약할 때, 관절 X선에서 천장관절의 이상이 뚜렷하지 않아 진단하기 어려운 경우도 종종 있는데 이럴 때는 MRI를 촬영이 필요한데, 급성 염증성 반응이 MRI 상에서 보인다면 진단적 가치가 있다.

병이 진행되면 척추 뼈들이 위 아래로 서로 붙어서 굳어 버리는데 척추 X선에서는 마치 대나무처럼 보이기도 한다. 혈액검사는 30%의 환자에서 염증의 정도를 반영하는 수치가 증가하며 유전자 검사상에서 HLA-B27 검사가 양성으로 나온다면 강하게 의심해봐야 한다.

척추관절염은 몇 달 약 먹는다고 완치되는 병은 아니며,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약물로 증상을 관리하면서 병의 진행과 합병증을 막는 것이 치료의 목표이다.

조기에 진단하여 조기에 치료할수록 병의 진행을 더 잘 막을 수 있다는 것은 모든 병에 통용 되는 말일 것이다. 척추관절염은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질병은 아니지만 최근 증가추세에 있는 질병이며, 비교적 젊은 사람에서 허리나 엉치의 통증이나 뻣뻣함을 일으키는 질병이다.

증상이 심해서 사회 활동을 제대로 못하는 경우도 있으며, 내버려 두었을 경우 척추 강직으로 허리와 등, 목을 움직일 수 없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하지만 적절한 약물 요법과 운동을 병행하면 대부분 증상을 조절할 수 있으며 사회 활동을 하는데 별 지장이 없는 질병으로, 정확한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고 하겠다.

일상생활 속에서 강직성 척추염 환자들은 좋은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항상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척추와 관절이 원하지 않는 자세로 굳는 것을 예방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 고정기나 코르셋은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쓰지 않도록 한다. 잠은 딱딱한 바닥 위에서 몸을 곧게 펴고 자는 것이 좋으며, 낮은 베개를 사용하고, 엎드려 자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강직성 척추염은 등뼈와 흉곽을 침범하여 폐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는데, 이때 흡연이 이러한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특히 수영은 허리, 등을 유연하게 유지하도록 해 주며 동시에 다른 관절에도 도움이 되고, 호흡에도 도움이 되고 그 외에 자전거 타기, 농구, 배구 등도 좋은 운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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