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에베레스트 등정한 여성산악인 최오순 대장

(서울=국제뉴스) 박종철 기자 = 다음은 한국 여성 최초로 1993년 에베레스트를 등정한 최오순 대장의 특별 기고문입니다.

▲ (사진=최오순 대장)

등산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필수적인 여가선용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산을 찾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첫 번째로 꼽는 등산을 하는 이유는 “건강”입니다. 인생 100세 시대 이제는 오래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사는 것입니다. 그런 이유 때문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많은 분들이 등산을 합니다.

산은 항상 4계절이 공존하는 곳입니다. 추운겨울에도 땀을 흘리며 산행하기도 하고, 한 여름에도 저체온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봄철 산행은 3월부터 5월에 해빙기에 해당됩니다. 겨우내 얼었다 녹았다를 되풀이하던 산과 바위들이 녹으면서 부서져 내리기도 하고, 낮에 기온이 올라가면서 녹았던 얼음이 밤에 기온이 떨어지면 다시 얼어붙기를 반복하는 겁니다.

햇볕이 들지 않는 음지와 양지의 기온차는 더욱 크게 나타납니다. 4월까지도 북사면이나 음지는 얼음이 남아 있으며, 낙엽에 가려져서 눈데 띄지 않아 미끄러져 발목부상의 사고를 자주 유발하게 됩니다. 따라서 연중 낙석, 낙상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입니다.

등산 중 바위지대를 지나야 할 때는 각별히 주의가 필요하며, 위험구간은 되도록 우회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해빙기(봄철)는 장비를 꼼꼼히 잘 준비하여 안전사고를 사전에 예방해야 합니다.

등산복은 봄, 여름, 가을, 겨울옷으로 구분하지 않습니다. 계절에 관계없이 어느 산을 가든 가장 기본적인 장비는 항상 배낭 안에 준비되어야 합니다. 등산화는 가벼운 경등산화보다는 방투습이 되는 고어텍스 중등산화를 신는 것이 좋습니다. 배낭은 조금 큰 것을 선택합니다. 그리고 빈 배낭이라도 반드시 메고 산행을 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작은 배낭을 꽉 차게 꾸려서 메고 가다가 넘어지면 지렛대역할을 해서 머리가 바닥에 부딪혀 더 큰 부상을 입게 되지만, 조금 큰 것을 선택한다면 매트리스 효과를 발휘하여 부상을 줄이게 됩니다. 실제로 산에서 배낭이 사람을 살리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여벌옷과 행동식, 비상식을 준비하고, 행동식은 호주머니에 휴대하여 수시로 조금씩 먹으며 체력을 보충합니다. 물은 충분히 준비해서 조금씩 자주 마시고, 물을 만나면 채우면 됩니다. 가고자하는 산에 대한 지도를 준비해서 미리 숙지하고, 헤드램프와 응급약품을 준비합니다. 칼은 톱이 있는 것을 준비하고 끈, 라이타, 써모 블랑켓, 보온병에 뜨거운 물을 준비합니다.

봄철에도 갑자기 폭설이 내리는 경우가 있으므로 아이젠, 스패츠를 준비하고, 등산스틱을 이용하여 미끄러짐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등산 중에 신발 끈이 풀려서 넘어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신발 끈 안 풀리게 묶는 나비매듭으로 묶습니다.

등산을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준비운동을 해서 몸에 열을 냅니다. 등산을 위한 스트레칭은 산행전과 산행 중, 산행 후에 꼭 해야 합니다. 등산이 하체를 주로 쓰는 운동인 만큼 하체의 근육과 관절을 풀어주는 위주로 심장에서 먼 곳부터 발목, 종아리, 허벅지, 허리 순으로 차례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허벅지근육은 가파른 곳을 오를 때 많이 사용되고, 종아리 근육은 평지나 완경사에서 주로 사용됩니다. 그래서 종아리(비복근)와 허벅지를 중심으로 풀어줍니다.

몸이 데워진 후 스트레칭은 각15초~30초 정도 실시하고, 반동을 주지 않으며,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항상 호흡과 함께 합니다. 등산 중에 스트레칭은 안전한 산행을 위해서 아주 중요하므로 꼭 하는 것이 좋습니다.

많은 분들이 등산 시 땀을 뻘뻘 흘려야 제대로 된 등산을 한다고 생각하는데, 등산 시에는 춥지도 덥지도 않게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시켜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래서 입고 벗는 것을 귀찮아하지 말고 더우면 벗고 추우면 입는 것 “움직일 땐 벗고 멈추면 입어라”이것이 레이어링시스템의 핵심입니다.

등산 중 휴식은 조금씩 자주 호흡을 고르는 정도로 쉬는 것이 좋습니다. 급하게 오르고 푹~주저앉아 쉬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수분과 에너지 보충은 수시로 조금씩 먹는 것이 좋습니다. 간혹 간식도 물도 안 먹고 등산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잘못된 방법입니다.

등산이라는 유산소 운동을 통해서 우리 몸의 지방을 태우려면 탄수화물류의 간식을 조금씩 꾸준히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비상식은 탄수화물이 90%이상, 행동식은 70%이상이 탄수화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우리가 가진 에너지가 100일 때 등산 시 에너지 사용은 올라갈 때 40% 내려올 때 30%, 나머지 30%는 예비체력으로 남겨둡니다. 그래야 최악의 상황에서 에너지원으로 쓸 수가 있는 것입니다.

안전사고의 대부분은 하산 시에 일어납니다. 이제 내리막이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에너지를 보충하지 않으면 위험합니다. 하산은 오히려 신경을 더 집중해야 하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하산 전에 충분히 에너지를 보충해야 합니다. 그리고 등산 후 사우나는 금물입니다. 등산 후에는 무릎과 발에 찬물 샤워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등산이란? 산의 다양한 난관을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서 얻는 즐거움이라고 합니다.

이런 즐거움을 얻기 위해 꼭 지켜야할 안전수칙 몇 가지만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필요한 지식, 기술, 경험을 배운다.

필요한 장비, 의류, 식량을 휴대한다.

항상 체온을 유지한다.

최소한 3명이상 함께 간다.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이런 등산안전수칙을 꼭 숙지해서 항상 건강하고 안전한 등산을 하시기 바랍니다.

진정한 등산의 목표는 “손끝하나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집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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