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오페라단은 외국인연출가의 여성예술가에 가한 폭력행사에 아무런 조치하지 않았다.

(서울=국제뉴스) 박준석 기자 = 지난 3일 국립오페라단이 연습을 하는 국립단체연습실에서 보리스고두노프(러시아오페라)를 연습하던 중 외국인연출가가 여성단원의 어깨를 잡아 밀쳐서 발목에 부상을 당하였고 곧바로 사과를 요구하였지만 거부하였다.

폭력행사는 이번만이 아니었다. 상습적으로 삿대질과 면전에서 고함을 치기 일쑤였으며 어깨를 잡아 흔들거나 집으로 가라면서 몸을 밀쳤다. 특히 이런 폭력이 여성단원들에게 반복적으로 행해졌다. 

그리고 그 곳에는 국립오페라단의 스텝들이 항상 있었으며 반주자 및 카메라도 있었기에 확인을 하는데 어떤 문제도 없었다. 하지만 사실을 확인하는 기자의 질문에 국립오페라단의 홍보팀장과 김 모 단장은 사실을 모르고 있으며 확인해 보겠다고 했다.

▲외국인 연출가는 특히 여성단원들에게 폭력을 행사했다.

상습적 폭행에 국립오페라단은 수수방관하였다.

이에 대해 제보자 A씨는 많은 국립오페라단 직원들이 연습 장소에 분명히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몰랐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만약에 직원들이 보고를 안했다면 이런 폭력정도는 허용된다고 생각하는 심각한 폭력불감증이 국립오페라단에 있는 것이라며 분노했다.

그러나 분명 폭행당한 단원이 공식적인 항의를 했고 48시간 이상 지났는데도 국립오페라단 수뇌부가 아는 사실이 없다고 하는 것은 회유나 사건의 은폐를 시도하는 것 아닌지 걱정했다.

뿐만 아니다. 이 외국인 연출가는 지시의 이행이 맘에 들지 않을 때면 합창단원을 명시적으로 지적해서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고 비교적 둔한 움직임을 보이는 남성단원들에게는 어떤 지적도 않았으며 상대적으로 나이가 있는 여성예술가의 머리를 톡톡 두드리면서 칭찬을 하였는데 많은 여성단원들은 여성비하와 인종차별의 모멸감을 느꼈다고 한다.

이런데도 관리자들은 쉬쉬하며 방관하는 태도를 보일 때 단원들의 가슴에는 피멍이 들어가고 있다고 하였다. 이런 일이 우리나라 오페라 제작현장에서 다반사로 일어나서 무감각한 것이 아니다. 기자가 국립 및 사설오페라단에 많이 출연한 오페라 가수에게 물었지만 이런 일은 국내오페라 제작현장에서 본적이 없었다고 했다. 이런 이례적인 사건을 문제로 여기지 않았다는 것은 국립오페라단이 예술가들을 대하는 태도를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국립오페라단의 직원들에게 합창단원들은 작은 비용에도 불구하고 열정을 쏟아 붇는 예술가들이 아니고 그저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을 중의 을로 밖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국립예술단체의 직원들의 국립의 이름으로 공연을 하는 예술가들에 대한 이런 태도는 사실 많은 것을 이야기 하고 있다.

 

사실 이런 사태는 국립오페라단이 초래한 것이다. 계획자체가 폭력적이었다.

▲합창단,오케스트라,극장도 없다.

그 사실을 살펴보면 이번 작품은 러시아어로 노래해야한다. 러시아어로 된 오페라를 하려면 적어도 언어가 준비되어야하고 전혀 생소한 수백페이지의 무소르그스키의 음악도 알아야 작업이 가능하다.

이는 군인정신보다 더 지독한 예술가의 열정으로 익히더라도 음악만 익히는데 최소한 한 달은 소요된다. 기자가 일했던 피렌체의 합창단은 음악연습만 3달 이상 했었다. 독일어 공연을 할 때는 언어수당까지 지불했다.

영어의 알파벳과 전혀 다른 모양의 러시아어 알파벳을 아는데도 시간이 필요하고 읽는 데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러시아어로 노래를 해야 한다. 그리고 오페라는 악보를 볼 수 없기에 수백페이지, 자신의 분량만 해도 수 십 페이지를 외워야한다. 외우는 것 잘하는 것과 무대에 서기위해 외우는 것의 차이는 독자들도 잘 아시리라 믿는다.

그런데도 이 외국인 연출가는 섬세한 감정표현을 합창단에게 요구한다. 이는 예술가로서 당연한 요구일 것이다. 이것을 뭐라 할 수 없다. 하지만 애초에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너무나 잘 아는 전문가들이 국립오페라단이라는 것이다. 국립오페라단은 오페라단이면서도 합창단이 없다. 예술가라고는 단장 하나 밖에 없다. 이를 해결하는 것, 곧 오페라단이 되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이었지만 오페라단이 되는 것을 뒤로하면서 오페라를 만들기만 한지가 55년째다. 이것이 가장 큰문제이지만 단장들은 바뀌어 가면서도 이에 대한 책임은 문체부가 막고 있다는 변명을 50년째 하고 있다. 이 문제는 뒤로 보내자.

이런 상황에 러시아 오페라를 하려면 합창단에 더 많은 비용과 시간을 준비 했어야 했다. 하지만 외국인 연출가 및 연주가들에게는 거액을 쏟아 붇는 국립오페라단이 합창단원들에게 주는 비용은 고작 2달에 100만원이었다. 비용의 문제를 떠나더라도 2달에 100만원을 주면서 러시아어로 노래 공부하고 외우고 액팅도 해야 한다는 것은 사실 외국인연출가의 폭력보다도 더 폭력이다. 이것이 2017년 대한민국의 국립! 국립! 오페라단이다. 이 작품의 총 제작비는 15억이다.(공개를 거부하지만 국회의원을 통해 제공받은 작년공연의 평균치) 사실은 더 많을 수도 있다.

이 합창단원들은 2달 동안 100만원을 받지만(어떤 단원은 80만원도 받는다, 이 사실은 국립오페라단측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점심도, 간식도 본인들의 지출이며 심지어는 물까지 사먹는 경우가 다반사다. 목을 쓰는 성악가와 배우들 90명이 격한 액팅을 하는 상황에서 정수기에 얹어져있는 큰물한통이 쉽게 떨어지는 것은 늘 있는 일이지만 한통이 떨어지면 직접구입해서 마셔야한다. 그런 정도의 배려도 못 받는 예술가들의 처지는 문화체육부는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국립오페라단의 이번 사태는 우연히 불거진 문제가 아니다. 문체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법인화가 정보공개 축소의 이유?

기자가 기사를 쓰면서 국립오페라단의 입장을 재차 물었지만 몇 시간이 지나도록 묵묵부답인 모습이 마치 세월호를 그저 바라만 봤던 지도자가 떠올랐다.

블랙리스트에 대한 견해를 묻는 기자에게 한 유명시인은 윌리엄 블레이크를 인용했다고 한다.

“인간을 파괴시키려거든 예술을 파괴 시켜라. 가장 졸작에 최고 값을 쳐주고, 뛰어난 것을 천하게 하라”를 인용하면서 문화예술계가 변해야 이 나라가 변한다고 한 시인의 말에 동감한다.

가치 있는 문화예술가들을 저비용으로 부리면서 스스로 예술을 하고 있는 문화예술기관들의 행태는 우리가 극복해야할 적폐중의 적폐이다. 합창단의 비용이 얼마여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 2달 만큼은 국립오페라단의 직원들의 월급은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 예술행정가들에게 이것은 낭비인지 묻고 싶다. 사태를 보면서 문화체육부의 대응을 기다리게 되는 것은 국립오페라단이 모든 변명을 그들에게 돌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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