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모터쇼를 바라보는 불편한 진실

(서울=국제뉴스) 이성범 기자 = 올 해 11회를 맞는 서울모터쇼가 경기도 고양 일산 킨텍스에서 지난30일부터 이 달 9일까지 열린다. 강남 코엑스 전시장에서 1회를 개최한 후 외형적으론 꾸준한 성장을 유지해 오고 있지만 이웃 일본과 중국에 비해 차별성 없는 컨텐츠로 관람객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 쌍용 'G4 렉스턴', 이번 모터쇼의 유이한 월드프리미어 모델이다(사진=이성범 기자)

◆크게 볼거리 없는 구성

이웃 일본에선 유구한 역사의 도쿄 모터쇼가 열린다. 그리고 또 다른 이웃 중국에선 막대한 중산층의 경제적 구매력을 등에 업고 세계의 자동차메이커들이 앞다투어 찾아드는 상하이모터쇼를 성공적으로 치루고 있다. 포르쉐의 4도어 세단인 파나메라를 처음 공개한 장소도 중국이며 라인업에도 없는 A8리무진을 출시한 아우디처럼, 중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공들이는 글로벌 메이커는 한 두 곳이 아니다.

모터쇼는 자동차메이커, 업계관계자, 관람객 그리고 미래의 고객이 한곳에서 만나는 축제의 장이다. 자동차메이커는 향후 그들의 비전과 기술력을 보여줄 컨셉카를 내놓아 관람객들에게 반응을 살피기도 하고, 월드 프리미어라고 불리는 전세계에서 처음 공개되는 차량을 내놓아 관람객들의 구매욕과 즐거움을 선사한다.

아쉽게도 안방에서 펼쳐지는 이번 모터쇼에서 볼 수 있는 컨셉카는 8대, 2대의 월드프리미어 차량이 전부다. 이미 이전 모터쇼에서 선보인 컨셉카들이 대부분이고 월드프리미어 2대 중 쌍용차만이 새로움을 더했다.

▲ 모터쇼에 선보인 컨셉카 중의 하나인 링컨'내비게이터'(사진=이성범 기자)

◆많은 글로벌 메이커 불참

행사가 성공적으로 치뤄 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볼거리, 즐길 거리가 다양하고 풍부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모터쇼에는 많은 메이커가 불참을 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모터쇼에서 가장 많은 관람객의 발걸음을 유도하고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곳이 바로 스포츠카 및 수퍼카 부스다. 한국에서 오랫동안 영업해 온 페라리와 람보르기니는 이번 모터쇼에 불참한 가운데 유일하게 스포츠카 메이커인 포르쉐만이 자리를 빛냈다.

한국진출과 본격 판매를 선언한 미국의 전기차메이커 테슬라 또한 이번에 참석하지 않았으며 지난 모터쇼에 대거 참여했던 중국 메이커 또한 참여가 전무하다. 주최측에서는 양측간 참여의사가 오갔으나 결국 불참으로 결론이 났다고 전했다.

A전시관 한켠에 크게 자리를 차지한 미국의 링컨 또한 같은 집안 브랜드인 포드는 참여하지 않았다. 포드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링컨브랜드를 알리는데 집중하기 위해 포드의 모터쇼 불참은 미국본사와 협의된 사항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선 2주 후에 열리는 상하이 모터쇼에 참가역량을 모으기 위함이 아니겠냐고 분석했다.

 

◆자국 행사임에도 국내 빅3 타이어업체 불참

넥센타이어를 비롯해 세계적인 타이어업체인 한국 및 금호타이어는 불참했다. 자동차의 성능을 완성하는건 바로 타이어다. 국제모터쇼를 표방하는 행사에 글로벌 메이커는 둘째 치고라도 자국 타이어 업체 하나 참석 시키지 못한 것은 조직위의 능력부재로 밖에 볼 수 없으며 규모에 비해 내실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방증이기도 하다.

 

◆한국GM, 르노삼성 그리고 현대기아차

아시아의 소형차 조립기지로 전락한 한국GM은 R&D를 통한 생산 고용효과를 창출하고 장기적 성장을 이어간다는 전략보다는 미국본사의 차량을 한국시장에 가져다 파는 형태로 전략을 펼쳐가는 듯 보인다. 르노삼성 또한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본국 프랑스와 유럽에서 검증된 모델을 들여와 판매함으로써 힘들이지 않고 국내시장을 잠식해가고 있다.

글로벌 5위의 생산능력을 보유한 현대기아차는 이번에는 독립된 브랜드 제네시스 발표함으로써 보다 고급 이미지를 마케팅하려는데 역점을 뒀으며 제네시스 발표회장에는 많은 취재진들이 몰렸다. 하지만 수 십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현대기아치에서 제대로된 스포츠카 한 대 만들지 않는다는 불만의 목소리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2008년에 출시된 제네시스 쿠페 역시 약간의 페이스리프트만으로 연명해오다 이제는 현대차 홈페이지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계륵 같은 존재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후속모델에 대한 소식은 없다. 이익이 많이 나지 않는 볼륨모델이 아니라고 해서 지금과 같은 행보를 계속 보인다면 소비자들의 현대기아차 이탈현상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더욱 가속화 될 것이다.

▲ 스포츠카브랜드로는 유일하게 참석한 포르쉐 부스(사진=이성범 기자)

◆수입차 전시회를 보는 듯한 느낌

사정이 이렇다 보니 모터쇼 특유의 눈길을 사로잡는 컨셉카나 스포츠카, 신기술 등은 잘 보이지 않는다. 이젠 눈높이도 많이 높아져 이름뿐인 '월드프리미어'나 '아시아프리미어'라는 단어에 혹 하는 관람객들도 많지 않다. "수입차 전시회를 보는 것 같다, 차라리 도쿄모터쇼 다음 해에 열리면 이미 공개는 됐지만 더 다양한 차들을 볼 수 있지 않겠느냐!"는 한 관람객의 푸념처럼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열리는 서울모터쇼만의 차별화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관람객들의 발길은 점점 줄어들 것이다.

이번 2017서울모터쇼는 27개 업체, 300 여대 차량, 기아차 '스팅어', 쌍용차 'G4렉스턴' 등의 42종의 신차와 링컨 '네비게이터' 등 11종의 컨셉카가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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