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 주루사 마음에 짐 털어낸 활약 승리 견인

▲ 이우민 ⓒ롯데자이언츠

(부산=국제뉴스) 최상인 기자 = 미운오리새끼에서 백조가 됐다. 바로 이우민(35)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우민은 6일 부산사직구장에서 열린 2017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2차전에서 8번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롯데 자이언츠의 4연승에 만점 기여를 했다.

이우민에게는 이날 활약이 더 갚진 이유가 있었다.

지난주 NC 다이노스와의 시즌 첫 경기에서 팀이 5-6으로 뒤진 9회 2사 후 2루 대주자로 나선 이우민은 뜬금없이 3루 도루를 감행하다 아웃되며 경기가 그대로 끝나고 말았다.

이우민의 3루 도루를 두고 팬들 사이에는 "도대체 왜 뛰었나"라는 질타와 여론이 조성됐고, 이우민 본인 또한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나중에 확인한 결과 상대 빈틈을 잘 노리는 조원우 감독의 작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플레이로 시즌 개막전을 허무하게 내주면서 마음의 짐을 안고 있던 이우민에게 참회(?)의 기회는 의외로 빨리 찾아왔다.

6일 경기에 선발 출장으로 예정됐던 김문호가 담 증세로 라인업에서 빠지며 이우민이 대신 선발 출장하게 된 것이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FA 자격까지 포기하면서 거취에 신중함을 보여야 했던 이우민은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이를 악물고 경기에 나설 수 밖에 없었다.

상대 선발이 좌완투수 오주원임을 감안하면 쉽지 않은 승부로 예상됐지만 이우민은 첫 타석부터 불을 뿜었다.

2회 말 2사 3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우민은 0-2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오주원의 3구째 커브를 받아쳐 우익수 앞 1타점 적시타를 만들어 냈다.

4회 말 다시 타석에 들어선 이우민은 오주원의 바깥쪽 패스트볼을 밀어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까지 때려내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후 빚맞은 내야안타까지 추가한 이우민은 땜빵 선발로 대 성공을 거뒀다.

한 경기지만 NC전 주루사를 충분히 만회 할 만한 활약이었다.

며칠만에 미운오리새끼에서 백조로 또 지옥과 천당을 오간 이우민. 자신도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뛴다"고 말한다.

▲ 이우민, 이대호 두 선수가 함께 활약하던 2007년.

이날 이우민의 활약에 가장 기뻐한 사람은 다름아닌 절친 이대호(35)였다. 두 사람은 초등학교 때부터 한솥밥을 먹으며 프로 입단까지 같이 했기에 누구보다 서로를 응원한다.

"우민이가 제일 잘되야 하는데" 이대호가 입버릇 같이 하는 말이다.

초반 '액땜' 기운을 받아 올 시즌 만큼은 활약을 기대하는 팬들의 바램을 이뤄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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