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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의 오페라 9단] 오페라 '카르멘', 그 이야기오페라마 콘텐츠로 풀어보는 오페라 이야기
정경 칼럼니스트  |  gukjenews@gukj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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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28  10:2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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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리톤 정경 교수 (사진=오페라마예술경영연구소)

(서울=국제뉴스) 정경 칼럼니스트 =

◇ 제1막

막이 오름과 동시에 스페인 세비야의 한 광장에 시골 처녀 미카엘라가 등장한다. 그녀는 돈 호세의 어머니가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전하기 위해 세비야에 막 도착한 참이며, 돈 호세와 교대 근무를 서는 병사 모랄레스와 대화를 나눈다. 마침 돈 호세의 근무 시간이 아니었기에 미카엘라는 자리를 뜨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돈 호세와 주니가 중위가 등장해 근무 교대를 준비한다. 돈 호세는 모랄레스로부터 미카엘라가 찾아왔었다는 소식을 전해 듣는다.

점심시간이 되자 휴식을 알리는 종이 울리고 여직공들이 광장으로 쏟아져 나온다. 이에 젊은 남성들이 모여들어 광장은 더욱 아수라장이 되고 만다. 여직공들 중 가장 큰 인기를 누리는 가무잡잡한 집시 여인의 이름은 바로 카르멘이었다. 그녀는 자신에게 추파를 던지는 수많은 남성들을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그런데 그날따라 그녀의 시야에 신경 쓰이는 남성이 하나 있었으니, 그는 바로 돈 호세였다. 다른 남자들과는 달리 자신에게 아무 관심이 없는 듯한 그의 모습에 카르멘은 '사랑은 반항하는 새(L'amour est un oiseau rebelle)'를 부르며 추파를 던진다. 카르멘은 이 노래를 통해 자신을 자유로운 들새에 비유하며 아무도 길들일 수 없는 여성임을 드러낸다.

관능적인 춤과 함께 호세에게 접근한 그녀는 "내가 당신을 사랑하게 된다면 그때 당신은 날 조심해야 할 것"이라며 도발적인 유혹을 보내지만 돈 호세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이윽고 근무 재개를 알리는 종이 울리자 카르멘은 돈 호세에게 꽃 한 송이를 남기고는 유유히 퇴장한다. 꽃을 집어 든 돈 호세는 꽃의 향기를 맡으며 만일 마녀가 실존한다면 그건 바로 카르멘일 것이라고 되뇐다.

이때 미카엘라가 등장해 돈 호세에게 어머니의 편지를 전달한다. 향수에 잠긴 돈 호세는 미카엘라와 혼인하라는 어머니의 편지를 읽고 그 뜻을 따르기로 결심한다.

바로 그 순간, 담배공장에서 큰 소란이 벌어지고 여직공들이 비명을 지르며 뛰쳐나온다. 카르멘이 말다툼 도중 분을 참지 못하고 다른 여성의 뺨을 칼로 그어버린 것이다. 주니가 중위의 명에 따라 돈 호세는 카르멘을 체포한다.

이어지는 심문에서 중위는 카르멘에게 해명을 요구하지만 카르멘은 대답 대신 자신을 죽이라는 노래만을 부른다. 이에 화가 치민 중위는 돈 호세에게 조서를 작성할 동안 그녀를 감시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중위가 자리를 비우는 탓에 돈 호세와 카르멘은 단 둘이 남게 된다. 카르멘은 다시금 돈 호세를 유혹하기 시작하는데 이때 부르는 이중창이 바로 '세기디야'로도 불리는 '세비야의 성벽에서 만나요(Pres des remparts de Seville)'이다. 돈 호세는 카르멘의 유혹에 저항하지만 분위기가 점차 고조되면서 결국 그녀의 매력에 무너지고 만다. 그는 카르멘의 결박을 풀어 주고 도망치도록 돕고 만다.

◇ 제2막

이야기는 밀수꾼들의 소굴인 선술집에서 시작된다. 친구 사이인 카르멘과 메르세데스, 프라스키타가 함께 어울려 흥겨운 춤을 추는 와중에 투우사 에스카밀로와 그의 친구들이 술집으로 들어온다. 손님들이 그들을 위해 축배의 잔을 돌리자 에스카밀로는 그 유명한 '투우사의 노래(Toreador en garde!)'로 자신의 위풍당당한 남성미를 마음껏 드러내며 화답한다. 에스카밀로는 카르멘에게 한눈에 반해 구애를 시도하지만 카르멘은 그를 무시해버린다.

밀수꾼 단카이로와 레멘다도가 카르멘 일행에게 다가와 자신의 사업을 돕지 않겠냐고 제안을 해오고, 카르멘의 일행인 메르세데스와 프라스키타는 그 제안에 솔깃해 카르멘을 꼬드긴다. 카르멘은 자신을 풀어준 죄로 감옥에 간 돈 호세를 기다려야 한다는 말만을 반복하며 그들의 제안을 완강하게 거절한다.

드디어 돈 호세가 출소하고, 카르멘과 춤을 추며 재회의 감격을 나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귀영 나팔 소리가 울려오고 돈 호세는 즉시 군대로 복귀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이에 크게 실망한 카르멘은 돈 호세에게 진심으로 자신을 사랑한다면 산속에 들어가 밀수업자들과 함께 일하자며 고집을 부린다. 돈 호세가 갈팡질팡하는 사이 주니가 중위가 술집에 나타나 돈 호세에게 당장 부대로 복귀할 것을 명령한다. 돈 호세는 결국 상관의 명령을 거부하고, 큰 싸움이 벌어진다. 더 이상 선택지가 남지 않은 돈 호세는 결국 밀수업자와 한패가 되고 만다.

◇ 제3막

밀수꾼들의 은신처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막이 오르고, 카르멘과 돈 호세는 말다툼을 시작한다. 카르멘은 자신의 자유분방한 삶에 대한 돈 호세의 간섭과 자신의 결정에 후회하는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한편 돈 호세는 어머니의 기대를 저버리고 탈영병에 밀수꾼 신세가 된 자신의 모습에 자괴감을 느끼고 있었다. 카르멘은 그럴 바에야 여길 떠나라고 돈 호세를 윽박지르고, 그는 그녀와 헤어질 수 없어 전전긍긍한다.

불꽃 튀는 신경전을 벌이는 그 둘 옆에서 메르세데스와 프라스키타는 카드로 점을 치고 있었는데, 카르멘은 자신도 점괘를 뽑아보겠다며 끼어든다. 그녀가 뽑은 카드는 다름 아닌 '죽음'을 의미하는 카드였고, 이에 마음이 편치 않았던 카르멘은 카드를 다시 뽑지만 계속해 같은 카드가 나오고 만다.

불길한 징조에 심기가 불편한 카르멘에게 밀수꾼 단카이로가 다가와 새로운 밀수 작전을 제의하고 카르멘은 이에 곧바로 응한다. 홀로 남겨진 돈 호세는 밀수꾼들의 야영지에서 망을 보게 된다.

한편 미카엘라는 이른 아침부터 바위 투성이 산속에서 돈 호세를 찾아다닌다. 그녀는 무섭지 않다고 마음을 가다듬고는 '이젠 두렵지 않아요(Je dis que rien ne m’epouvante)'를 부르며 산속을 헤맨다.

망을 보던 돈 호세는 수상한 인기척을 느끼고 곧바로 발포하는데 그의 탄환은 한 남성의 모자를 관통한다. 바로 에스카밀로였다. 그는 돈 호세에게 사랑하는 여인을 찾고자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고 사정을 설명한다.

대화 도중 그가 찾는 여인이 카르멘임을 알게 된 돈 호세는 에스카밀로에게 결투를 신청한다. 결투가 시작되려는 순간, 이를 목격한 카르멘과 밀수꾼들이 결투를 중단시킨다. 에스카밀로는 카르멘의 적극적인 만류에 감사를 표하고 밀수꾼 무리 모두를 투우에 초대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떠난다.

돈 호세는 자신의 고통을 토로하지만 카르멘은 그를 무심하게 대한다. 그리고 밀수꾼들은 산속을 헤매던 미카엘라를 발견해 붙잡아 온다. 미카엘라는 돈 호세에게 어머니가 기다리고 있다며 자신과 함께 고향으로 돌아갈 것을 권한다. 카르멘 역시 그에게 당신은 이런 삶과 맞지 않는다며 고향으로 돌아가라고 설득한다. 돈 호세는 카르멘에게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는 경고를 남기고는 미카엘라와 함께 산을 떠난다.

◇ 제4막

이야기의 최종장은 투우 대회와 함께 시작된다. 투우사의 행진곡이 울려 퍼지고 에스카밀로와 카르멘이 함께 팔짱을 끼고 등장한다. 수많은 관중으로 소란스러운 와중에 메르세데스와 프라스키타는 카르멘에게 돈 호세가 이곳에 와 있으니 주의하라고 당부한다. 그 이야기를 들은 카르멘은 이참에 돈 호세에게 거절 의사를 확실하게 표현하리라 다짐한다.

마침내 카르멘과 돈 호세가 재회하고, 돈 호세는 카르멘을 향해 과거의 일은 모두 잊을 테니 함께 먼 곳으로 떠나 새로운 삶을 살아가자고 간청한다. 그러나 카르멘은 더 이상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며 단호하게, 그리고 냉정하게 거절한다. 사색이 된 돈 호세는 카르멘을 붙잡고 매달려 보지만 그녀의 결심은 완강했다.

마침 투우장 안에서는 에스카밀로의 이름을 환호하는 소리가 들려오고, 카르멘은 새로운 연인의 모습을 보기 위해 투우장으로 들어가려 한다. 다급해진 돈 호세는 칼을 뽑아 들며 그녀를 막아서고는, 자신과 함께 가야만 한다고 광기에 젖은 목소리로 외친다.

카르멘은 돈 호세가 준 반지를 땅에 내던지며 자신을 죽이든지, 아니면 그냥 보내줄지 선택하라고 맞선다. 투우장에선 팡파르와 함께 우레와 같은 함성이 터져 나오고, 돈 호세의 칼날은 카르멘을 꿰뚫는다. 이성을 되찾은 돈 호세가 카르멘의 싸늘한 육신을 부여잡고 그녀의 이름을 절규하는 모습과 함께 이야기는 막을 내린다.

정경 칼럼니스트 | 2017-03-28 10:2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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