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창무 오라코스 대표이사

헌법재판소는 지난 4개월 여간 대한민국을 혼란상태로 끌고 간 탄핵정국을 지난 10일 탄핵인용이라는 결론에 도달함으로써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제 우리는 헌재의 국민들이 느끼는 일반적인 법 감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판결로 우리 사회에 던진 판결에 대한 분석과 함께 그동안의 상황을 되돌아 봐야 한다. 우선 한쪽에서는 여전히 탄핵하라고 구호를 외치며 다른 한쪽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좋아하는 일부 시민들이 탄핵반대세력을 만들어 집회에 참여하는 상황이 연출되며 혹시 물리적 충돌이라도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봐야 했다.

탄핵이 결정된 지금 냉정히 이 현실을 보자.
탄핵을 주도했던 쪽에서는 승리라고 자축할 것이고 탄핵반대를 부르짖었던 쪽에서는 울분을 토로할 것이다. 어찌보면 야당의 승리이고 여당의 패배이며, 진보의 승리이며 보수의 패배로 보일것이다.

과연 그럴까?
박근혜 정권이 출범하면서부터 진보는 박근혜 퇴진을 외쳤으며 보수는 탄핵평결이 이루어지는 날까지도 탄핵반대를 외쳤다. 이러한 진영이기주의는 반대 상황이오더라도 진영이 바뀌어 지금과 똑 같은 상황이 연출될 소지가 충분히 있는 것이다.

즉 이성적 판단외에 오직 자기 진영의 주장에만 골몰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지금 이 시점 현 탄핵 정국에서 정치적으로 탄핵에 힘을 실어준 사람들은 이러한 진영논리에 갇히지 않은 일반 국민들이었고 그 국민들의 지지가 탄핵에 이르게 하는 힘이었으며, 그러한 일반 국민들의 정서를 정치권이 준엄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현 20대부터 50대 초반까지는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를 교과서로부터 학습하여 본인이 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자부심과 함께 가장 민주적인 시대에 교육받아 민주주의에 대한 훈련이 되어 있는 세대들이다. 이들에게 박 전 대통령의 정치행태나 최순실의 등장은 패닉 그 자체였던 것이다. 이 세상 어느 대통령도 부정하면 안된다는 철학을 가진 사람들인 것이다.
 
그러나 60대에서부터 그 이상 세대를 살아온 사람들 중 일부는 심정적으로 박 전 대통령에게 약간은 동정적이거나 호의적인 사람들이 존재한다. 유신시대와 군사정권을 거치며 격랑의 시대를 살아오면서 느낀 제왕적 정치적 경험으로 다른 대통령들과의 비교하여 박 전 대통령이 잘했다기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그전의 대통령들 보다는 덜 부패했을 것이며, 그래도 박 전대통령의 권력행사는 다른 대통령보다 권력남용을 덜 했을 것이라고 하는 심정적 사고를 통하여 동정내지 탄핵에 반대하는 입장이었을 것이다.

선과 악의 개념이 아닌, 살아온 과정에서 체험하게 된 정치적 경험이 다른 것으로 세대간 박대통령의 잘못을 보는 눈이 다른 것이다. 결국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러한 일반 국민들의 정치적 인식 흐름을 전혀 알지 못했고 유병우, 김기춘 등 비서진 역시 본인이 가장 잘 안다고 자부하는 7-80년대식 권력행사로 보좌하여 문제를 키우고 여기에 결정적으로 최순실의 농단을 대통령이 직접 지원한 것으로 이 탄핵을 불러온 것이다.

따라서 탄핵을 지지했던 층이나 탄핵을 반대했던 세력 모두 서로가 서로의 세대가 겪었던 정치적, 시대적 배경을 이해해 나갈 필요가 있다. 탄핵이 결정된 지금 우리에게 너무도 절실한 과제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제 두 달 후면 우리는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해야 한다. 
지금 이 시점의 상황은 차기 대선에서 야당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지긴 하였으나 야당의 승리도 아니며 진보의 승리도 아님과 동시에 여당의 패배나 보수의 몰락이 아닌 바로 국민의 승리일 가능성이 크다. 어차피 선거에 돌입하면 진영논리에 갇힌 사람들은 후보자의 내용보다 진영대표자에게 표를 줄것이고 이번 탄핵정국에서 보았듯 일반 대중들의 선택은 가장 합리적이고 냉철한 판단으로 당선자를 선택할 것이다.

또한 대한민국은 이 탄핵결정으로 앞으로 어떠한 대통령도 잘못하면 탄핵될수 있다는 역사적 경험을 통하여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던 더욱 더 정치적으로 성숙해지고 발전할 수 있는 나라가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정창무 오라코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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