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둘레 4바퀴 반ㆍ잠항시간만 2년 4개월.

▲ 무사고 안전항해 10만 마일의 금자탑을 세운 정지함.(사진제공.해군)

(해군=국제뉴스) 이운안 기자 = 해군의 214급 잠수함 정지함(1800톤급)이 214급 잠수함을 운용하는 국가 중에서 최초로 무사고 항해 10만 마일(약 185,200km)을 달성해 대한민국 해군의 우수한 잠수함 운용능력을 입증했다.

해군은 22일 박노천(소장) 잠수함사령관 주관으로 경남 창원의 잠수함사령부 강당에서 ‘정지함’의 무사고 안전항해 10만 마일 달성 기념행사를 거행했다.

이날 행사는 잠수함사령부 장병 및 군무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유공자 표창수여, 10만 마일 달성 경과보고, 잠수함사령관 기념사, 안전항해 결의 다짐, 기념촬영 순으로 진행되었다.

214급 잠수함은 AIP시스템(공기불요시스템)을 탑재해 2주 이상 스노클링 없이 잠항이 가능하고 장거리 순항 유도탄을 탑재해 대지 정밀 타격능력을 갖추고 있다. 

현대중공업에서 건조한 214급 잠수함 2번함 정지함은 2008년 11월 해군에 인수된 이후 전력화 과정을 거쳐 2009년 9월 작전배치됐다. 

가장 깊고 위험한 환경에서 대한민국의 영해를 지켜온 정지함은 해군에 인수된 지 8년 3개월 만인 지난 2월 중순 경 임무수행 중 10만 마일 무사고 항해 기록을 달성했다. 10만 마일은 지구를 4바퀴 반 돌아야 하는 긴 거리이며 잠항기간으로 계산하면 약 2년 4개월이나 된다. 

특히 이번 기록은 실전에 처음 투입된 214급 잠수함을 한국 해군이 세계 최초로 운용하면서 상선ㆍ어선 등 선박 이동이 매우 많은 한반도 연안 해역에서 수립한 기록이어서 더 큰 의미가 있다.

또한 209급 잠수함인 장보고함이 동일한 기록을 달성하는데 걸린 12년 7개월에 비해 4년 4개월 단축된 것으로, 그만큼 214급 잠수함의 작전운용 비중이 커졌고 해군의 잠수함 전력운용 능력이 보다 신장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잠수함 무사고 항해 10만 마일은 함 자체의 우수한 기본성능을 바탕으로 정비ㆍ수리, 교육ㆍ훈련, 작전 등이 최적의 조화를 이루어야만 달성 가능하다. 

잠수함사령부는 지난 2015년 전체 운용 잠수함의 200만 마일 무사고 안전항해를 달성했으며, ‘100번 잠항하면 100번 부상한다’라는 신념으로 ▲ 안전요소 ▲ 안전제도 ▲ 정비품질 보증 등 분야별 30가지 안전항목을 선정해 선제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있다. 

강동구(대령) 정지함장은 "안전항해 10만 마일은 역대 승조원들이 깊은 바다 속에서도 열정과 헌신을 다해 임무를 완수했기 때문에 달성한 것"이라며, "'가자! 수중으로, 지키자! 국가 자존심'이라는 정지함 구호처럼 오늘부터 또 다른 10만 마일 무사고 기록에 새롭게 도전해, 20만 마일 무사고 달성의 원년이 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박노천(소장) 사령관은 기념사를 통해 "이번 대기록은 정지함 승조원들은 물론 수리창 등 육상 지원 요원까지 전 장병이 일치단결하여 땀과 열정으로 맺은 결실"이라며, "앞으로도 적에게는 가장 두려운 존재이며, 우리 국민에게는 가장 믿음직한 국가 전략자산으로서 잠수함부대의 위상을 이어나가자"고 말했다.

한편, 한국 해군의 안전하고 우수한 잠수함 운용 능력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잠수함사령부는 2013년부터 '국제잠수함 과정' 교육프로그램을 개설해 지금까지 태국ㆍ인도네시아 등 4개국 41명의 외국군을 대상으로 수탁교육을 실시했으며, 한국에서 잠수함을 도입하는 국가에 대해서는 시운전ㆍ교육훈련 등을 전수해 방산수출 지원에도 큰 몫을 하고 있다.

▲ 해군 잠수함사령부 정지함이 2008년 11월 해군에 인수된 이후 8년 3개월 만인 2월 중순 214급 잠수함 중에서는 세계 최초로 10만 마일 무사고 항해 기록을 달성했다. 무사고 안전항해 10만 마일의 금자탑을 세운 정지함장 강동구 대령(왼쪽에서 아홉 번째, 숫자 10 상단)을 비롯한 승조원들이 파이팅을 외치며 기록 달성을 자축하고 있다.(사진제공.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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