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조국이 환하게 웃고 있다

(강원=국제뉴스) 엄재용 기자 = 2016시즌 K리그 득점왕과 MVP를 석권한 정조국이 강원FC에서도 여전한 득점 감각을 이어 가고 있다.

정조국은 지난달 울산 전지훈련부터 강원FC에 합류해 시즌 개막에 맞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약 2달 동안 성실하게 훈련에 임하고 있다. 평소에는 후배들을 챙기는 다정다감한 형이지만 훈련장에선 불같은 승부욕으로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그는 훈련에서도 슈팅 하나를 허투루 하는 법이 없다. 매 순간 긴장하고 집중하며 타고난 골잡이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정조국은 “훈련에서도 모든 슈팅을 골대에 넣으려고 한다. 훈련에서의 땀이 고스란히 경기장에서 나타난다. 연습이나 실전이나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항상 골 넣는 습관을 들이려고 이런 노력을 한다. 어느 순간에서도 슈팅을 할 수 있도록 많은 상황을 가정해 플레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그의 생각은 훈련뿐만 아니라 연습경기에서도 나타났다. 슈팅이 골문을 외면하면 크게 소리를 치며 아쉬워했다. 골을 향한 강한 집념이 느껴지는 장면이다. 울산 전지훈련 중반부터 감각을 끌어올린 정조국은 개막이 가까워질수록 날이 선 득점 본능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지금까지 강원FC가 치른 10번의 연습경기에서 정조국은 8경기에 출전했다. 그마저도 45분 이상 소화한 경기는 손에 꼽을 정도다.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과정이었기에 조금씩 경기 출전 시간을 늘려갔고 조직력 점검에 집중했다. 하지만 그의 발끝에서 나온 득점은 무려 8골이다.

정조국은 울산에서 치른 3번의 대학교와 연습경기에서 3골을 기록하며 영점 조정을 마쳤다. 주로 페널티킥, 프리킥 등 공이 멈춰있는 상황에서 골을 터뜨렸다.

부산으로 전지훈련 무대를 옮긴 뒤 정조국의 진가는 더욱 도드라지기 시작했다. 울산에서부터 보인 프리킥 감각은 예리함을 더했고 움직임은 더욱 위협적이었다. 부산 아이파크전, 부산교통공사전에서 연달아 골을 작렬했다.

3일 뒤에 열린 옌볜전에 출전한 정조국은 멀티골을 몰아치며 2-1 승리를 이끌었다. 정조국은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수비벽을 살짝 넘기는 정확도가 돋보였다. 경기 종료 직전에 나온 정조국의 골은 결정력이 빛났다.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가 최전방까지 배달됐고 정조국은 발리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말 그대로 공격수의 정석이었다.

정조국의 활약은 그라운드 밖에서도 빛난다. 룸메이트인 신인 임찬울은 “(정)조국이 형은 슈팅을 하는 것부터 다르다. 공을 가볍게 찬 것 같은데 정확하고 강하다. 형의 플레이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며 “방에서도 살뜰히 잘 챙겨주신다. 생활하는 데 있어 전혀 불편함이 없다. 우리방 냉장고에는 항상 초코우유를 비롯해 먹을 것이 많다. 조국이 형이 먹을 것을 사다 놓고 편하게 먹으라고 한다”고 고마운 마음을 나타냈다.

정조국은 강원FC의 분위기 메이커다. 선수들에게 스스럼없이 장난을 걸며 어색함을 없앤다. 무심해 보이지만 살뜰히 동생들을 챙긴다. 정조국은 전지훈련 마지막 밤인 21일 저녁 선수단과 지원 스태프들에게 만두를 샀다. 강원FC는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솔솔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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