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35사단, 전우 구하고 순직한 청년장교 추모

▲ 고 김범수 대위 어머니와 아버지가 헌화하고 있다.(사진=육군 35보병사단)
▲ 고 김범수 대위 유가족과 김경수 사단장.(사진=육군 35보병사단)

(임실=국제뉴스) 이승희 기자 = 지난 2002년 7월, 육군 35사단 신병교육대대 소대장으로 부임하며 "훈련병도 나도 군대에 있는 한 새로운 인간으로 태어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한다."

이어 "그들이 믿음직한 군인으로 태어나도록 최선을 다하는 소대장이 되겠다"라고 일기장에 글을 남기며 다짐하던 한 청년이 있었다.

전역 4개월을 남긴 지난 2004년 2월18일, 훈련병이 수류탄 안전핀을 뽑은 뒤 두려움에 수류탄을 던지지 못하자 훈련병이 쥐고 있던 수류탄을 빼앗아 양손으로 감싸 안고 “엎드려” 한마디를 남긴 채 장렬히 산화한 그는 故 김범수 대위다.

자신의 다짐을 몸소 실천하며 훈련장 주변에 있던 훈련병, 교관, 조교 등 269명의 목숨을 살리고 25세 안타까운 짧은 생을 마감했다.

육군 35사단은 고인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기 위해 故 김범수 대위 13주기 추모식을 지난 17일 신병교육대대 수류탄 교장에서 가졌다.

김경수 사단장 주관으로 열린 이날 추모식은 유가족을 비롯해 사단 주요직위자, 대한민국 ROTC 중앙회 전북지구회, 전북대 ROTC 후보생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호국영령에 대한 경례, 김범수 대위상 시상, 추모사, 헌화 및 분향에 이어 장병들의 자유참배가 이어 졌다.

추모식에 참석한 동국대학교 ROTC 25기 명서린(53세)씨는 “살신성인의 정신을 보여준 훌륭한 동문 후배가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며 “군인으로서 가져야할 진정한 용기와 책임정신을 행동으로 보여준 고인의 희생을 후배장교들에게 널리 알리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사단은 참군인의 표상인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해 모범간부(중위 차은재, 중사 주승균) 2명에게 김범수 대위상을 수여하는 한편 추모식에 참석하지 못한 장병들을 위해 18일 오전 10:00시 사이렌 소리에 맞춰 묵념을 실시하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고인의 부친인 김영갑(74세)씨는 “매년 잊지 않고 챙겨주는 사단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길이길이 김범수의 희생정신이 35사단 장병들에게 귀감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사단은 부하와 동료 전우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던진 고인의 거룩한 희생을 기리 위해 임실 이전 후 신축된 신병교육대대 강당의 건물명을 ‘김범수관’으로 명명했으며, 부대 역사관 한편에도 별도의 추모실을 마련했다.

또한, 전주 송천동 수류탄 교장에 건립된 추모비를 임실 수류탄 교장으로 옮겨와 훈련 전, 고인을 애도하고 훈련에 임하고 있다.

한편, 육군은 25세 꽃다운 나이에 부하와 동료들을 위해 목숨을 바친 김 중위를 기리기 위해 그를 중위에서 대위로 추서 진급하는 한편 보국훈장 광복장을 수여했다.

국방홍보원에서도 김 대위를 기리기 위해 ‘그대 꽃잎처럼’이라는 영화를 제작해 그해 11월 제15회 이탈리아 국제군사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다. 또한 순직 10주기에는 국립대전현충원에서 ‘2월의 현충인물’로 선정된 바 있다.

저작권자 © 국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