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원로작가와 함께 강원미술의 소중한 가치를 들여다 보다

(서울=국제뉴스) 정상래 기자 = 강원도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평창비엔날레 & 강릉신날레 2017'이 오는 26일까지 강원도 강릉녹색도시체험센터에서 진행된다.

(재)강원국제미술전람회민속예술축전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 주관. 이번 전시는 크게 주제전(본전시, 월드와이드비디오, 아트링커스)과 특별전(높새바람: 강원의 맥)으로 이뤄졌다.

▲ [사진=김종학 화백의 '산'(좌) / 황효창 화백의 '촛불'(우)]

특별전 '높새바람 : 강원의 맥'은 강원도 지역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원로작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아 강원미술의 소중한 가치를 들여다 볼 수 있도록 마련됐다.

70세 이상의 원로작가 10명(김종학, 선학균, 이길종, 이승복, 이운식, 이재걸, 한기주, 함섭, 홍석창, 황효창)이 참여해 눈길을 끈다.

작가들은 서양화, 한국화, 한지작업 등의 평면과 조각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인다. 작품 옆에는 작가별 인터뷰 영상이 함께 설치돼 원로작가들이 걸어온 인생과 작품세계를 심도 있게 살펴볼 수 있다.

'설악의 화가'로 불리는 김종학(1937, 속초 거주)은 30년이 넘는 세월을 설악산 인근에 머물며 작품활동을 펼쳐왔다. 김화백은 빠른 필치와 독창적이고 거친 필법으로 자연을 그리고 있다. 그의 필법이 돋보이는 화폭은 그가 몸소 체득한 자연의 생생함을 고스란히 전해준다.

단색화 작품 활동을 30년간 이어오고 있는 한기주(1945, 강릉 거주)는 나무를 찍어 파고 그 패인 나무에 한지를 빈틈 없이 눌러 덮고 굳히는 작업을 반복해 나무 형상을 찍어냈다. 이는 새로운 미술 소재로서의 한지의 가치를 조명하고, 작가의 인생의 흔적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함섭(1942, 춘천 거주)은 전통적인 방식의 한지로 그림을 만든다. 그저 한지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한지라는 주제로 작업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특별한 점이다. 함화백의 작품은 유엔총회회관, 록펠러 재단, 스페인 제단을 비롯한 세계 도처에 소장되어 있을 만큼 한지화의 새 지평을 개척해 가고 있다.

인형 그림을 통해 세상을 보는 황효창(1945, 춘천 거주)의 작품은 한국 리얼리즘의 중요한 장면을 보여주고 있다. 어리고 우스꽝스러운 인형이 세태를 비꼬는 모습이나 술독에 빠진 인형 같은 풍자는 세상에 대한 지독한 독설의 효과를 더해준다.

강원지역은 그동안 박수근, 권진규, 유영국 등 저명한 예술가들을 배출하며 한국 미술사적으로 의미를 남겨왔다. 특별전을 책임지는 최형순 객원 큐레이터는 "혼신의 예술적 인생을 혼돈의 시대와 함께 살아온 강원의 작가들에 대한 정리를 이제 여기서 이렇게 시작해본다"면서 "세계에 보일 강원의 미술이란 이런 것이라는 자부심을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포부를 밝혔다.

평창비엔날레 김성연 예술감독은 "특별전이 강원 지역과 어떤 연계를 가질 것인가에 대해 중요하게 고민했다"며 "평창비엔날레2017의 주제 '익명과 미지의 귀환'에 부합할 수 있도록 강원지역을 연고로 작품 활동을 해온 원로작가들을 조명하고 강원미술의 맥을 짚어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평창비엔날레2017 특별전 '높새바람 : 강원의 맥'은 오는 26일까지 강릉 녹색도시체험센터 체험 연수동 로비에서 진행되며, 관람은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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