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국제뉴스) 이성범 = 120개의 작은 섬들과 190여개의 운하로 연결되어 작은 배 하나로 도시 어디든 갈 수 있다. 세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의 주요 무대이자 세계적인 플레이보이 카사노바가 태어난 곳, 그리고 베니스 영화제와 베니스 비엔날레가 열리는 이태리 반도 동쪽에 위치한 물의 도시. 그래서일까? 누구나 연인과 함께 곤돌라를 타면서 낭만을 즐기는 상상을 하곤 한다.

사순절 2주 전, 보통 2월 초를 전후해서 또 하나의 축제가 열린다. 참가자 모두가 가면을 쓰고 멋드러진 중세시대 귀족들의 의상을 입는다. 이 기간이 되면 국적과 인종, 남녀노소 불문하고 도시 전체가 하나의 가장 무도회장으로 변한다. 이태리에서 열리는 '세상에서 가장 우아한 축제' 라고 불리는 베니스 카니발이다. 가면 축제로 흔희 알려진 베니스 카니발을 보기 위해 전 세계 10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이 곳, 물의 도시 베니스를 방문한다. 여타 축제들처럼 정해진 공간과 지역이 있는것이 아니라 도시 곳곳에서 퍼레이드와 공연을 진행하는 도시 전체의 축제다.

▲ 가면,의상 대회 <출처-카니발 공식 홈페이지>

1039년 7명의 젊은 신부가 결혼식장에서 해적에게 납치되었다 풀려난 것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그 유래가 있으며 오늘날에도 전통에 따라 베니스 카니발은 '마리축제' 로 시작한다. 그 후 16세기부터는 6개월마다 열렸던 화려한 축제였지만 베네치아 공화국이 몰락하면서 카니발도 함께 사라졌다가 1970년에 다시 부활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3주간 이어지는 카니발에는 뮤지컬과 연극, 댄스 공연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지지만 축제를 빛내는 것은 뭐니뭐니 해도 카니발 마스크를 빼놓을 수 없다. 카니발의 중심이 되는 산마르코 광장과 거리에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형형색색의 가면과 복장으로 치장한 사람들로 물결을 이룬다. 익명성이 보장 되어서일까? 가면을 쓰는 순간만큼 모든 이들은 종교와 신분, 남녀차별등에서 벗어나게 된다. 독일의 철학자이자 과학자인 괴테 또한 베니스 카니발을 보고 이런 평을 남겼다.

사회적인 신분상의 차이도 당분간 사라진 듯이 보인다. 모두들 서로 가까워지고, 자신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든 누구나 가벼운 마음으로 받아들이며, 서로간의 무례함이나 자유분방함도 전체적인 쾌활한 분위기로 인해 균형을 유지한다. 그리하여 자유분방했던 축제는 한바탕 꿈처럼, 한 편의 동화처럼 끝나버렸다.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 중 –

1204년 베네치아의 당시 총독이었던 엔리코 단돌로(Enrico Dandolo)가 제7차 십자군 원정에서 점령한  콘스탄티노플에서 베일을 쓴 무술만 여인들을 데리고 오면서 유래했다고 전해지는게 일반적이긴 하나 오페라의 유령의 가면이나 브이포 벤데타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일각의 주장도 있다.

▲ 산마르코 광장에서 펼쳐지는 가면,의상 대회 <출처-카니발 공식홈페이지>

현재 베니스 카니발은 이태리에서 열리는 최대의 축제이자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축제 중의 하나다. 카니발에 참가한 현지인들은 해 마다 가면축제를 즐기기 위해 가족이나 친구들끼리 모여 가면과 의상을 준비하는 수고로움을 즐긴다. 그리고 중세시대의 우아한 귀족으로 변장 후 밤낮을 가리지 않고 베니스 거리를 산책하며 카니발을 즐긴다. 그 중에서 산마르코 광장에서 펼쳐지는 가면과 의상대회에는 베니스의 옛날 가면과 의상들, 현재의 의상과 가면들이 출품되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장을 마련하기도 한다.

가면만 있으면 누구라도 카니발에 참여 할 수 있다. 가면을 미처 준비하지 못한 여행객들은 거리의 상점에서 파는 다양한 형태의 가면과 모자를 구입한 후 참여하면 된다. 상점에서 파는 가면들은 대체로 수작업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소장가치 또한 높은 편이다. 사진도 좋치만 이런 물건에 깃든 추억은 어디에도 비교 할 수 없을 듯 싶다.

▲ 수제가면을 만드는 장인의 모습 <출처-카니발 공식홈페이지>

2017년 베니스 카니발은 2월 11일 - 28일 까지 열린다. 
 

항공편
인천에서 베니스로 가는 직항은 없다. 1 -2회의 경유를 거쳐 도착하는것이 일반적이다. 프랑크푸르트 및 이스탄불을 경유하지만 비행편에 따라 시간 및 가격 차이가 약간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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