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올림픽? 총체적 난맥으로 G-1년 개막식부터 최악

 

기념식의 행사 주체도 2개, 대행사도 2개. 졸속행사의 결과는 재앙수준.

문화올림픽을 표방한 평창올림픽이 그 방향조차도 잡지 못한 채 평창동계올림픽을 준비하는 기간도 1년밖에 남지 않게 되었다. 올림픽개막을 1년을 남겨둔 지난 2월 9일 방송 3사가 중계를 하는 가운데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와 강원도는 강릉의 하키경기장에서 기념식을 거행했지만 1년을 남겨둔 시점에서 국민들의 관심을 고양시키기 위해 행해진 중요한 행사였음에도 불구하고 졸속으로 진행된 흔적들이 곳곳에서 포착되었다. 이로 인해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와 강원도가 전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거행되는 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해낼 역량이 있는지에 대해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물론 올림픽 본 행사도 아니고 경기의 진행도 아니었지만 초대형 행사이므로 평창올림픽 조직위와 강원도의 역량을 가늠해 볼 수 있다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더구나 평창올림픽조직위(이하 조직위)와 강원도가 밝힌 추진과정을 본다면 이번 기념식은 실수이기보다는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나의 행사에 주체는 둘. 대행사도 각자선정. 준비기간 15일.

기자의 취재과정에서 드러난 구조적인 문제는 이렇다. 이번 행사를 위해서 조달청에 행사용역을 발주한 내용을 보면 같은 행사이지만 행사진행에 대한 발주처가 강원도와 조직위 두 곳 이고 둘 다 따로 대행사를 선정했다. 식전, 축하행사를 진행하는 회사와 공식행사의 진행회사가 다르다. 행사는 하나인데 하나의 준비위원회나 집행위원회를 구성하지 않은 채 따로 한 행사를 준비했으니 결과가 재앙수준으로 나온 것은 당연한 것이다. 기자가 행사에 대해 문의 할 때도 두 곳에 해야 전체적인 모습을 알 수 있었고 문의과정에서 두 곳 모두 전문성을 의심하게 했다. 조직위에 전화했을 때 한 관계자는 행사에 대해 궁금하면 조달청 홈페이지에나 가서 찾으라 했으며 강원도의 한 사무관은 공연은 개인적인 취향 아니냐고 했다. 조직은 나눠져 있고 담당자들은 전문성이 없으니 진행하는 연출이 누구라 하더라도 결과는 뻔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문제는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는 것이다.

더구나 발주한 시점을 보면 보는 사람의 눈을 의심할 정도로 이상하다. 이번 행사의 대행사 입찰을 발주한 시점이 40일전이고 낙찰공고는 행사 20여일전이다. 이런 행사는 수개월전에 대행사를 선정하더라도 쉽지 않은 초대형 행사이다. 그리고 과업지시서를 보면 이번 행사가 왜 재앙수준으로 마쳐졌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이 지시서엔 곡선정과 편곡을 대행사가 해야 한다고 되어있다. 그러면 선곡이 되고 편곡이 된 후에 연습시간은 보름밖에 되지 않는다. 프로합창단이래도 쉽지 않은데 아마추어 합창단에게 보름의 준비기간은 미션임파서블 이었을 것이다. 이번 행사의 책임은 전적으로 무능하고 무책임한 탁상행정을 시행한 강원도와 조직위에 있다고 보인다.

▲ 문화올림픽? 기대보다 우려.

공연들을 세부적으로 보면 올림픽행사가 맞는지 의심스러울정도.

뿐만 다른 공연들도 마찬가지 였다. 방송이 될 것을 고려했다면 공연팀의 선정뿐 아니라 세세한 연출에서도 주안점을 달리 했어야 했다. 출연한 모든 사람들의 표정은 어찌할 바를 몰라 좌불안석이었고 이는 TV를 통해 전국민에게 보여졌다. 세계적인 퍼포머인 김연아 선수라 하더라도 준비되지 않은 채로 커다란 무대에 올라 동선만 가이드 된 상태라면 굴욕적인 모습을 보일 수 밖에 없었다. 또한 요즘 대세 아이돌인 B1A4를 조명과 위치로 배려해주지 않으려면 왜 불렀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단지 인지도를 통해 관객 유인용으로 섭외했다고 밖에 보여지지 않았다. 더욱이 그들에게 위아더챔피언을 부르게 하려면 편곡도 B1A4에 맞게 되었어야 했다. 뿐만 아니다.  블랙라이트 퍼포먼스는 사람 몸에 형광처리를 했다는 것 외에 퍼포먼스그룹의 전문성을 보여주지 못했고 없었고 더구나 암전상태에서 보여지는 형광불빛 공연이 방송으로 비춰질 것을 고려했어야 했다. 방송사 스튜디오 안에서도 그 효과를 잘 반영하기 힘든 퍼포먼스인데도 불구하고 준비없이 진행되어 보고 있는 시청자들의 입장에선 거의 방송사고로 비춰졌을 것이다. 쥐불놀이를 베이스로 한 불꽃 퍼포먼스는 급조된 퍼포먼스였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는데 몇 명의 남자가 불통을 1분여 흔들더니 들어갔다. 세계로 중계되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

 

민주사회의 행사의 주빈은 시민이다. 60년대 의전의식을 보여준 행사.

행사의 자리배치는 행사의 방향성을 말해준다. 2018명의 합창단과 오케스트라가 대형무대를 연출했고 그리고 건너편 객석에 시민들과 관계자들, 그리고 하키경기장의 한가운데 총리를 비롯한 십여 명이 자리했다.  조선시대를 보여주는 사극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을 보여준 강원도와 조직위의 의식과 국제적인 감각은 우려스러운 수준이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아무리 예술감독을 세워서 진행한다고 하지만 그들의 의견을 따르지 않는다면 행사는 이런 모습으로 갈수밖에 없다고 한다. 많은 양식 있는 축제 감독 들에 의해 행사 및 개회식이 의전행사에서 시민 축제로 오래 전에 바뀌었고 이제는 몇몇 도시를 빼고서는 지자체장들이 인사말조차도 생략하고 있는 판에 올림픽 G-1 기념식의 자리배치는 웃음 거리로 보여질 수밖에 없었다.

 

▲ G-1년 기념식 장면 강릉/연합뉴스

주체는 다르더라도 집행은 한곳에서.

강원도는 강원도의 입장이 있고 조직위는 그 입장이 있을 것 이며 예산의 출처 등의 문제로 인해 복잡하게 일이 진행된 측면이 있을 것 이지만 앞으로도 이렇게 진행된다면 담당하는 대행사가 어떤 회사라도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내지 못할 것 이라는 게 축제감독들의 대부분의 의견이다. 지금도 늦었지만 이제라도 부처 이기주의를 극복해서 국민의 혈세로 진행되고 국가의 위상이 걸려있는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수행해주기를 국민들은 바라고 있다.

저작권자 © 국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