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국제뉴스) 백운용 기자 = 과학자들은 그동안 신경계질환인 근위축성 측삭 경화증(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ALS, 루게릭병)과 전두엽 치매(frontotemporal dementia, FTD)간의 유전적 연관성을 찾으려고 노력해 왔다.

            ▲ 정윤하 선임연구원

두 질환이 공통적으로 갖는 병리학적 특성은 RNA 결합 단백질, 즉 TDP-43(transactive response DNA binding protein 43 kDa, TARDBP) 이라고 불리는 단백질이 세포내 침착을 일으키고 핵 내 발현이 소실되는 점이다.

TDP-43 단백질 병리현상을 보이는 또 다른 질환으로는 봉입체 근염(inclusion body myositis, IBM)을 들 수 있는데, 이 질환은 신경 유래 질환이 아닌 근육 유래 질환(근원성 질환)이다. 이런 TDP-43 단백질 유래 질환의 치료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신경과 근육에서 TDP-43 유발 병인 기전이 어떻게 다른가를 밝혀내는 것이 필요하다.

TDP-43 단백질의 기능은 크립틱 엑손(cryptic exon)이라고 하는 '수수께끼 유전자 조각'의 조절을 통해 이뤄진다. 크립틱 엑손은 염기서열 UG가 반복되는 구간과 가까운 구간인데 평소에는 UG 반복 구간에 TDP-43 단백질이 결합해 전사가 되지 않는다.

최근 연구에서 본 그룹은 TDP-43 단백질 발현을 억제시킨 줄기세포 모델에서 TDP-43 단백질이 결합하는 유전자의 크립틱 엑손 발현이 활성화 되는 현상을 발견했다.

본 연구에서는 원하는 부위의 유전자 발현을 억제시킬 수 있는 마우스 모델을 사용하여, 뇌 신경세포와 근육세포에서 TDP-43 단백질 발현을 억제시켜, 생체 내에서 세포 타입에 따른 크립틱 엑손을 살펴보았다.

뇌의 흥분성 신경세포의 크립틱 엑손을 분석한 결과, 신경세포 특이적 크립틱 엑손을 얻을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근육세포의 크립틱 엑손을 분석한 결과 근육세포 특이적 크립틱 엑손을 얻을 수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 얻은 신경세포와 근육세포의 크립틱 엑손 결과물과 이전 연구의 줄기세포부터 얻은 크립틱 엑손의 결과물을 비교 분석한 결과, 상당 부분의 TDP-43 크립틱 엑손은 세포 타입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stem cells; ~24%(18개), neurons; ~53%(58개), myocytes; ~58%(79개)' 대부분의 크립틱 엑손은 전사과정에 관여해 전사체가 단백질로 번역되지 않고 일찍 분해되게 하거나, 전사과정이 일찍 끝나게 하는 등의 작용을 하여, 미토콘드리아 기능이나 단백질 번역 조절, 전사과정 조절, 유전자 안정성 조절까지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는 TDP-43 크립틱 엑손이 세포 타입 별로 매우 다양하게 존재하며, 많은 신경세포와 근육세포의 중요한 생리 기전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밝혔다.

이것은 TDP-43 단백질로 인해 일어나는 신경계 질환 및 근육질환에서 세포 타입별 특정 크립틱 엑손이 질병 진행과정에 독특한 방법으로 관여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 발견을 토대로, TDP-43 크립틱 엑손을 통해 TDP-43 단백질로 인해 일어나는 신경계 질환 (ALS-FTD) 및 근육질환 (IBM)의 치료법 개발과 진단 마커 개발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저작권자 © 국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