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 심창초 재학생 8명에 이어 올해 2명 추가 입학예정

- 고창 봉암초도 2명 재학, 입학 위해 경기도에서도 찾아와

 

(전주=국제뉴스) 이승희 기자 = 1월 도내 초등학교들이 신입생 예비소집을 하고 있는 가운데 초등학교 2곳에서 할머니들이 예비소집에 참여, 3월 입학예정이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새만금 방조제 안쪽에 위치한 김제 심창초교(교장 최명호)는 지난 10일 신입생 예비소집에 60대와 50대 여성 2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오는 3월2일 이 학교에 입학할 예정이다. 이미 이 학교 2학년에 3명의 할머니가, 3학년에는 5명의 할머니가 재학 중으로, 고령자들도 초등학교에 입학할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매년 고령자 입학생이 이어지고 있다.

전교생 41명의 작은 학교인 고창 봉암초등학교에도 3월 할머니 학생 2명이 입학할 예정이다. 경기도에서 살고 있는 올해 60살인 이모 씨도 인터넷을 통해 봉암초등학교가 고령자 입학이 가능하다는 소식을 접하고 학교 주변에 집까지 구했다.

김제 심창초등학교가 할머니 학생을 받기 시작한 것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5년 1월 학교 인근 섭치마을 이장이 최명호 교장에게 할머니들도 입학을 할 수 있느냐고 문의를 해온 것. 69살 박모 씨, 65살 정모 씨 등이 학교에 다닌 적이 없어 글을 배우고 싶어한다는 설명.

당황한 최명호 교장은 김제교육지원청과 진봉면사무소에 문의를 해 취학통지서 발급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듣고, 교사들은 물론 학교운영위원회 회의까지 소집해 의견을 듣고 입학을 허가했다. 그 해 60대 다섯 할머니들이 심창초등학교 학생이 됐다. 섭치마을 등 동네주민들은 할머니들에게 장학금과 가방을 전달하면서 응원을 했다고.

이 할머니들의 담임 선생님은 조성화 교사가 나섰다. 학교에선 할머니들이 손주뻘 되는 학생들과 잘 융화되도록 신경을 썼다. 할머니들은 못 배운 한을 풀듯이 문자 학습에 집중했다.

수업시간에는 물론 쉬는 시간에도 읽고 쓰기 연습을 할 정도라고. 지난해 가을 전교생이 갔던 제주도 현장체험, 그리고 1박2일 가족캠프에도 할머니 학생들이 함께 했다. 2월에 있는 스키캠프도 함께 갈 예정이라고.

할머니들의 동료 초등학생에 대한 사랑도 따뜻하다. 과일과 간식을 가져와 학생들에게 먹이고 생일파티를 챙겨주는 것은 보통.

3학년 박금옥(69세) 할머니는 지난 12월 방학식 때 쌍둥이 학생이 그동안 한복을 입어본 경험이 없는 걸 알고 이들을 택시에 태우고 김제 시내까지 나가 한복을 직접 맞춰줬다고.

최명호 교장은 “할머니 학생들이 온 지 2년 반이 됐는데 아이들의 심성이 부드러워지고 할머니들의 면학 열정이 전파돼 학교 분위기가 훨씬 좋아졌다”고 말했다. 심창초교는 김제시의 협조를 얻어 노인 일자리 사업을 창출, 할머니들에게 월20만원 가량의 수입도 챙겨주고 있다.

심창초등학교는 겨울방학을 맞아 할머니 학생들에 대한 보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9일부터 2주간 4시간씩 담임교사와 학슬클리닉 상담사를 통해 문자 지도를 하고 있다.

고창 봉암초등학교에선 박희순, 한영자 등 70대 할머니들이 올해 2학년에 올라간다.

지난 11일 신입생 예비소집 때는 입소문이 나면서 60대 할머니와 경기도에서 거주하고 있는 이모 씨가 입학원서를 접수했다.

최석진 봉암초 교장은 “현재 60~70대 여성은 가난과 남아선호사상 때문에 배움의 기회를 잃은 분들이 많다. 초등학교가 이 분들에게 적극 문호를 개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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