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릅니다” “기억나지 않습니다” 가 가장 지혜로운 대답인 사회.

▲ 박준석기자는 이탈리아서 활동한 성악가이며 현재 왕성한 공연활동중인 연극배우이고 가요음반을 출시한 가수이다.

연극은 거짓을 미끼로 진실을 낚는 것이다. 세익스피어의 햄릿에 나오는 명대사이다. 그 거짓을 연기하는 배우는 정말로 진실보다 더 진실하게 연기해야한다.

소위 “사랑합니다 고객님~” 같은 연기로는 소위 점심 값도 벌수가 없다. 하지만 청문회의 조윤선장관을 비롯한 김기춘 실장과 우병우 수석등은 연기에 소질도 있어 보이고 제법 잘하고 있다고 평가해야할 것 같다.

단지 진실을 가리려고 거짓을 말하기에 연기가 아닌 거짓말일 뿐이지만. 사람들은 이런 것을 연기로 오해하는데 동사 연기하다와 거짓행동하다는 동의어가 아니라 오히려 정반대의 표현이다. 연기를 해본사람은 거짓말은 쉽지만 연기는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게 된다.

문화에 평소 관심이 많아 연주회에 사회도 보고 문화관련 책도 썼던 변호사출신의 조윤선장관은 문화체육부의 장관으로서 문화계 블랙리스트 때문에 불려나간 청문회에서 멋진 연기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열연을 해보지만 관객의 반응이 없어서 정말 힘든 연기를 펼치고 있다.

왜냐하면 그녀의 대본만 다르기 때문이다. 그녀는 몰랐다가 대본인데 이 대본에 오류가 있다. 연기는 대본과 대본 속의 맥락에 흐르는 진실을 표현하는 것인데 그녀의 대본은 전체 대본과 맥락에서 완전히 벗어나있다. 그러니 그녀는 죽을 맛이다.

대본 검토에서 문제점을 찾아내서 수정해야만 좋은 연기를 할 수 있는데 관객은 다 아는 사실을 모른다고 해야 하는 상황이고 그녀는 너무 열심히 잘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안타까워 보인다. 그녀의 남편은 최고의 법률회사의 변호사지만 동문서답을 코치할 수밖에 없다. 그녀의 대본을 기억나는 대로 적어보면

“블랙리스트는 있었지만 그리고 보고도 받았지만 그리고 모두들 그것이 블랙리스트라고 하지만 그리고 블랙리스트처럼 누군가를 지원에서 배제하는 명단이었지만 나는 그것이 남들이 다 아는 블랙리스트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부인해왔다.

그런데 지금 보니 블랙리스트라고 인정은 하지만 내가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다.” 이렇게 그녀의 대본은 어렵다. 이런 대본으로는 대 배우라 하더라도 연기할 수가 없다. 진실로 느껴져야 하는데 대본이 잘못되었다.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문화는 찬란하다 하지만 예술인들은 슬프다.

오페라를 좋아해서 (라 돌체비타)라는 동호회도 만들었던 그녀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되었지만 그녀가 좋아하는 국립오페라단은 이름만 오페라단이라는 것은 알까?

국립오페라단이 발전하려면 먼저 오페라단이 되어야 발전하는 것인데 왠지 그에 대한 기대보다는 그저 그녀가 좋아하는 그녀 주변예술가들에게만 좋은 일이겠다고 생각되는 것은 우리가 그녀의 연기를 잘못 이해한 것일까?

연극을 볼 때 대사가 틀리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그날 연기가 좋을 때는 연기자도 모르고 관객도 모른다. 연기가 단어에 매여 있지 않은 정말 기가 막힌 연기일 때 가끔 본다. 마찬가지로 그들은 “모른다”,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 하지만 보는 관객은 대사 넘어 진실을 알고 있다.

진실은 말로 가려지지 않는 법이다. 연기는 입으로 하는 게 아니다. 우리교육에 연극교육이 없는 폐단이 이렇게 드러났다.

아무튼 지금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는 대본은 문화예술을 그저 취미로 하는 분들이 문체부 장관이나 하는 모습이 문화예술의 현주소인 슬픈 대한민국 문화예술의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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