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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의 오페라 9단] 돈 파스콸레, '쿨함'의 극치오페라마 콘텐츠로 풀어보는 오페라 이야기
정경 칼럼니스트  |  gukjenews@gukj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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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2.06  11: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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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리톤 정경 (사진=오페라마예술경영연구소)

(서울=국제뉴스) 정경 칼럼니스트 = 오페라 '돈 파스콸레' 줄거리는 한마디로 구두쇠를 지독하게 골탕 먹이는 한편의 거대한 사기극 이야기이다.

◇ 오페라 '돈 파스콸레'의 주요 등장인물

 돈 파스콸레(Don Pasquale)  늙은 독신자로 거부, 베이스
 에르네스토(Ernesto)  돈 파스콸레의 조카, 테너
 말라테스타(Dr Malatesta)  돈 파스콸레의 주치의이자 친구, 바리톤
 노리나(Norina)  젊은 과부이자 에르네스토의 연인, 소프라노
 칼리노(Carlino)  공증인, 베이스

◇ 제1막

이야기는 로마의 한 저택을 배경으로 시작된다. 저택의 주인은 다름 아닌 작품의 주인공이자 갑부인 돈 파스콸레. 연로하였음에도 독신으로 지내는 이유는 바로 그가 여자보다 돈을 훨씬 더 사랑하는 구두쇠였기 때문이다.

돈 벌 궁리밖에 하지 않아 가족 간의 재산싸움이나 사랑싸움으로부터 자유로울 듯한 파스콸레에게도 큰 고민거리가 있었다. 바로 조카 에르네스토였다. 젊은 조카는 가난한 과부 노리나와 사랑에 빠져 있었다. 파스콸레 자신이 골라준 처녀를 거절하고 노리나와 결혼까지 꿈꾸는 조카를 보며 분개하지만 법적으로 에르네스토 말고는 자신의 재산을 물려줄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파스콸레는 미운 조카에게 유산을 물려주느니 자기가 결혼을 하여 부인에게 유산을 상속하게 하겠다는 계획을 세운다. 그는 의사인 말라테스타에게 신붓감을 물색해달라고 부탁하고, 말라테스타는 자신의 여동생 소프로니아를 신부로 추천한다. 이에 파스콸레는 '아, 내 마음에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길이 솟아오르네(Ah, un fuo insolito)'를 부르며 환호한다.

의기양양해진 파스콸레는 에르네스토를 다그치며 노리나와 결혼하겠다면 유산을 물려줄 수 없다고 선언한다. 또한 자신의 결혼 계획을 밝히며 조카를 윽박지르기에 이른다. 에르네스토는 노리나와 함께 행복을 누릴 기반인 상속권이 없어진다는 것과 같은 편이라 믿었던 말라테스타가 숙부의 계획에 동참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는다.

노리나는 갑작스레 날아든 에르네스토의 편지를 읽고 깜짝 놀란다. 편지에는 그가 노리나를 잊기 위해 로마를 떠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던 것이다. 상심한 노리나는 말라테스타에게 편지를 보여주고 그로부터 진짜 계획을 전해 듣는다. 말라테스타는 처음부터 이 연인들의 편이었다.

그는 노리나를 자신의 여동생으로 가장시켜 파스콸레와 결혼시키고, 노리나로 하여금 사치를 일삼거나 바가지를 긁는 방식으로 파스콸레를 괴롭힐 생각이었다. 파스콸레가 괴로움에 몸부림치기 시작하면 비로소 그에게 접근해 노리나와 에르네스토를 혼인시켜야만 소프로니아가 못 견디고 집을 떠날 것이라 설득하려는 치밀한 계략이었다.

◇ 제2막

이와 같은 계략을 전혀 알지 못하는 에르네스토는 실의에 젖어 로마를 떠날 생각에 잠겨 있었다. 한편 말라테스타의 인도를 받고 나타난 신부의 우아한 모습에 파스콸레는 한눈에 반하고 만다. 이윽고 공증인이 등장하고 파스콸레는 재산의 절반을 내놓겠다는 서명을 한다.

에르네스토는 숙부가 맞이하는 신부가 자신의 연인인 노리나인 것을 보고 깜짝 놀라고, 노리나는 파스콸레 몰래 에르네스토에게 거대한 계략의 전모를 전달한다. 에르네스토는 실의에 빠져 있던 자신을 반성하며 기꺼이 음모에 동참한다.

결혼 서약서의 서명이 채 마르기도 전에 새신부인 노리나는 돌변한다. 다정하게 다가오는 파스콸레를 질색하며 밀쳐내는 것은 기본이고 끝없이 집요한 잔소리를 늘어놓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파스콸레를 가장 미치게 하는 것은 새신부가 돈을 물처럼 마구 쓴다는 사실이었다. 하인의 임금을 두 배로 올리고 고가의 사치품들을 사내라고 난리를 피우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크게 놀란 파스콸레는 '난 망했네!(Son tradito!)'를 부르며 큰 실수를 저지른 자신의 신세를 한탄한다.

◇ 제3막

온갖 청구서와 영수증 뭉치들이 널려 있는 책상 앞에서 괴로워하는 파스콸레 앞에 저승사자와도 같은 새신부, 노리나가 등장하여 파스콸레의 악몽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알린다. 한참 동안 가구를 이리저리 옮기며 배치하던 노리나는 싫증이 난 듯 오늘 밤 극장에 가겠다고 일방적으로 선언을 한다.

기가 막힌 파스콸레는 신부가 또 어떤 일을 벌일지 몰라 외출을 불허하고 이에 노리나는 늙은이는 방에 들어가 잠이나 자라는 폭언과 함께 파스콸레의 뺨을 후려친다. 파스콸레는 이혼을 할 것이라며 노발대발하지만 노리나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밖으로 나가며 쪽지 하나를 떨어뜨린다.

또 다른 사치품의 영수증일 거라 생각했던 파스콸레는 쪽지의 내용을 확인하고 아연실색하여 말라테스타를 찾는다. 쪽지는 다른 남자가 자신의 부인에게 보낸 연서였던 것이다. 연서에는 오늘 밤 정원에서 밀회를 즐기자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파스콸레의 한탄을 다 들은 말라테스타는 자신의 여동생이 이토록 무례한 일을 벌였다는 것을 믿지 못하겠다며 능청스럽게 연기한다. 이에 파스콸레는 노리나에게 맞아 붉게 부은 자신의 뺨과 편지를 보여주고, 그제야 말라테스타는 심각한 표정을 짓는 척하며 정원으로 몰래 숨어 들어가 그 부정의 현장을 잡자고 제안한다.

배경은 정원으로 옮겨가고, 발코니에 서있는 노리나를 향해 에르네스토가 세레나데 '아름다운 밤(Com'e gentil)'을 부른다. 이어 노리나와 에르네스토는 서로 사랑을 속삭이고, 이 장면을 목격한 파스콸레는 분개한다.

말라테스타는 자신에게 맡기라며 안심시키고 밀회 현장을 급습하지만 불륜 상대역인 남성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말라테스타는 노리나를 추궁하지만 그녀는 혼자 있었다며 발뺌을 한다. 어안이 벙벙한 파스콸레에게 말라테스타는 다른 제안을 한다. 부인을 쫓아내고 싶다면 그녀가 싫어하는 노리나를 데려와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자신의 부인을 쫓아낼 생각만으로 가득했던  파스콸레는 두 번 생각도 않은 채 제안을 받아들이고 황급히 에르네스토를 불러 노리나와 결혼할 것을 부탁한다.

승낙을 받은 에르네스토와 노리나, 말라테스타는 파스콸레에게 끔찍한 반전을 선사한다. 이미 에르네스토의 신부가 준비되어 있다면서 노리나의 진짜 정체를 밝힌 것이다. 파스콸레는 큰 충격을 받지만 화를 내거나 모든 것을 되돌리기에는 이미 늦은 뒤였다. 에르네스토와 노리나의 간곡한 호소에 파스콸레는 결국 모든 것을 용서하게 되고, 이 유쾌한 사기극은 해피엔딩을 맞으며 막을 내린다.

정경 칼럼니스트 | 2016-12-06 11: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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