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키나와, 중국 호남 만족도 높아

(부산=국제뉴스) 김옥빈 기자 = 세종대학교 관광산업연구소와 여행 리서치 전문회사 컨슈머인사이트는 총 2만5729명의 성인에게 지난 6~8월에 여름휴가 국내·외 여행을 어떻게 다녀왔는지 물었다.

그 중 해외여행을 다녀온 19%(4860명)에게 주로 여행한 지역이 어디이며, 그 여행지가 여행자원의 풍족함, 여행환경의 쾌적도, 체감 만족도 측면에서 어떠했는지를 평가하게 했다.

조사 참여자가 한 명이라도 다녀온 국가 45개 중 표본규모 60명 이상인 국가는 17개였다.(하와이∙괌∙사이판은 별도 국가 단위로 포함) 이들 간의 비교를 통해 어디가 최고의 여름 휴가지였고,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알 수 있었다.

◇ 17개 국가 비교

 

종합 만족도 1위는 스페인 : 여름휴가를 보낸 나라에 대해 ‘여행지로서 얼마나 만족했는지’와 ‘다른 사람에게 추천할 의향이 얼마나 있는지’를 합산해 종합 만족도를 구했다. 해외여행 전체의 평균은 724점(1000점 만점)으로 국내 644점 보다 월등히 높았다.

여행 국가별로는 스페인(793점)이 1위를 차지했으며 2위는 하와이(788점), 3위 이탈리아(773점), 4위 프랑스(770점), 5위 일본(769점) 순이었다.

세계적 관광강국이라 할 수 있는 유럽 3국 스페인∙이탈리아∙프랑스가 모두 상위권에 들었고, 이들은 장거리∙장기간∙고비용∙고만족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아시아 지역 국가들은 일본과 싱가포르만 중상위권에 진입했을 뿐 대부분은 하위권으로 밀렸다. 최하위권인 600점대 4개국(중국∙홍콩∙필리핀∙베트남)은 우리나라 국민이 많이 찾은 해외 여름휴가지(상위 2~7위)라는 공통점이 있다. 대표적인 저비용-근거리 지역으로 싼 값에 많이 찾았지만 만족도는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

여행자원 매력도 1위 하와이 : 여행지가 놀거리, 먹거리, 볼거리, 살거리, 쉴거리 등 5개 측면에서 얼마나 풍족했는지를 평가한 것이 ‘여행자원 매력도’다.

해외 전체 평균은 66.9점(100점 만점)이었으며, 이는 국내 평균 60.3점 보다 크게 높은 것이다. 국내 보다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 색다른 것을 찾은 만큼 당연한 결과다.

17개국 중 하와이(73.3점)가 1위를 차지했으며, 근소한 차이로 미국∙프랑스(72.9점)가 공동 2위에 올랐다. 이어 호주(71.3점), 싱가포르∙일본(71.1점)이 그 뒤를 따랐다.

반면, 일본∙싱가포르를 제외한 모든 아시아 국가는 평균 이하였으며, 중국, 필리핀, 베트남은 최하위권에 밀렸다. 이는 여행자원 자체가 빈약해서가 아니라 자원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여행상품이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은 놀거리·먹거리·살거리·쉴거리 등 거의 전 측면에서, 필리핀은 먹거리·볼거리, 베트남은 놀거리·볼거리의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상위권인 하와이는 놀거리·살거리, 미국은 먹거리·살거리, 프랑스는 볼거리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

여행환경 쾌적도 1위 일본 : 여행환경 쾌적도는 여행지의 여건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며 여행자원을 즐길 수 있었는지를 나타낸다. 교통환경, 물가/상도의, 청결/위생, 편의시설, 안전/치안, 언어/현지문화의 6개 부문 각각에서 얼마나 쾌적하게 즐겼는지 평가하게 했다.

해외 전체 평균은 62.9점(100점 만점)으로 국내 63.5점과 비슷했다. 여행하면서 받는 스트레스 원인과 내용은 다르겠지만, 그 강도는 국내와 해외가 다르지 않았다.

일본이 72.2점으로 1위, 2위 괌(72.0점), 3위 싱가포르(70.9점), 4위 대만(68.1점) 순이었다. 만족도나 매력도와 달리 아시아 지역 선진국과 괌∙사이판 같은 휴양지가 상위권에 올랐다.

관광보다 휴양에 중점을 둔 여름휴가라면 잘 개발된 근거리 여행지를 택하는 것이 낫다. 상위권에서도 일본은 물가/상도의·청결/위생, 괌은 교통환경, 싱가포르는 안전/치안에서 특히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자원 매력도에서 상위권이었던 유럽 국가들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이탈리아 15위, 프랑스 12위, 스페인 10위로 중하위권에 속했다.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서 매력있는 여행자원을 즐기고 있지만, 마음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곳은 아니었다.

여행 스트레스가 가장 높았던 국가는 필리핀이었으며, 중국, 이탈리아, 베트남, 태국이 그 뒤를 이었다. 필리핀은 교통환경·물가/상도의·청결/위생, 중국은 언어/현지문화, 이탈리아는 편의시설·안전/치안에서 여행객을 불편하게 했다.

 

비싼 만큼 만족도 높다 : 여행비용과 종합 만족도의 관계를 확인했다. 비용 부담이 큰 곳이 의외로 만족도가 높은 경향이 뚜렷했다. 멀어서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고, 쉽게 가보기 어려운 곳이 만족도가 높았다.

많은 비용의 지불을 결심했을 때부터 이 여행은 만족스러울 것이라는 자기암시가 시작되었을 수 있다. 여행비용이 가장 많이 든 곳은 미국·이탈리아·스페인 순이었으며, 대만·일본·필리핀·베트남 등 아시아 지역은 여행비용이 저렴했다.

비용과 만족도 간의 관계를 봤을 때 분명한 것은 비싸면서 만족도가 낮은 곳은 없다는 것이다. 불만족하지 않으려면 일단 여행비용을 많이 써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싸고 만족스러운 예외는 일본 : 여행비용이 저렴하면서도 만족도가 높은 예외적인 곳이 있다. 일본은 1인당 평균 비용이 92만원으로 대만(82만원) 다음으로 적었다. 종합 만족도는 상위권인 5위로 그 위에는 유럽 3국(스페인∙프랑스∙이탈리아)과 하와이 밖에 없다. 가장 가성비가 좋은 여행지이다.

일본은 여름휴가 기간에 해외여행객의 27%가 선택한 곳으로 중국∙필리핀∙태국(2∙3∙4위)을 합친 것 보다 많았다. 일본은 낮은 가격으로 가장 많은 여행객을 끌어들이고, 이들을 만족시키는 예외적인 성공국가다. 한국인이 몰려가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잠재력 큰 싱가포르-대만 : 싱가포르는 일본에 못지 않은 강점을 갖고 있다. 여행자원과 쾌적도 측면에서 전혀 일본에 뒤지지 않는 평가를 받았다. 비용이 다소 비싸다는 점(평균 133만원)이 있지만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

대만은 가장 저렴한 비용(82만원)으로 평균수준의 만족도(712점)를 즐길 수 있는 매력있는 여행지다. 쾌적도가 높고 자원도 부족하지 않은 장점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유망하다.

문제 많은 저가 패키지 여행 : 필리핀, 중국, 베트남은 저비용 지역이면서 체감 만족도∙여행자원의 풍부함∙ 쾌적도 측면에서 모두 최하위권이었다. 이 나라들은 패키지 여행 비율이 높은 지역이기도 하다. 저가 패키지 여행이 낮은 만족도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 

◇ 주요 국가 내 여행지 비교

여름휴가 여행지로 많은 사람이 찾은 주요 국가(일본∙중국∙필리핀∙태국∙베트남)의 만족도를 여행지별로 비교했다. 국가 내 비교는 표본규모 30 이상인 여행지만, 대상으로 해 일본 5곳(오사카∙후쿠오카∙도쿄∙오키나와∙삿포로), 중국 4곳(상해∙북경∙산동∙호남), 필리핀 3곳(세부∙보라카이∙마닐라), 태국 3곳(방콕∙파타야∙푸켓), 베트남 3곳 (다낭∙하노이∙호치민)이 해당됐다.

각 국가별로 종합 만족도가 가장 높은 여행지는 일본 오키나와, 중국 호남, 필리핀 보라카이, 태국 방콕, 베트남 다낭이었다. 일본을 제외하고는 모두 하위권 국가이지만, 이 지역을 택하면 만족도를 놓치지 않고, 실망감을 줄일 수 있다.

결론

일본은 우리나라 국민이 저렴한 비용으로 큰 만족감을 느낄 수 있어 가장 많은 사람이 찾는 최고의 여름 휴가지이다. 풍족한 자원과 스트레스 없는 쾌적한 여건으로 패키지 여행객 비율이 낮고, 개별여행이 주를 이룬다.

일본이 어떻게 우리나라 여행객을 유치하고 만족시키고 재방문하게 했는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연구 및 조사방법]
세종대 관광산업연구소∙컨슈머인사이트가 공동기획해 지난 6~8월 사이에 다녀온 1박이상의 여름휴가 여행에 대한 경험과 평가를 조사했다. 컨슈머인사이트의 80만 IBP(Invitation Based Panel)를 표본틀로 해 2만5700명을 조사했으며, 표본추출은 인구구성비에 따라 성∙연령∙지역을 비례할당 했다. 자료수집은 이메일과 모바일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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