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기단이 한국 남성들에게 보낸 미국군 간호장교 사진. ⓒ부산지방경찰청

(부산=국제뉴스) 최상인 기자 = 영국과 미국인 간호장교여성 행세를 하면서 온라인 채팅으로 만난 한국인 남성들에게 결혼을 빙자로 억대 사기를 저지른 국제사기단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25일 카메룬 국적 M(45)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국내 체류 중인 공범 2명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해외에 있는 공범 2명에 대해서도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M 씨 일당은 올해 4월부터 9월까지 모바일 채팅앱, 인터넷 채팅 사이트 등을 통해 A(40) 씨 등 한국인 미혼 남성 4명에게 접근한 뒤 자신을 미국이나 영국 국적의 31세 여성 간호장교로 사칭하면서 남성들에게 결혼을 빙자로 1억 3000만원 상당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 사기단이 한국 남성들에게 보낸 영국군 간호장교 사진. ⓒ부산지방경찰청

M 씨 일당은 사귀는 여성 장교, 프랑스 또는 영국 외교관, 영국운송업체 직원 등으로 역할 분담하고, A 씨 등에게 미모의 여성 군인 사진을 보내 환심을 산 뒤 "유엔 평화유지군으로 시리아에 파견된다"며 생활비 등 100여 만원을 받아 챙겼다. 또 "작전 중 부상당했다"면서 병원에 누워 있는 사진을 보내고 치료비를 송금 받기도 했다.

M 씨는 시리아에서 "수색 작전 중에 5000만 달러 돈 뭉치를 발견했고, 이 가운데 500만 달러가 내 몫이 됐다"며 거짓 사진을 보내며 A 씨 등에게 "당신과 결혼해 한국에서 살고 싶다"라고 속인 뒤 "세관 통관을 피하려고 군 당국으로 블랙머니(약품처리된 불법 자금)를 보냈으니 자금 세탁과 반출을 위한 경비를 지원해달라"고 요구했다.

▲ 경찰이 압수한 블랙머니.

경찰 조사 결과 M 씨 등은 A 씨 등에게 한국에 체류 중인 외국인 공범과 접촉시켜 적게는 1100만원에서 많게는 6600만원까지 뜯어낸 것으로 드러났다. 또 A 씨 등 남성 피해자들은 주로 회사원과 자영업자였고, 유부남도 1명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김병수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장은 "피해자들이 보이스 피싱에 당하는 것처럼 미모의 여성 사진과 채팅 몇 번에 넘어갔다"며 "여군 장교를 사칭한 용의자가 여성인지도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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