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실수 아닌 의도성 여부 둘러싸고 논란 확산 불가피

(세종=국제뉴스) 이선형 기자= 임영이 세종시문화원장이 판소리 흥보가를 완창한다고 밝혔던 공연이 실제 완창 공연이 아니었던 것으로 드러나 큰 파장이 예상된다.

임 원장이 공모 절차를 거쳐 세종시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보조금(500만원)이 지원되는 세종시 지역문화예술지원사업으로 선정된 공연에서 판소리 흥보가를 완창한다고 밝힌 것과는 달리, 완창과는 거리가 먼 공연을 펼친 것과 관련해 단순 실수가 아닌 의도성 여부를 둘러싼 논란 확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가 되고 있는 공연은 지난 달 30일 저녁 세종시 어진동 소재 초려역사공원에서 열린 ‘소리꾼 임영이의 흥보가 완창’ 공연이다.

‘소리꾼 임영이의 흥보가 완창’은 임 원장이 공식적으로 세종시에 제출한 지역문화예술지원사업 계획서와 공연 팸플릿을 통해 밝힌 공연 제목이다.

관객들에 따르면 임 원장은 이날 세종시지역문화예술지원사업 계획서와 공연 팸플릿 상 제목과는 달리 ‘임영이 흥보가 감상회’란 제목이 붙은 배너를 세워놓고 , 중학생과 대학생, 국악인 등 출연자 10여명과 더불어 연창, 합창 형식의 공연을 진행했다고 한다.

이날 임 원장과 다른 출연자들의 전체 공연 소요 시간은 1시간 가량으로, 실제 2시간 30분에서 3시간 가량 소요되는 흥보가 완창과 비교할 때 3분의 1쯤 공연한 셈이 된다.

임 원장은 이번 공연의 공식 팸플릿을 통해 ‘흥보가는 창극조로 두서너 시간을 관객과 호흡하는 예술 형태이며 자신이 한농선에게서 판소리를 배운 동편제 흥보가 이수자’라고 소개한다.

임 원장은 이날 공연의 시간과 형식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흥보가를 완창한 것이 아니라 흥보가 주요 대목만을 간추려 ‘눈대목’ 공연을 펼친 것으로 국악계는 판단한다.

눈대목은 판소리 주요 대목을 일컫는 말로서, 수궁가 중 별주부가 토끼를 만나는 장면, 춘향가 중 쑥대머리, 사랑가 나오는 대목, 흥보가 중 흥보가 박타는 장면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따라서 임 원장은 이번 공연에서 판소리 흥보가 완창 공연을 펼친 것이 흥보가 중 토막소리 몇 개를 공연한 것이란 국악계 평가를 받고 있어 이력 부풀리기 논란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국악계에서는 이번 공연에 대해 완창 공연을 펼친다고 해놓고 토막소리로 눈대목 공연을 진행한 것은 국악인으로서 명예와 권위를 크게 떨어뜨리는 것으로, 이러한 이력을 쌓아 명창이란 평가를 받게 된다면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 원장은 본지 통화에서 "이번 공연은 흥보가 감상회 목적이었으며, 완창 수준으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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