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제뉴스) 이경민 기자 = 오랫동안 끌어온 전북현대 심판매수 사건에 대한 징계가 승점9점 삭감에 벌금 1억 원에 그쳐, 프로축구연맹의 한번 나간 솜방망이는 멈출 줄 모른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지난 5월 전북현대 소속 스카우트 차모(49)씨가 2013년 심판들에게 뒷돈을 건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어 연맹은 지난 7월 전북현대를 상벌위에 회부하려다 차 씨의 재판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징계를 연기했다.

이후 차 씨는 지난달 28일 심판 2명에게 5차례에 걸쳐 총 500만원의 뒷돈을 건넨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경기의 공정한 진행과 정정당당한 승부를 생명으로 하는 프로스포츠의 근간을 훼손하고, 공정하고 불편부당한 심판 아래 멋진 경기를 기대하는 국민들에게 실망과 배신감을 안겨준 것으로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연맹의 해석은 달랐다. 차 씨의 처벌 이틀 뒤에 상벌위원회를 열고, 전북에 대해 올 시즌 9점 승점을 깎고, 벌금 1억 원을 부과한다는 결정을 내리며 “K리그 팬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 드려 깊이 반성한다”고 밝혔다.

차 씨의 재판결과를 지켜봐야한다며 4개월간 미뤄온 연맹은 ‘국민들에게 실망과 배신감을 안겨준 것’에 대해 처벌하고 반성했지만, ‘정정당당한 승부를 생명으로 하는 프로스포츠의 근간을 훼손한것’에 대한 법원의 해석은 건너뛰었다.

축구팬들은 심판매수 사건에 대해 프로축구의 근간을 훼손한 심각한 범죄행위에 대해 더 강력한 처분을 내렸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연맹 상벌위는 지난해 12월 경남FC 대표이사가 심판에게 수천만 원의 뒷돈을 건넨 행위에 대해 승점10점 삭감과 7000만원의 징계를 내렸다.

이때도 축구팬들은 심판매수는 프로축구의 존립기반을 위협하는 행위라며 솜방망이 처벌을 한 연맹을 비판했었다.결국 연맹은 한번 나간 솜방망이를 멈출 줄 모르고 전북현대를 어루만졌다.

이번 사건으로 K리그는 국내 팬들은 물론 해외 팬들에게 신뢰를 잃고 다른 구단들에게 ‘결과’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아야 한다는 사례를 남겼다.

개막 후 32경기 연속 무패 행진(18승 14무)을 벌여온 전북현대는 이번 징계로 승점 59점이 되어, 2위 서울과 3위 울산과 승점차가 5~11점으로 좁혀졌다. 6경기가 남은 시즌 막바지 우승 경쟁은 더 치열해졌지만 날씨만큼 싸늘해진 바람이 팬 심도 할퀴고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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