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마 콘텐츠로 풀어보는 오페라 이야기

 

(서울=국제뉴스) 정경 칼럼니스트 = 오페라 '돈 조반니'는 총 2막으로 구성되어 있다. 스페인 세비야의 어느 저택을 배경으로 돈 조반니를 섬기는 하인 레포렐로가 등장해 '밤과 낮, 항상 나는 지치네(Notte e giorno faticar)'를 부르는 장면으로 제1막이 열린다.

◇ 제1막

돈 조반니가 어느 여인의 뒤를 쫓아 저택 안으로 뛰어들자 망을 보던 하인 레포렐로는 희대의 호색한으로 악명 높은 돈 조반니를 섬겨야만 하는 자기 처지를 한탄한다. 그것도 잠시, 돈 조반니가 저택에서 황급히 도망쳐 나오고 한 여인이 그의 뒤를 쫓아 나온다. 여인의 이름은 안나로 하마터면 돈 조반니에게 겁탈당할 뻔했으나 때마침 그녀의 아버지인 코멘다토레가 나타나 그 위기를 가까스로 모면할 수 있었다.

격분한 코멘다토레는 돈 조반니에게 결투를 신청하고 돈 조반니는 어떻게든 결투를 피하려 하지만 결국 코멘다토레를 죽이고 만다. 그는 하인인 레포렐로와 함께 달아나고 안나와 그녀의 약혼자인 오타비오는 비통에 잠겨 복수를 다짐한다.

새로운 희생양을 찾아 헤매던 돈 조반니는 우연히 길가에서 울고 있는 여인을 만나게 된다. 그녀는 엘비라라는 여인으로 언젠가 조반니가 유혹한 뒤 매정하게 차 버린 여인이었다. 그녀가 엘비라인 줄 모르고 추파를 던지던 돈 조반니는 엘비라가 자신을 알아보자 곧바로 도망치고 만다. 뒤따르던 레포렐로는 엘비라를 한눈에 알아보고선 그녀에게 자신의 주인이 지독한 바람둥이로 유명하다는 사실을 폭로한다.

또다시 도망에 성공한 돈 조반니는 자신의 성 근처의 촌락에 당도한다. 마침 마을에서는 결혼식이 거행되고 있었는데 마을 전체가 신부인 체를리나와 신랑 마세토의 백년가약을 축하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 광경을 본 돈 조반니는 체를리나에게 흑심을 품고 마을 처녀들과 체를리나를 자신의 성에 초대한다. 새 신랑 마세토는 주저하지만 인근 성주인 돈 조반니의 명을 함부로 거역할 수는 없었다.

자신의 성에 체를리나를 초대한 돈 조반니는 유혹을 시작하는데, 가장 중요한 순간에 엘비라가 가면을 쓰고 나타나 조반니를 조심하라면서 체를리나를 데려가고 만다. 돈 조반니를 쫓던 안나와 오타비오는 이 광경을 목격하게 되고 돈 조반니는 또다시 줄행랑을 친다. 복수에 실패한 안나는 분노에 가득 차 돈 조반니가 나타났던 날을 회상하며 아리아, '나의 정조를 빼앗으려 한 자, 이제는 당신을 알지요(Or sai chi L'onore)'를 부른다.

자신의 성에 도착한 조반니는 여전히 체를리나를 유혹할 심산이었고 결국 꾀를 내어 체를리나와 마세토를 성 안에서 열리는 무도회에 참석시킨다. 한편 오타비오와 안나, 엘비라도 가면을 쓴 채 무도회에 잠입한다. 그런 상황을 전혀 모르는 돈 조반니는 레포렐로를 시켜 마세토의 주의를 끌게 하고 자신은 체를리나와 춤을 추며 그녀를 방으로 유인한다. 마세토는 그들의 뒤를 쫓으려 하지만 레포렐로에게 막히고 만다. 때마침 방에서 체를리나의 비명소리가 들려오면서 파티는 즉시 중단된다.

돈 조반니는 체를리나를 겁탈하려 시도했으나 비명을 듣고 달려온 사람들에게 발각되고 말았다. 그러자 군중 속에 숨어 있던 엘비라, 안나, 오타비오는 가면을 벗으며 '모든 사실은 밝혀졌도다(Tutto, tutto gia si sa)'를 부르고 오타비오는 검을 뽑으며 복수를 끝마치려 하지만 돈 조반니를 또다시 놓쳐 버린다.

◇ 제2막

겨우 목숨을 보전해 도망길에 오른 돈 조반니는 꾀를 내어 하인인 레포렐로와 옷을 바꿔 입는다. 레포렐로의 옷을 입은 조반니는 엘비라와 마주치게 되는데, 조반니를 보고 격노했음에도 실은 돈 조반니를 여전히 그리워하고 있던 엘비라는 발코니에서 생각에 잠긴다. 돈 조반니는 그런 그녀의 모습을 발견하고 엘비라를 정원으로 유혹하는 세레나데 '창가로 오라, 그대(Deh viene alla finestra)'를 부른다. 그렇게 엘비라는 또다시 돈 조반니의 함정에 걸려들고 만다.

이후 마세토와 마을 사람들이 총과 무기로 무장한 채 돈 조반니를 추격해 오고 레포렐로로 변장한 돈 조반니는 엉뚱한 곳으로 사람들을 안내한다. 이후 마세토가 홀로 남게 되자 돈 조반니는 그를 때려눕히고 달아난다. 달아난 돈 조반니와 레포렐로는 어느 교회의 묘지에서 다시 만나고 레포렐로에게 그간의 일을 보고받는다.

그러던 중 별안간 묘지 안에 있던 석상에서 돈 조반니가 살해한 안나의 아버지, 코멘타토레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자신을 죽인 돈 조반니에게 하늘의 복수를 내리겠다며 이 순간을 기다려왔다는 석상의 말에 돈 조반니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오히려 돈 조반니는 석상을 저녁 식사에 초대하라는 명을 레포렐로에게 내린다.

돈 조반니는 자신의 성에서 향락에 빠져 춤을 추고, 엘비라는 돈 조반니를 찾아가 정신 차릴 것을 마지막으로 권한다. 무성의한 돈 조반니의 태도에 좌절한 엘비라는 문을 열고 나가려다가 문 앞에 당도해 있는 코멘타토레의 석상을 마주치고는 소스라치게 놀란다. 이에 돈 조반니는 직접 칼을 뽑아 들고 다가가 석상이 들어올 수 있도록 문을 열어준다.
 
코멘타토레의 석상이 손을 내밀자 돈 조반니는 거리낌 없이 그 손을 잡는다. 순간 싸늘한 기운이 전해짐에 돈 조반니는 대경실색하여 손을 빼내려고 하지만 손은 빠지지 않는다. 석상은 엄숙한 어조로 돈 조반니의 참회를 요구하지만 돈 조반니는 교만한 태도로 이를 거절한다.

그러자 하늘에서는 천둥 번개가 내리치고 땅속으로부터 '이것이 악인의 말로이니라(Questo il fin di chi fa mal)'란 합창이 울려 퍼지며 악마들이 돈 조반니를 지옥으로 끌고 가기 시작한다. 돈 조반니는 사력을 다해 저항하지만 결국 지옥에 끌려가 죽음을 맞이하며 이야기는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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