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희 순경 강원 정선경찰서 민원실.(사진제공=정선경찰서)

영화 ‘반지의 제왕’모티브가 된 전설 ‘기게스의 반지’에 대해 아는가.

익명성이 사람을 얼마나 추악하게 만드는지 여실히 드러낸 전설이 바로‘기게스의 반지’이다.

그리스의 리디아에 살던 기게스(Gyges)라는 목동은 어느 날 기이한 모양의 반지를 낀 거인의 시체를 발견한다.

기게스는 거인의 반지를 훔쳐 끼게 되는데 이 반지를 돌리면 반지 낀 사람을 투명인간으로 만들어 주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이 힘을 이용해 궁궐에 들어가 왕비를 겁탈하고 왕을 죽이고, 리디아를 차지하게 된다.

평범하고 성실한 목동이었던 기게스가 악마로 돌변한건 ‘익명성’이라는 힘 때문이다.

이 전설에서 알 수 있듯 익명성은 평범한 사람을 악마로 만드는 무서운 힘을 가졌다.

그런데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복면을 뒤집어쓰고 익명성에 기댄 불법 집회 시위를 고수하고 있다.

지난 9월 5일 대법원양형위원회에서는 의도적으로 신원확인을 피하기 위해 복면을 착용하고 불법 시위를 벌인 경우 처벌 수위를 높이는 내용의 수정안을 의결했다.

복면시위 허용론자들은 이번 결정이 집회 시위의 자유를 위축시킬 것이라며 반발했다.

하지만 복면을 쓰고 집회 시위를 하는 건 평범한 기게스를 악마로 만들었듯, 평화 집회를 꿈꾸었을 시위대를 폭력적으로 돌변하게 한다.

이번 양형기준의 변경으로 복면을 쓴 채 불법 시위를 벌이면 기존 6개월에서 1년 6개월의 무거운 형이 선고된다 하니 더 이상 기게스의 반지 뒤에 숨지 말고 평화적인 준법 시위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이주희 순경 정선경찰서 민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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